인지 조작 네이밍(naming) '공공의대'(하)
인지 조작 네이밍(naming) '공공의대'(하)
  • 이무상 연세대 명예교수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0.12.0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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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상 연세대 명예교수(전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전 의협 중앙윤리위원장) ⓒ의협신문
이무상 연세대 명예교수(전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전 의협 중앙윤리위원장) ⓒ의협신문

이무상 연세의대 명예교수는 1970년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1979년 연세대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에서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1977년 전문의 자격을 받았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장과 연세의대 비뇨기과학교실 주임교수를 지냈으며, 연세의대 의학교육학과장을 맡기도 했다.
의협 학술이사·(재)한국의학원 이사·대한의학회 수련이사·부회장·감사를 거쳐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2007∼2010년) 등을 맡아 의학교육과 의대 인정평가의 틀을 구축하는 데 앞장섰다. 
의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외길을 걸어온 이무상 명예교수가 12월 7일 열린 의료윤리연구회 월례모임에서 '공공의대의 이상과 현실'을 주제로 온라인 연자로 나섰다. 의료윤리연구회는 매월 첫 째주 월요일 저녁마다 월례모임을 열어 의료윤리 전반을 학습하고 있다.<편집자 주>

특목 의과대학
미국의 대표적인 특목의대는 약칭 'Uniformed Medical School'이다. 정식명칭은 'The F. Edward Hebert School of Medicine at the Uniformed Services University of the Health Sciences'이다. 

당연히 국립(federal, national)이다. 세계의 특목의대 중에서 가장 성공적이다. 이유는 학사 출신이 입학하며 입학과 동시에 장교 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최근에 미국에는 무료학비(tuition-free)인 사립 특수목적-의과대학이 늘고 있다(David Geffen, Cleveland Clinic Lernerm, Washington School of Medicine, Weill Cornell, New York Univ-School of Medicine,  Kaiser Permanente's School of medicine, Univ of Houston's New College of Medicine). 

의대 졸업생 빚이 1인당 20만$ 이상이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일정자격에는 생활비까지 지원된다. 조건으로 입학 시에 석사학위(Rockefeller), 전문의 취득 후 4년간 해당 지역에 근무하는 조건으로 학비가 무료인 대학(Geisinger Commonwealth) 등 다양하다.

일본의 '특별목적별 의과대학'은 총무성 관할의 자치의과대학(自治, Jicji;사립, 1972년 설립;학비 무료), 방위성 관할의 방위의과대학(防衛, 1973년 설립, 공립; 학비 무료), 후생노동성 관할의 산업의과대학(産業, 1978년 설립, 사립; 학비 유료)이다. 졸업생들은 아예 일본어로 '自治医·防医·産業医'로 불린다. 최근의 문제는 자치대와 방위대가 2000년대에 들어 실패하는 것 같다는 평가이다. 졸업생들이 학비를 반납하고 일반의대-졸업생처럼 자유를 위하여 탈출하는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부러운 일본의 특목의대 인가(認可)
1979년 류규의대(琉球, Ryukyus) 신설 이후 40년 동안 의대를 신설하지 않고 입학정원 증감만으로 의사 인력을 관리해 온 일본은 최근에 2개 사립의대의 신설을 인가하였다. 

하나는 동북지방 태평양의 지진 해일과 Fukushima현(福島縣) 해변의 원전 사고(2011)로 생긴 지역주민들의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피해에 대한 전문 대책으로 이웃인 Miyagi(宮城縣) Sendai(仙台)시에 있는 긴 역사의 동북약과대학교(1939, 사립)에 의학부(2016년 4월 개교;입학정원 100명)를 설치하고 개명한 동북의과약과대학(東北醫科藥科)대학이다. 

다른 하나는 사스(2002)와 메르스(2012)를 경험하며, 간호사 양성 특목대학으로 국제 활동과 경험이 많고, 5개 캠퍼스를 운영한 '국제의료복지대학(IUHW, International University of Health and Welfare, 1995;사립)'에 국가전략특구로 지정한 지바현 공항도시 나리타(成田 Narita) 캠퍼스에 의학부(2017년 4월 개교;입학정원 140명)를 인가한 것이다. 

기존의 특목의대와는 다른 개념의 특목의대이다. 여기서 우리는 특목의대에 관하여 배울 것이 있다. 첫째로 2개 특목의대 신설의 명분이 궁색하지가 않고 독특하고 또한 분명한 특수목적에 아주 충실하였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집권층이 추진하는 국립공공의대의 온갖 잡다한 명분과는 차원이 다르다. 

둘째, 국가 차원에서 국제적인 시각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국제공항 나리타 근처에 감염병 대유행을 차단하기 위한 역학 중심의 의대를 운영하겠다는 점에서 특히 그러하다. 국립공공의대의 예정 지역은 어떤 국가전략도 있다고 할 수 없다. 

셋째, 의과대학인 의학부 신설을 완전히 생판 새 대학을 세우는 것이 아니고, 관련 교육 경험과 능력이 검증된 기존의 대학에 인가하였다는 점이다. 교육능력을 우선했다는 점도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경우이다. 

넷째, 의대 신설의 지역선택에서 지역 이기주의가 없었다는 점이다. 후쿠시마현 면적은 미야기현의 2배이고, 국공립대학과 현립의과대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을 위한 특목의대 신설을 자신들보다 능력이 더 좋은 이웃 현의 기존 대학에 양보한 것이다. 지역정치인의 어떤 정치적 냄새와 꼼수가 없어서 참 부럽다.

세계 각국은 의과대학을 신증설할 경우 정치는 배제하고 있으며, 기존 의학교육 경험과 능력을 충분히 이용하고 있다. [사진=pixabay]
세계 각국은 의과대학을 신증설할 경우 정치는 배제하고 있으며, 기존 의학교육 경험과 능력을 충분히 이용하고 있다. [사진=pixabay]

조언
현 집권층이 '공공의대'로 표현한 '국립 특목의대' 신설에는 최소 5,000억원 이상의 막대한 국민 세금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지리산 자락에서 폐교된 의대 지역에 분명한 교육미션도 없이 온갖 잡다한 명분과 목적을 '공공의대'라는 인지 조작 네이밍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건 또 하나의 '국립 부실-영세 의과대학'의 탄생이고, 결국은 일반 국립의대의 아류가 될 것이 틀림없다. 진실로 현재 실패 중인 일본의 방위대와 자치대의 모양새를 참고해야 한다. 

대한민국에 진정으로 '국립 특목의대'가 필요하다면, 우선 교육미션부터 분명히 확립해야 한다. 그다음에 일본 정부가 최근에 인가한 IUHW(사립)처럼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 지리산 자락에 폐교된 의대 지역에는 어떤 국가전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특목의대는 국립에 새로운 신설만이 능사가 아니다. 정치는 배제하고, 예산 절약과 국가 차원에서 의사인력 효율화 정책을 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면 의료계도 협력하게 될 것이다. 

민족 감정으로 복원된 한의사 인력은 감염병 대유행에서 경험하듯 현대적 의료서비스에는 부적합하다. 진정 필요한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국가 전략 차원에서 부실하고 영세한 '사립 한의과대학'을 의과대학과 M&A로 유도하고 지원하면 정부가 원하는 특수목적도 이룰 수 있다. 

이것도 어렵다면 예상되는 국립-특목의대 신설 예산의 극히 일부만으로도 기존 여러 대학(국립, 사립을 막론하고)에 국가가 필요로 하는 특수목적을 국가전략 차원에서 각각 전담하도록 배분하고 지원하는 것도 가성비 좋은 하나의 방법이고, 또한 기존 대학을 특화하는 방법이다.

완전히 새로운 학문의 교육과 훈련이라면 완전히 새로운 신설대학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논의되는 국립-특목의대의 교육미션 정도는 기존 대학의 교육 경험과 능력을 충분히 이용하는 것이 인력양성 교육에서는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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