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장관님, 예능 같기는 한데 다큐로 받겠습니다"
"박능후 장관님, 예능 같기는 한데 다큐로 받겠습니다"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9.10.0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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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신문

10월 2∼4일 이틀 간의 일정으로,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한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끝났다. 3년 차에 빛나는 장관은 관록을 보였고, 국회의 창 끝은 무뎠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원들의 질의에 막힘없이 준비된 대답들을 내놨다. 전에 없이 답변하는 중간중간 농을 던지는 여유도 보였다.

그 농담에 마냥 따라 웃을 수 없었던 것은 일순간의 웃음으로 날려보내기에, 주제가 갖는 무게가 그리 가볍지 않았던 까닭이다.

2일 진행된 국정감사 현장에서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은 "보건복지부 업무가 복지 분야에 치중되어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보건 분야에 대한 업무 집중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보건복지부 내 보건차관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복수차관제 도입 화두를 다시 수면 위로 꺼내놓은 것. 그러나 이에 대한 박 장관의 대답은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정부 조직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는 원론적인 것이었다.

답답했던 이 의원이 "필요하다면 국무회의 등에서 대통령을 만나 강력히 건의하라"고 재차 요구했지만, 박 장관은 "저는 배포가 작아서...실장(건강정책실 신설) 하나 주시면 열심히 일하겠다고 했다"는 우스갯 소리로 상황을 넘겼다.

주지하다시피 복수차관 도입은 보건복지부와 전문가단체가 한 목소리로 요구해왔던 숙원 사업 중의 하나다. 보건·복지분야에 각각의 차관을 둠으로써 보건과 복지 분야의 균형, 보건의료정책의 일관성과 전문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양쪽 모두 적잖이 공을 들여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도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왔다. 끝내 좌절되기는 했지만 새 정부 출범 직후 정부 조직개편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여야를 뛰어넘어 복수차관제 도입을 위해 애를 썼다.

취임 초기에는 박 장관 스스로도 이 문제에 꽤나 관심을 보였다. 2017년 있었던 첫 국감 데뷔 무대에서 박 장관은 "양 부서를 전담할 차관이 한 명 더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복수차관제 도입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1차관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그 사이 달라진 것은 말의 무게다.

"배포가 작아서." 박 장관의 이날 발언에는 주제에 대한 진중한 문제 인식도, 이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나 절박함도, 수년 째 이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주무부처 장관으로서의 부채의식이나 책임감도 담겨 있지 않다.

그저 농담으로 웃어 넘기기엔, 주변의 노력들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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