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코앞에 두고 열린 의정협상은 '꽃놀이패'다."
"총파업 코앞에 두고 열린 의정협상은 '꽃놀이패'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9.09.18 1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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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준 대한의사협회 의정협상단장(서울특별시의사회장)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신문 김선경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전격적으로 만나 '의정협의'를 재개하기로 깜짝 선언했다. 의협은 지난 2월 정부와의 대화 중단을 선언한 이후 일부 협의체 논의를 제외한 모든 대화를 중단한 채 올 10월 중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던 터라 이번 선언은 주목받고 있다.

이번 '의정협의체' 의협 측 협상단장을 맡은 박홍준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의협 부회장)을 18일 만나 의정협상에서 논의될 의제와 협상 목표 그리고 의정협상 재개 선언이 투쟁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들었다.

의협은 18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박홍준 의정협의체 단장을 선임하고 연준흠 의협 보험이사를 협의체 간사로 임명했다. 의협 박종혁 홍보이사 겸 대변인과 김대하 홍보이사 겸 의무이사·성종호 정책이사가 협의체 위원을 맡았다. 의협 강대식 부회장과 방상혁 상근부회장, 김영일 대전광역시의사회장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의협은 지난 2월부터 ▲문케어 전면적 정책 변경 ▲진료수가 정상화 ▲한의사 의과 영역 침탈 근절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의료에 대한 국가재정 투입 ▲규제자유특구 원격의료 추진 즉각 중단 등 7대 안을 요구하고 있다.

<일문일답>

추석 전 '깜짝 만남'에 직접 참여했다. 논의된 내용을 공개할 수 있나?

의협은 '의료개혁'을 얘기했고 보건복지부는 '의료정상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의료개혁과 의료정상화는 언뜻 다른 말 같지만 지향점이 비슷하다.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부터 찾아 첫 단추를 잘 끼는 게 우선 과제다. 첫 단추만 잘 끼우면 두번째, 세 번째는 어떻게든 될 것이다. 이날 첫 단추를 잘 채워야 한다고 서로 독려했다.

투쟁 국면에서의 깜짝 만남이 의외였다는 말이 많았다.

만날 시기가 돼 만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의협은 의료개혁이라는 목표로 집단행동 등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그 와중에 보건복지부는 차관부터 보건의료정책국 라인이 바뀌었다. 새로운 보건의료정책 라인과 만나 현 상황에 대해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마침 '협상도 안 하고 투쟁만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의료계 내부 목소리도 있던 터였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신문 김선경

투쟁 국면이 고조되는 가운데 보건복지부와의 '깜짝 만남'이 투쟁 국면에 찬물을 붓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그래서 여의치 않으면 바로 논의를 끝낼 것이다. 의료계와 보건복지부가 하루 이틀 만나 얘기한 것도 아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주제가 협의테이블로 올라올 것도 아니다. 첫 협상 때 만나보면 '판이 될 것인지, 되지도 않을 것인지 진단 나온다.' 되지도 않을 것 같으면 바로 접는다.

협상을 시작하면 투쟁은 어떻게 되나?

투쟁 국면을 끌어 올리는 일은 의정협의와 상관없이 일정대로 간다. 당장 오늘(18일) 보건복지부 세종청사 앞에서 의료개혁을 요구하는 의협 임원의 시위가 열린다. 투쟁과 동시에 협상이 열리는 거고 협상은 아니다 싶으면 즉시 끝낼 거다.

의협과 보건복지부가 11일 만남에서 단기과제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단기 과제란 어떤 과제를 말하나?

중장기가 아닌 단기 과제는 아무래도 의사 회원이 진료현장에서 개선 필요성이 크다고 느끼는 의제가 될 것이다.

개선 필요성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의제가 결국 수가 문제 아니겠나?

수가정상화는 분명 논의해야 할 중요 의제지만 그 밖에도 논의해야 할 단기 과제가 많다.

어느정도 성과가 나와야 만족스럽다고 볼 수 있나? 의정협상에서 협상단은 만족하는데 일반 회원은 만족하지 못하는 합의가 예전에 적잖게 있었다.

회원들도 오랫동안 의정협상을 봤다. 또 협상한다고 하면 모두 신물을 낼 것이다. 이렇다 할 가시적인 결과물이랄 게 과거에 많지 않았다. 그런 협상은 애초에 할 생각이 없다. 협의 결과에 따른 변화를 대다수 회원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의 협상과 별개로 협상 결과가 '이 정도는 돼야 한다'는 의료계 내부의 공감대를 구체화하는 것도 협상단의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

ⓒ의협신문 김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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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수가정상화가 논의 안 될 수 없지 않나?

보건복지부나 의협 모두 치열하게 협상을 벌인 후 그 협상 결과를 갖고 의사와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의협과 보건복지부만 '오케이'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수가 개선 논의는 그런 상황을 고려하면서 진행할 것이다.

의료계는 일괄적인 수가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보건복지부는 일괄 인상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합의점을 찾을 수 있겠는가?

쉽지 않은 일이다. 힘든 협상이 예상된다. 국민을 위한 개선이 되는 동시에 특정 전문과나 특정 분야를 넘어 의사 대부분에게 그 개선과 연동된 혜택이 가는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

이번 의정협의는 개인적으로 '꽃놀이패'라고 생각한다. 논의가 잘돼 좋은 합의안이 나오면 그것대로 좋다.논의가 잘 안 돼 깨지면 우리가 투쟁해야 할 이유가 분명해진다. 투쟁 동력이 더 커질 것이다.

시간만 질질 끌지 않는다면 의료계는 손해 볼 게 없다.

협의체 일정은?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양측의 공감대가 있지만, 구체적으로 정하진 못했다. 하지만 지난 만남으로 이미 협의는 시작됐다고 보는 게 맞다.

협상단장을 맡았다. 각오는?

의약분업 이후 열렸던 수많은 의정협의를 복기해 봤다. 무수히 많은 협의 중 어떤 것은 의미가 있었고, 어떤 것은 무의미한 말장난에 불과했다. 협상단장을 맡으면서 '회의를 위한 회의', '의미 없는 합의' 같은 짓은 안 하기로 마음먹었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결과를 내겠다.

의료 현장에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협의 결과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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