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의약분업 위반한 약사 행정처분
3년 동안 의약분업 위반한 약사 행정처분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19.08.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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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사전 동의 구하지 않고, 사후통보도 생략...약사법 위반
장관 상대로 약사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적법 판결
약사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가 처방전에 적은 의약품을 성분·함량 및 제형이 같은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하여 조제하려는 경우에는 미리 그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동의를 받지 않고 대체조제한 경우에는 그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 또는 치과의사에게 대체조제한 내용을 1일(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3일) 이내에 통보해야 한다. 사진은 본문 기사와 관련 없음. ⓒ의협신문
약사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가 처방전에 적은 의약품을 성분·함량 및 제형이 같은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하여 조제하려는 경우에는 미리 그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동의를 받지 않고 대체조제한 경우에는 그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 또는 치과의사에게 대체조제한 내용을 1일(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3일) 이내에 통보해야 한다. 사진은 본문 기사와 관련 없음. ⓒ의협신문

무려 3년 동안 의사의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의약품을 대체조제하거나, 대체조제를 하고도 의사에게 사후통보도 하지 않은 의약분업 위반 약사에게 15일 업무정지 처분을 한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6행정부는 A약사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약사면허 자격정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항소를 기각, 보건복지부의 행정처분이 옳다고 판단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개원하고 있는 A약사는 2013년 6월경 요양급여비용 내역의 사실 여부에 관한 현지조사(조사기간 2009년 5월∼2012년 4월)를 받았다. 

현지조사 결과, A약사는 의사의 사전 동의없이 대체조제를 하거나 대체조제를 하고도 의사에게 사후통보를 하지 않아 약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A약사는 현지조사 당시 의약품 대체조제 후 실제 조제한 의약품과 다르게 처방전에 기재된 의약품으로 요양급여를 부당하게 청구한 사실을 인정하는 확인서도 제출했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2월과 2017년 3월 경 두 차례 자격정지 처분을 하겠다는 내용을 사전 통지한 데 이어 2017년 4월 7일 약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진행했다.

하지만 A약사는 대체조제를 하지 않았고, 약사법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2008년 10월부터 제약회사나 의약품도매상이 의료기관에 의약품을 공급할 때 의약품 종류·수량 등 공급내역을 의약품센터에 보고하도록 규정한 '의약품센터 보고제도'를 토대로 A약사의 주장을 신뢰할 수 있는지를 따졌다.

재판부는 보건복지부가 A약사의 처방전 의약품 구매량과 대체조제 의약품 구매량을 파악한 다음 현지조사를 통해 의약품의 실제 구입량과 재고량 등을 점검·확인하고, 의약품공급자의 판매원장을 제출받아 실제 구매량 등을 추가로 확인한 점에 주목했다.

"처방전 의약품 비용을 청구한 것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청구 수량 이상으로 실제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 재판부는 "장부와 기록을 모두 살펴보아도 처방전 의약품 부족분이 상당히 많고, 처방전 의약품 청구 수량이 실제로 구입했다고 구체적으로 해명한 수량보다 현저히 더 많다"면서 "2009년 5월 1일경부터 2012년 4월 30일경까지 의사의 처방전에 기재된 의약품을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하여 조제하고서도 의사에게 사후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약사법이 대체조제에 관해 규정한 것은 의사와 약사가 환자의 치료에서 역할을 분담해 처방 및 조제 내용을 서로 점검·협력함으로써 불필요하거나 잘못된 투약을 방지하려는 의약분업의 목적을 달성하고, 국민건강 침해의 우려, 약화 사고의 발생가능성을 방지하려는 것"이라며 "원고가 대체조제를 할 때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사전 동의를 받거나 사후 통지를 하는 데 어떤 법적·사실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처방전과 다르게 대체조제를 하고서는 단가가 더 높은 처방전 의약품 비용을 청구한 행위는 경제적 사익 추구 외에 달리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의약품센터에 보고되지 않은 구입 내역에 대해 제약회사나 의약품도매상에서 구매했음에도 공급자가 의약품센터에 보고하지 않은 경우에는 세금계산서 교부·탈세 혐의 등 법적 의무와 책임이 결부돼 있어 제조회사나 의약품도매상 또는 원고의 장부나 세금계산서 등을 통해 비교적 쉽게 해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폐업 약국 등 다른 곳에서 구입한 경우에는 원고만이 거래상대방과 거래 내역 등을 알 수 있음에도 구체적인 교품·상계처리 등 사용처나 처분 내역을 제출하지 않은 점을 짚었다.

현지조사의 적법 절차와 행정절차법 위반을 문제 삼은 데 대해서도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2001두2560, 2002년 12월 6일 판결)를 들어 "현지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조사의 상대방으로부터 구체적인 위반 사실에 대하여 이를 자인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받았다면, 그 확인서가 작성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작성되었다거나 그 내용의 미비 등 때문에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증명자료로 삼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확인서의 증거 가치는 쉽게 부인할 수 없다"며 A약사가 확인서에 서명날인한 점에 무게를 실었다.

위반기간(2009년 5월 1일∼2012년 4월 30일) 사유 발생일로부터 5년 이내만 가능함에도 2017년 4월 7일 행정처분을 했으므로 제재처분의 시효가 완성됐다는 A약사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85누841 판결, 1986년 1월 21일 선고)를 인용, "제재처분 시 시효가 경과한 것이 있다 할지라도 시효의 기산점은 일련의 행위 중 최종의 것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면서 제재처분 시효 기산점을 2012년 4월 30일로 하고, 5년 이내인 2017년 4월 7일 행한 행정처분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A약사는 현지조사 개시 7일 전까지 조사서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고, 연기 요청을 거부한 것도 부당하다며 절차적 하자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행정조사기본법에서는 현지조사를 미리 통지해 증거인멸 등으로 행정조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 행정조사 개시와 동시에 출석요구서 등을 제시하거나 행정조사 목적 등을 구두로 통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연기신청서를 피고에게 제출했다 하더라도 반드시 조사를 연기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하며 A약사의 주장을 일축했다.

1심과 2심에서 연거퍼 패소한 A약사는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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