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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퍼스트제네릭 도전? 말은 좋지만…
미국 퍼스트제네릭 도전? 말은 좋지만…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9.03.0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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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협회-美로펌, 퍼스트제네릭 진출전략 세미나
60∼110억원 비용에 큰 리스크까지…"국내사 도전 없을 것"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퍼킨스 코이 美 로펌은 6일 '미국 퍼스트제네릭 진출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의협신문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美 로펌 퍼킨스 코이은 6일 '미국 퍼스트제네릭 진출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의협신문

미국 제네릭 시장은 700억 달러(79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처방되는 10개 의약품 중 9개가 제네릭인 셈이다.

특히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를 회피해 퍼스트제네릭 지위만 얻을 수 있다면 제네릭 독점권이 주어지는 180일 동안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다만 국내 제약사가 퍼스트제네릭에 도전할 가능성도, 도전에 성공할 가능성도 매우 낮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6일 미국 대형로펌인 퍼킨스 코이(Perkins Coie)와 함께 '미국 퍼스트제네릭 진출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퍼스트제네릭 제도는 특허도전에 대한 보상을 부여해 위험을 극복하고 제네릭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퍼스트제네릭 지위를 얻게 되면 180일 동안 미국 시장에서 제네릭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

테바(TEVA)는 2010년 고혈압치료제 로사르탄(제품명 코자)의 퍼스트제네릭 지위를 얻어 180일동안 1억 9200만 달러(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퍼킨스 코이는 미국 제네릭 시장의 규모와 퍼스트제네릭 성공 시 업체가 가져갈 수 있는 수익에 집중했다. 국내 제약사도 초대형 시장인 미국에서 퍼스트제네릭으로 성공을 거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특허 전문가로 나선 김광범 전 제약특허연구회 회장도 국내사의 미국 퍼스트제네릭 진출이 ▲풍부한 제네릭 개발 경험 ▲국내 특허소송 경험 적용 가능 ▲영업마케팅의 불필요함 등에서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미국 제네릭 시장 규모가 크고 특허에 도전해 퍼스트제네릭 지위를 얻었을 때 돌아오는 수익이 크다는 점을 전 세계가 알고 있다는 데 있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과 감수해야 하는 위험성이 크다.

우선 미국 시장은 우리와 달리 제네릭 품목이 많아질수록 약가가 크게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IMS헬스 자료에 따르면 시장에 1개의 제네릭만 출시됐을 때 오리지널 약가 대비 94%에서 10개가 출시될 경우 20%, 19개가 출시되면 6%까지 떨어진다.

결국 퍼스트제네릭이 아니면 국내 대비 수십배에 달하는 생동성 시험 비용과 허가 비용 등을 회수하기 어려운 구조다.

30억원∼60억원에 달하는 특허소송 비용도 있다. 이마저도 특허도전에 성공한다면 해볼 만 하다.

다만 2016년 특허소송 511건 중 오리지널의 손을 들어준 것이 146건(28.5%), 제네릭 승리가 106건(20.8%), 나머지는 모두 양측의 합의로 소송이 종료됐다.

합의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코 특허도전이 만만하다고 볼 수 없는 수치다.

김광범 전 특약회 회장이 추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퍼스트제네릭 개발 비용으로 60억원∼110억원, 최대 60개월에 달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이 위험성과 비용, 시간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투자할 국내 제약사가 있을까. 이를 국내에 투자하면 제네릭을 우대하는 한국 약가정책으로 보다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제약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이미 테바나 마일란 같은 초대형 제네릭 업체들이 즐비하다. 국내 업체가 뛰어들어 퍼스트제네릭 지위를 따낼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복잡한 절차를 로펌이 모두 해결해 준다 할 지라도 비용과 리스크를 고려할 때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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