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돌려 달라 소송 낸 보험사…법원 "이유 없다"
보험금 돌려 달라 소송 낸 보험사…법원 "이유 없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2.0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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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유방암 수술후 약물치료 "의학적으로 정당" 판단
보험사 의료자문서보다 전문의·의협 진료기록 감정 촉탁 더 신뢰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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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보험회사가 환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다시 환수받으려고 소송을 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 보험사는 환자 B 씨가 대학병원에서 유방암 3기 진단을 받고 다른 대학병원에서 수술 전 항암치료를 받은 후 유방암 수술을 받은 것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한 것은 인정하지만, 유방암 진단 후 1년이 지난 기간에 다른 요양병원 등에서 입·통원 치료를 한 것은 유방암 치료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서 이미 지급한 보험금 1억 56만 6506원을 반환해 달라고 소송을 냈다.

환자 B 씨는 요양병원 등에서 셀레나제·자닥신(헤리주사)·메가그린·신델라주, 그리고 비타민 D 및 이뮨셀LC주 등의 약물치료를 받았다.

A 보험사는 환자 B 씨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이후 1년 정도 지난 시점 이후에 요양병원 등에서 입·통원 치료 등은 특별약관에서 정하고 있는 유방암의 치료를 위한 것이 아니므로 약관에서 정한 '보상하는 손해'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환자 B 씨가 처방받았다고 하는 이뮨셀LC주 등의 약물치료는 약제 효과가 제대로 검증되지도 않은 것으로 환자 B 씨가 자의적으로 처방받은 것이고, 이는 유방암 치료를 위해서가 아니라 전신쇠약감, 불면증, 어깨통증 등 증상에 대한 보존적 치료를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원고(A 보험사)가 피고(환자 B 씨)에게 쟁점 기간 지급한 보험급을 반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환자 B 씨는 쟁점 기간 요양병원 등에서 받은 약물치료와 입·통원 치료는 모두 보험계약서에서 정한 질병인 유방암에 대한 치료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약관에서 정한 '보상하는 손해'에 해당하므로 지급받은 보험급을 반환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환자 B 씨에게 손을 들어줬다. A 보험사의 주장이 '이유 없다'는 이유로 기각한 것.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외과 전문의 및 대한의사협회에 의뢰한 진료기록 감정을 존중했다. 또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의해 이뤄진 치료가 모두 유방암 치료를 위한 것으로 판단했다.

법원은 "진료기록 감정 등을 종합할 때 환자 B 씨의 입·통원 치료나 이뮨셀LC주 등의 약물치료는 모두 약관에서 정한 질병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암 환자에게 생기는 부작용은 항암제의 종류에 따라 다르고, 같은 항암제라도 환자의 체질적 변수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심신의 안정을 위한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울증은 유방암 환자의 예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정신·심리학적 요인이기도 하고, 우울증을 가진 유방암 환자는 우울증이 없는 환자에 비해 재발률이 높고 생존율도 낮다는 학계 논문도 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환자 B 씨가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 등 집중 치료를 받는 과정에 림프부종, 손발 저림, 우울증과 불면증 등이 발생했기 때문에 입원 치료를 받은 것에도 주목했다.

요양병원 등에서 처방한 셀레나제는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고, 헬릭소·자닥신·이뮨셀LC주는 종양에 대한 면역 반응의 강화를 통한 종양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유방암에 대한 직접 치료 및 직접 치료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란 치료로 본 것. 이 밖의 약물치료도 유방암 치료를 위한 직접 치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뮨셀LC주에 대해서는 뇌종양·췌장암에 대해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고, 유방암 환자에 대한 치료 효과를 뒷받침하는 의학적 논문이 있는 것은 물론 실제로 의료현장에서 이 약물로 유방암 치료를 하는 것을 언급했다.

의사가 전문가로서 해당 치료를 결정한 것도 A 보험사의 주장이 이유 없다는 것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담당 의사가 해당 치료를 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판단해 이뤄진 것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해당 치료의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힌 법원은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기초해 이뤄진 환자 B 씨의 치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보험사가 진료기록이나 통계적 임상자료 등에 의존해 사후적으로 심사한 '의료자문서'만으로 환자 B 씨에게 한 치료가 적정하지 않았다거나 효과가 없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도 특별히 판결문에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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