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탕전실 인증제, 뚜껑 열었더니 98곳 중 2곳만 인증
원외탕전실 인증제, 뚜껑 열었더니 98곳 중 2곳만 인증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12.06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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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곳 여전히 중금속 등 성분 확인 어려운 한약재로 한약·약침 조제
박종혁 의협 대변인 "인증 받지 못한 원외탕전실 한약·약침 조제 안돼"

보건복지부가 한약을 안전하게 조제하기 위해 원외탕전실 인증제를 시행한 결과, 98곳 중 2곳만 원외탕전실 인증기관으로 선정됐다.

나머지 96곳은 한약과 약침이 어떤 시설에서 안전하게 조제되고 있는지 확인이 어려워 정부의 원외탕전실 인증제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원외탕전실 인증제는 한약이 안전하게 조제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탕전시설 및 운영뿐 아니라, 원료 입고부터 보관·조제·포장·배송까지의 전반적인 조제 과정을 평가·인증하는 제도이다.

보건복지부는 '일반한약조제 원외탕전실 인증'은 K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와 HACCP(식품 및 축산물 안전관리인증기준) 기준, '약침 조제 원외탕전실 인증'은 KGMP에 준하는 평가항목을 적용했다.

지난 9월부터 자율적으로 1차 인증기관 신청을 받은 결과, 전국적으로 탕약·환제·고제 등의 한약을 전문적으로 조제하는 98곳의 원외탕전실 가운데 11곳이 인증신청을 했다.

그러나 11곳 가운데 단 2곳만 KGMP와 HACCP 기준을 충족시킨 것으로 나타나 원외탕전실에서의 한약 및 약침 조제에 대한 안전성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즉, 원료 한약재가 중금속 등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설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은 물론, 조제 과정에서 감염 관리 및 멸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

이번에 인증을 받은 원외탕전실은 '모커리한방병원 원외탕전실'(일반 한약/경기도 성남시)과 '자생한방병원 원외탕전실'(약침/경기도 남양주시)이다.

인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원외탕전실 9곳은 한약진흥재단을 통해 컨설팅을 받을 수 있으며, 인증 기준에 맞게 시설 등을 보완해 추후 제한 없이 인증평가를 재신청할 수 있다.

또 이번에 인증받은 원외탕전실은 유효기간이 3년이며, 인증 받은 원외탕전실의 질을 지속적해서 유지하기 위해 매년 자체점검 및 현장 평가를 받아야 한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장은 "원외탕전실 인증마크를 통해 안전하게 조제된 한약인지 국민이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조제 한약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평가를 통해 인증받은 원외탕전실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기대와는 달리 의료계는 원료 한약재 중금속 검사 및 시설 기준이 KGMP 기준에 충족하지 못한 곳이 96곳이나 되는 것에 주목했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이번 인증기관 결정은 자율적으로 신청한 11곳의 원외탕전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2곳만 기준을 충족했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인증신청을 하지 않은 원외탕전실을 포함하면 96곳이 아직도 한약이 안전하게 만들어지는 환경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원료 한약재 성분 검사 및 조제 과정의 멸균 관리 등에 관해 관심을 갖고 인증제를 시행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밝힌 박 대변인은 "원외탕전실 등에서 만들어진 한약 및 약침이 더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임상적으로 안전성·유효성을 검증해야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원외탕전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이번 1차 인증기관 지정에 드는 인증 비용을 자체 부담한 것으로 알려져 예산을 적절하게 사용한 것인지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 예산으로 인증 비용을 냈음에도 98곳 중 2곳만 인증을 받은 것은 객관적으로 너무 저조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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