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극혐' 다국적제약사, '선등재 후평가'는 반기나?
불확실성 '극혐' 다국적제약사, '선등재 후평가'는 반기나?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8.08.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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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명섭 복지부 과장, 다국적제약사 '선등재 후평가' 주장에 일침
배은영 교수 "임시가격 책정 기준이라는 외국 약가 못 믿겠다"
20일 환자단체연합회 주관으로 열린 신약 접근성 토론회에서 곽명섭 보건복지부 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의협신문
20일 환자단체연합회 주관으로 열린 신약 접근성 토론회에서 곽명섭 보건복지부 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의협신문

"선등재 후평가를 통한 가격 조정을 다국적제약사가 받아들일 지 의문이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은 다국적제약계가 계속해서 싫다고 말해오던 부분 아닌가."

보건복지부 곽명섭 보험약제과 과장은 20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주관으로 국회에서 열린 '고가 신약의 신속한 환자 접근권 보장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허가 받은 신약을 일단 보험급여로 등재한 후 평가를 거쳐 약가·급여기준을 조정하는 이른바 '선등재 후평가'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환자단체와 다국적제약계 패널들이 선등재 후평가가 이뤄져야 환자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선등재 후평가는 일단 등재된 신약에 임시의 가격을 설정하고 이후 약가가 고평가 됐다면 환수하는 과정을 거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곽명섭 과장은 "신약의 신속한 급여 등재의 핵심이 가격이라면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며 "임시로 가격을 책정하고 환수가 해야한다면 제약사 입장의 불확실성이 커진다. 어느 정도의 환수가 이뤄질 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등재 후평가의 또다른 문제점도 꼬집었다.

그는 "먼저 등재가 돼 급여를 받는 상황에서 보험당국이 가격 협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환자보호 조치 또한 현재로선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긴 하지만 과정이 쉽지 않다. 어느 정도 정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주제발표에 나선 배은영 경상약대 교수 또한 "선등재의 임시 가격 결정을 다른나라의 가격을 하겠다는데 발표된 가격만으로 비교하는 것이 의미가 있나 싶다"며 "다른나라의 신약 가격을 믿을 수 없다. 영국만 봐도 환급율 50%가 수두룩 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건보공단에서 일괄적으로 약가를 지급하지만 다른 나라는 단계별 기관이 약가를 지불한다. 실제 지불가격이 낮아지는 것. 다른나라 약가를 이야기할 때 이 부분이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약계 "RSA 대상 확대·ICER 임계값 높여야"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를 대표해 나온 토론회에 참여한 임경화 한국얀센 상무는 "위험분담제(RSA)로 환자의 신약 접근성이 향상됐다. 다만 항암제와 희귀질환치료제만을 대상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외국의 경우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의약품 경제성평가 지표인 ICER의 임계값을 높여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약가가 중국 등 큰 시장의 약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다국적제약사는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전세계에 런칭이 된 후에야 한국 환자들의 급여권에 들어오지 않을 지 우려된다"며 "ICER 임계값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획기적인 신약이 들어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곽명섭 과장은 "지금까지는 RSA가 항암제와 희귀의약품에 한정돼 있지만 약평위 평가에 따라 이외에 약제도 기본적으로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세부기준 마련을 위해 심평원을 통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RSA 재평가 문제와 관련해서는 "재평가 시 대체 의약품이 의학적 관점에 따라 의견이 다르다.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계약이 불발되거나 RSA를 벗어났을 때 제약사가 의약품의 공급중단을 선언할 수 있다. 이때 환자 보호방안을 계약서에 반영하려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제약사가 순순히 응하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ICER 임계값 인상에 대해 배은영 교수는 "ICER 임계값은 이미 2500만원 수준에서 5000만원까지 올린 바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직·간접적으로 높지도 낮지도 않다고 본다"며 "지불의사 조사에 따르면 지금 임계값보다 낮은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안기종 환연 대표 "임상 조건부 허가 활성화 해야"

환자 접근성 개선에 대해 주제발표를 진행한 안기종 환연 대표는 임상 조건부 허가 확대 등을 주장하며 외국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의 경우 '획기적 의약품 지정제도(BTD)'를 통해 시판허가 전 개발기간을 2.2년 단축했다는 설명이다. 2013∼2016년 132건이 BTD로 지정됐으며 이 중 2016년 6월까지 49건이 최종 허가를 획득했다.

49건의 의약품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이른 혜택을 받았기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곽명섭 과장은 "3상 조건부 허가 사례가 늘고 있다. 보험자로서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조건부 약제가 급여 신청을 하면 보험 당국은 불확실한 약에 대해 평가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조건부 허가의 임상적 유효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제약사의 발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불확실한 상태의 지속도 문제"라며 "계약에서 임상 완료 기한을 명시하고 있지만 최근 27년만에 3상을 마무리한 약재가 나온 바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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