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은 혈압계 시대, 어떤 혈압계가 좋을까?
비수은 혈압계 시대, 어떤 혈압계가 좋을까?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8.05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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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10명 중 3명 여전히 수은 혈압계 사용…올바른 혈압계 선택해야
청진법 13종·진동법 60종 국제인증…장단점에 대한 임상적 검증 필요
2020년부터 미나마타 협약에 의해 수은 혈압계가 퇴출을 앞두고 있다. 비수은 혈압계 선택을 위한 의료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pixabay)
2020년부터 미나마타 협약에 의해 수은 혈압계가 퇴출을 앞두고 있다. 비수은 혈압계 선택을 위한 의료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pixabay)

2020년부터 미나마타 협약에 의해 수은 혈압계가 퇴출당하면서 진료실에서 비수은 혈압계로 어떤 것을 사용할 것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수은 혈압계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혈압계 선택이 중요한데, 이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국제적으로 기준을 통과하지 않고, 정확성에도 문제가 있는 혈압계들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어 수은 혈압계 퇴출 이후 혈압계에 대한 이용 지침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비수은 혈압계 선택, 개원 의사들 고민 깊어져
수은 혈압계 퇴출로 현재 국내에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수많은 비수은 혈압계 중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 것인지 개원 의사들의 고민이 깊다.

수은 혈압계는 지난 100여 년간 고혈압 진료현장을 지켜왔던 혈압측정장치의 표준 기기이기 인데, 의사들은 수은 혈압계 공백에 대해 큰 고민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은 혈압계 퇴출까지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해 아직도 의사 10명 중 3명(2018년 4월 의협신문 설문조사 결과 의사 회원 중 수은 혈압계 사용비율이 29.39%로 나타남)이 수은 혈압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각 혈압계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올바른 혈압계 선택을 위한 의사회 및 학회 차원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청진법 비수은 전자혈압계에 대한 신뢰도 가장 높아
혈압계는 측정방식에 따라 청진법과 진동법으로 분류된다. 청진법은 청진기를 이용해 Krotkoff 음에 따라 혈압을 측정하는 방식이고, 진동법은 혈관에서 발생하는 박동의 크기를 이용해 수축기 및 확장기 혈압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박동을 감지하기 때문에 청진기는 불필요하다.

청진법에는 2020년 퇴출을 앞둔 수은 혈압계를 비롯해 아네로이드 혈압계, 하이브리드 혈압계가 있다.

진동법은 전자식 자동혈압계로 알려져 있으며, 진료실에서 사용 가능한 자동 혈압계와 가정용 자동혈압계가 대표적이다.

전자식 압력계의 최대 허용 오차는 0.8mmHg로, 일반적인 수은주 압력계의 1 스케일인 2mmHg에 비해 매우 정확하며, 국제적으로 인증을 받은 혈압계들이 있다.

수은 혈압계는 통상 수은 압력계를 이용해 청진법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혈압계를 말하는데, 측정방식보다는 수은주를 이용하는 압력측정장치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수은 혈압계는 혈압측정법의 관점에서 분류하면 청진법 혈압계로 분류할 수 있다.

대한고혈압학회가 2016년 혈압계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0% 이상의 일차 진료의사가 청진법이 진동법보다 더 정확하다고 답변했고, 대부분의 일차 진료의사가 청진법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한고혈압학회는 2017년 11월 '수은 혈압계 이후의 혈압계 이용 지침(가안)'을 발표하고 "수은 혈압계가 금지되어도 여전히 청진법을 이용한 혈압측정이 가능하고, 버튼식 비수은 청진법 전자혈압계는 정확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인 청진법 비수은 전자혈압계로 측정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국제 인증 청진법 혈압계 13종, 국내는 3종 혈압계 시판
그렇다면, 수은 혈압계 퇴출 후 국제 인증을 받은 안전하고 정확한 혈압계는 몇 개나 될까?

먼저 청진법 혈압계는 수은주 압력계 대신 전자식 압력계를 이용해 청진기를 이용한 청진법으로 혈압을 측정하면 문제가 없으며, 국제적으로 인증받은 것은 13종이 있다.

국내에는 3종의 혈압계(보령 A&D 메디칼의 UM 101, 102 모델, 유진의료 전자의 Greenlight 300 모델, Spirit사의 CK-E 301, CK - 301A 모델)가 시판되고 있다.

청진법을 이용하므로 부정맥 등의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으나, 수은 혈압계와 같이 백의 고혈압 등의 고려가 필요하다.

이은미 교수(원광대 산본병원)가 2018년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UM 101 / 102 모델'은 외관은 수은 혈압계와 같으나 수은 대신 전자식 압력계를 이용하며, Korotkoff soun를 청취하는 수동 전자식 청진법 혈압계이다.

수동 가압하며 배기밸브로 감압하면서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을 판정하며, 혈압 측정 결과는 기둥 표시 방법 또는 숫자 표시 방법으로 표시하고 맥박수도 자동 표시된다. 국제적으로 인증받았으나 Mark 버튼표시 방법은 아직 인증받지 못했다.

'Greenlight 300 모델'은 외관은 아네로이드와 유사하나 안정적인 전자식 압력 감지 시스템을 이용해 아네로이드의 단점인 충격에 약하고 오랫동안 사용하게 되면 느슨해져 혈압이 낮게 나오는 단점을 보완했다.

매 측정 시마다 자동 영점 조정이 되어서 4년에 한 번 기계의 교정(calibration)만 하면 된다. 사용 방법은 커프에 압력을 가하고 밸브를 열어 배기하면 커프의 압력의 수치가 본체의 압력표시 LED에 표시되고 청진기를 이용해 최고 혈압과 최저 혈압을 확인한다.

'CK-E 301, CK-301A 모델'은 외관이나 사용 방법은 UM 101 모델과 유사하나 아직 국제적인 인증을 받지 못했다.

진동법 이용 국제 인증 자동 혈압계 60여 종
다음으로 진동법을 이용해 국제적으로 인증받은 진료실용 전자식 자동 혈압계는 60여 종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므론 헬스케어의 HEM 907 model, HBP 1100, 마이크로라이프의 WatchBP office(Twin, Target), WatchBP 03 모델 등이 상용화돼 있다.

간호사 전용의 HBP 1300 모델, 외래 진료실 대기 공간에 배치할 수 있는 HBP 9020, TM 2655, TM 2657 모델이 인증받은 혈압계이다. 자동 감압돼 숫자로 혈압이 표시되며, 반자동으로 청진법을 이용해 측정도 가능하다.

부정맥, 임신부, 고령자, 당뇨 등 혈관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부정확하다고 알려져, 이 경우는 비수은 수동식 청진법 혈압계를 사용할 수 있다.

전자식 자동 혈압계 중 WatchBP office AFIB 모델은 부정맥 시에 사용하도록 인증받은 제품으로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를 보인다.

SPRINT 연구 이후 진료실 자동 혈압 측정 관심
세 번째로 자동 진료실 혈압 측정(AOBP, automated office Blood pressure)이 있다.

진료실에서 의사 대면 없이 혈압을 측정하면 백의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독립적 대기 공간에서 환자가 5분 안정 후 자동 혈압계를 이용해 3∼5번 반복 측정하는 AOBP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에 SPRINT 연구에서 혈압을 측정한 방법으로 이 경우 혈압이 평균적으로 수축기/이완기 10/7mmHg 낮게 측정됨으로 정상 혈압의 기준을 <135/85mmHg 이하임을 고려해야 한다.

이은미 교수(원광대 산본병원)는 표준 혈압계의 대안과 관련 "수은 혈압계는 국제적으로 혈압계 인증을 위한 표준 기기(reference standard)로 이 자체를 대처할 수 있는 혈압계 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Nissei DM-3000 모델이 있으며, 자동법·청진법 모두 수은 혈압계와 측정오차가 거의 없어서 적절한 대체 혈압계로 유용할 수 있으나 향후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수은 혈압계는 비수은 청진법 혈압계, 전자식 자동 혈압계로 대체될 수 있으나 각각의 장·단점에 대한 많은 연구를 통한 임상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혈압학회, 국제적으로 인증받은 기기 사용 권고
대한고혈압학회도 비의료용 혈압계를 사용할 때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며 국제적으로 인증을 받은 혈압계를 사용할 것을 강조했다.

고혈압학회는 '수은 혈압계 이후의 혈압계 이용 지침(가안)'에서 "최근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일반인들도 쉽게 의료기기로 인증되지 못한 비의료용 혈압측정장치로 혈압에 관한 자료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휴대폰이나 손목시계 등 상용화된 도구로도 쉽게 측정할 수 있게 됐지만 그 정확성에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의학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유발될 수 있는 조건(고혈압의 진단, 고혈압 환자의 혈압 관리, 타 심혈관계 질환 환자의 혈압 측정)에는 이러한 비의료용 기기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고혈압의 진단과 관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의료용 기기로서 국제적인 인증을 완료한 기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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