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의료인 폭행...우발적 사건에 속수무책
진료실 의료인 폭행...우발적 사건에 속수무책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8.2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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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고령군서 진료중이던 30대 의사 환자 휘두른 흉기에 찔려
김재왕 경북의사회장, "의료인 폭행 방지 위한 대책 마련해야"
 

진료실 내에서 의료인을 폭행할 경우 처벌토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진료실 내에서 의료인들이 환자들이 휘두르는 흉기 등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술에 만취한 환자나 의료사고 등의 이유로 환자 가족들이 의료인을 폭행하는 경우 어느 정도 방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지만, 환자가 진료중에 우발적으로 의료인을 폭행할 때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폭행으로 인한 피해가 크고, 정상적으로 환자진료를 하기 힘든 경우가 발생해 의료계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경상북도 고령군 영생병원에서 내과 과장으로 근무하는 의사 A씨(37세)는 23일 오전 10시 10분 경 환자 B씨(86세)가 갑자기 휘두른 칼에 복부를 찔려 계명대 동산병원으로 이송, 응급수술을 받았다.

동산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의사 A씨는 칼에 찔린 소장 부위를 일부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의사 A씨는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이지만 사건이 발생한 당시 상황 때문에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산병원 관계자는 "A씨는 동산병원에서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2014년부터 영생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를 하고 있는데, 나이가 많은 환자가 갑자기 칼을 휘둘러 다쳤다"며 "수술을 받은 뒤 정신적 안정을 위해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건이 발생하자 의사회에서도 사건 경위 파악 및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고령군의사회와 경상북도의사회는 A씨가 근무하던 병원에서 어떻게 사건이 발생했는지 알아보고, 환자 B씨가 왜 흉기를 휘둘렀는지 파악하기 위해 고령군 경찰서를 방문하는 등 회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재왕 경북의사회장은 "경찰서를 통해 알아본 결과, 환자 B씨는 6년전 아내가 사망하고, 최근에는 자식까지 잃자 병원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고혈압 때문에 의사 A씨로부터 진료를 받았는데, 혈압조절을 위해 A씨가 다른 약으로 바꿀 것을 권했지만, 이를 거부하다가 23일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우발적인 상황이라도 진료실에서 의사가 환자들의 폭행 등에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의료인 폭행 방지를 위해 의료법이 개정됐지만 이번과 같은 사건은 늘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인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진료실 내부에서 의료인을 폭행할 때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일반 국민들에게 적극 알릴 필요가 있고, 의사회 차원에서도 폭행을 당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회원들에게 알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진료실 안전을 위해 국회에서 의료인 폭행 가중처벌법이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한 사건이 재발된데 대해 침통한 심정"이라며 "회원 보호를 위해 진료실 안전 대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회장은 25일 A의사가 입원 중인 병원을 방문해 위로하고 사건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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