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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시범사업, 임상적 유효성 없다"

"원격의료 시범사업, 임상적 유효성 없다"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6.01.2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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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정책연구소 "당화혈색소 변화 수치로 따질 수 없어"

보건복지부가 원격의료 시범사업의 성공 근거로 내세운 '임상적 유효성' 주장은 과대포장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복지부는 27일 원격의료 2차 시범사업 결과를 발표하면서 당뇨환자 원격모니터링 시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당화혈색소 수치가 0.63%p 감소했다면서 임상적 유효성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화혈색소의 감소만을 놓고 임상적 유효성을 논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27일 반박 자료를 통해 "정부가 발표한 임상적 유효성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원격의료 유효성 결과이지 의학적 수준에서 임상적 유효성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당화혈색소 변화 수치가 의학적으로 유의미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3개월간 원격모니터링을 실시한 시험군은 7.98%에서 7.35%로 0.63%, 대조군은 7.91%에서 7.63%로 0.27% 각각 당화혈색소가 감소했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시험군과 대조군 모두 당화혈색소 수치가 6.5%보다 높기 때문에 여전히 당뇨 상태"라며 "심지어 원격모니터링을 하지 않은 대조군에서도 당화혈색소가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당화혈색소는 여러 요인에 의해 검사 결과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단순히 수치가 단순히 낮아졌다고 해서 원격의료가 당뇨병 관리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쳤다고는 할 수 없다는게 연구소의 주장이다. 정부가 발표한 시범사업 결과는 일반화 오류와 과대포장일 뿐 의학적으로 볼 때 임상적으로 유효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 원격의료 시범사업 임상연구 설계와 바람직한 원격의료 시범사업 임상연구 설계 비교 (※자료=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애초부터 시범사업의 임상연구 설계부터 하자가 있다고 비판했다. 일반적으로 비교실험은 연령·혈압·당뇨수준·성별 등을 유사하게 매칭해 실험군·대조군으로 배정한 뒤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복지부는 여러 의료기관에서 무작위로 환자를 선별하고 이를 단순히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진행했다.

또 원격모니터링이 개입된 시험군과는 달리 대조군 환자는 측정 방식·방법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어 어떤 식으로 추적관찰 했는지 알 수 없으므로 시험군과의 직접접인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환자 만족도 결과를 원격의료 도입의 근거로 내세우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이번 2차 시범사업에서 환자 만족도가 83~88%로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료정책연구소는 "그동안 하지 않던 원격모니터링 및 원격진료를 시범으로 진행하고 그에 대한 복약순응도와 만족도를 평가하면 당연히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정부는 현재 진행중인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운영 현황과 시스템, 모델, 참여 의료기관 등을 국민과 의료계에 전혀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 시범사업의 세부적인 진행 과정과 내용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원격의료 시범사업 평가 결과는 당연히 신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원격의료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이자 의료계가 반대하는 가장 큰 문제점인 의학적·기술적 안전성 부분을 실질적으로 평가한 부분이 2차 시범사업 평가 결과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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