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9 06:00 (월)
"10년 미룬 내시경 소독비용 인정할 때 됐다"

"10년 미룬 내시경 소독비용 인정할 때 됐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03.31 17:28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시경 소독비 원가 1만 7860원 산출...현재 자판기 커피값 수준 불과
한정호 충북의대 교수 "내시경 안전 시스템 위해 적정 소독비용 필요"

▲ 한정호 충북의대 교수(소화기내과)는 올바른 내시경 세척과 소독을 위해 내시경 소독 수가를 현실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가 산출한 내시경 소독 원가는 1만 7869원. 현재 정부가 건강보험에서 인정하고 있는 소독 수가는 간접비 항목으로 몇 백원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부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내시경 소독비용을 지난 10년 동안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정호 충북의대 교수(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는 3월 29일 킨텍스에서 열린 제52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세미나에서 '올바른 내시경 세척과 소독을 위한 정책적 제안' 강연을 통해 "내시경 검사료에 소독비용은 포함되지 않고 간접비용인 부서공통비용에 뭉뚱그려 몇 백원도 안되는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2016년에 내시경 소독비용을 내시경 수가에 직접 비용으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에 관한 비용을 산정하는데 10년이나 걸린다는 것은 건강보험 운영 시스템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06년 부실한 소화기 내시경 세척과 소독에 관한 보도가 언론에 오르내리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를 비롯한 관련 학회와 의료계는 내시경 소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보다 강화하는 한편, 환자 안전을 위해 내시경 소독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보건당국에 소독 원가와 인건비 보전을 요구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내시경 소독비용은 내시경 검사료 항목에 반영되지 않은 채 '부서공통비용'이라는 간접비에 묶여있는 것이 현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현재 소독비용은 자판기 커피 한 잔 값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 교수는 내시경 세척과 소독에 필요한 시간과 인건비를 비롯해 소독액·자동세척기 감가상각비용·소독 물품 등을 고려해 내시경 소독 원가를 산출, 이날 세미나에 보고했다.

한 교수는 내시경 외부 세척에서부터 세척액과 소독액 담그기 등에 이르기까지 평균 소독 시간을  약 40분으로 산출했다.

Cidex-OPA 소독액은 3.5갤론(14만 원)이 필요했으며, 25 사이클을 돌릴 후 새 약품으로 교체했다.내시경 1회 소독액 가격으로만 5600원이 필요했다.

자동세척 소독기 가격은 1000만 원을 기준으로 제조사 감가상각 기간인 5∼8년을 고려했을 때 1회당 약 500원이 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간호사가 소독 및 세척을 진행한 경우 40분 가량 인건비 9760원과 솔·장갑 등 재료비 2000원을 고려한 결과, 총 1만 7860원의 원가가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교수는 "현재와 같은 구조에서 내시경 소독수가는 1900원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건강보험의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효율적으로 보장성을 강화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기본적인 소독 수가를 인정하지 않거나, 원가를 논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병의원의 적자가 문제가 아니라 생명의 가치와 이를 수호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를 의심케 한다"고 밝힌 한 교수는 "10년을 미뤘으니 몇 년 더 미룬다는 개념이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적절한 내시경 소독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정부는 책무를 실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소화기 내시경 소독 원가를 산출한 결과, 1회에 1만 7860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정부가 인정하고 있는 내시경 소독비는 자판기 커피 한 잔 값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