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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분업 철폐 백만인의 염원

실패한 분업 철폐 백만인의 염원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2.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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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의약분업 철폐를 위한 전국의사 궐기대회'를 위해 멀리 제주도와 경상남·북도, 충청도 등 전국 16개 시·도회원들은 과천 정부청사 운동장에 속속들이 집결하기 시작. 2시 대회시작 전부터 과천벌에 모인 회원들은 매서운 날씨에도 불구, 각 시도의사회별로 집결하며 실패한 의약분업 철폐 구호를 외치며 투쟁의 불꽃을 점화. 민주의사회와 전공의협의회도 캠프를 설치해 회원들을 격려하는 등 이날 행사 지원에 나서기도. 과천벌에 속속들이 모인 회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무대에서는 식전부터 구호를 제창하며 이날 집회의 의미를 되새겼으며 동시에 흥겨운 우리가락을 연주, 투쟁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켜 참가 회원들을 독려하기도.

○…사회자의 내빈소개로 시작된 본행사에서 참가 회원들은 매서운 찬바람으로 인해 급격히 떨어진 체감온도에도 불구하고 연자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훈훈한 열기를 표출. 특히 서울 관악구의사회는 승합차를 동원, 뜨거운 커피를 회원들에게 제공하기도.

○…찬바람과 추위로 굳어진 참가회원들을 위해 몸풀기(?) 시간이 즉흥적으로 실시되기도. 5분여간 계속된 몸풀기 시간에는 참가회원들 뿐 아니라 단상의 내빈들도 동참해 눈길.

○…이어 이날 행사의 하일라이트인 `실패한 의약분업 철폐 100만인 서명지 전달식'이 거행. 전국 16개 시도의사회 산하 각급 의료기관에 환자들을 상대로 시작된 100만인 서명 운동의 성과를 담은 서명함이 단상위로 올라오자 장내가 떠나갈 듯 함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단상위로 올라온 서명함이 각 시도의사회장의 손을 거쳐 신상진 회장에게 전달되는 광경을 지켜보던 2만 회원들은 일제히 “의권쟁취, 국민연대”를 외치며 환호. 16개 시도의사회 회장들도 이에 “의권쟁취” 만세 삼창으로 화답. 신 회장은 “실패한 의약분업의 철폐를 갈망하는 국민의 염원이 담긴 이 서명지를 정부와 국회, 대통령에 전달하고 국민의 뜻을 좇아 반드시 의약분업 철폐를 이룩할 것”이라고 다짐.

○…환자를 대표해 단상에 오른 노대용 한국신장장애인협회 부산지부장은 “잘못된 의약분업으로 가장 많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사회의 저소득층과 기초생활수급자, 그리고 노약자들”이라며 “없는 것도 서러운데, 몸 하나 치료받는 것이 더욱 괴롭고 막막하여 목숨을 끊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울분을 토로.

노 지부장은 “의약분업 이후 약국에서는 약이 없다고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 약국, 저 약국을 헤매다가 함량이 부족하고 성분이 모자라는 못 믿을 약을 받아간다”며 환자로서 겪어야 하는 의약분업의 실상을 증언.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기초생활수급을 받으려고 부인과 위장이혼을 해야 했다”며 잠시 말문을 잃자 장내는 일순 숙연한 분위기.

노 지부장은 “국민들에게 불편과 불안, 고통만 가중시키고 있는 의약분업 정책을 반드시 철폐해야 한다”며 “의사 선생님들의 투쟁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밝혀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의사이면서 시민·사회단체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의사들을 대표해 연단에 선 박희두 원장(부산 성소의원·부산YMCA이사장)은 “의약분업은 비용만 많이 들었을 뿐 국민건강 증진이나 의료서비스의 증대 등 모든 면에서 실패한 것이 자명하다”며 “재원확보가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국민의 보험료와 본인부담금을 올리고, 혜택을 계속 줄임으로써 의료제도의 왜곡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

전국 각지에서 YMCA 및 경실련 임원과 환경단체 주요 간부로 국민들 속에서 활동하고 있는 20여명의 의사들은 공동제안서를 통해 “국민에게 고통과 부담만을 주고 있는 실패한 의약분업을 전면 재검토하여 새 틀을 짜야 한다”며 “저수가·저급여·저부담의 보험제도를 개편하고 보험재정에 국고지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 이들은 국민건강을 위해 보건의료예산을 대폭 확충할 것과 적정 의료인력 수급을 위해 의대 입학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정부의 약속과 대통령 직속 의료제도발전특별위원회의 의결사항을 즉시 이행할 것을 촉구.

○…2분 발언대에 선 정병철 전공의(대구가톨릭대학병원 피부과)는 언론사에 대해 “한국의료의 현실과 의사들의 정당한 주장을 공정히 보도하지 않고 돈이나 밝히는 파렴치한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국민의 눈과 귀를 우롱한 언론사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열변.

○…윤철수 의료제도민주화추진본부 수석대표는 “국민의 건강보험 혜택 축소로 이어지는 의사에 대한 압박을 가하기 이전에 반드시 건강보험 재정 수입의 증대와 지출의 누수를 막는 재정확보 방안을 먼저 강구해야 한다”며 정부의 국고보조 축소, 조제료 불법 지급, 직장 및 지역 건보 관리운영비 분리운영,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의 관리운영비 국고보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평등한 구성, 재정에 대한 국정감사 등 구체적인 재정확보 방안을 제안.

○…김창수 원장(전남 순천·김창수정형외과)은 “내부 분열과 무관심은 이적행위”라며 “집행부가 미력하면 미력한대로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밝힌 뒤 “서로가 서로를 독려하고 조금씩 양보하여 타협을 이룰 때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며 회원단합을 거듭 강조.

○…이날 궐기대회는 특히 오는 12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의료계의 입장과 행동지침을 대외에 천명, 현 집행부가 표방한 `의협의 정치 세력화'가 드디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자리였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석길 회장(계명의대)은 ▲보건의료청 신설 ▲의발특위를 대통령 직속 상설기구로 전환 ▲의료보험료율 10∼15%로 산정 ▲의사인력수급 특단 조치 단행 ▲현행 의약분업 전면 재검토 ▲건강보험 심사의 독립성 및 중립성 보장 등을 강력히 요구하는 `대통령 후보께 드리는 의료계의 요구'를 공표. 곧이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의협 회원들에게 선거에 적극 참여할 것과 올바른 의료정책을 공약으로 내건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등을 골자로 한 행동지침을 변영우 의협 대외협력위원회 기획분과위원장이 힘차게 낭독. 변 위원장은 낭독에 앞서 “국민의 건강권을 빼앗고 의료환경을 황폐화 시킨 정부가 진정 국민의 정부인가?”라며 “보건의료에 무지한 정권을 이번 선거를 통해 준엄하게 심판해서 다시는 이같은 정권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

○…장내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이번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공약으로 제시한 보건의료정책을 면밀하게 분석, 선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대통령 선거 의료정책 평가단'이 공식 출범. 지제근 평가단장을 중심으로 한 48명의 평가단원들은 단상에 올라 올바른 보건의료정책을 수행할 대통령을 뽑을 때까지 혼신을 다해 일할 것을 다짐.

○…이날 대회 마지막 순서로 회원들의 의지가 담긴 결의문을 박길수 의협 대의원회 의장이 힘차게 낭독. 박 의장이 “현행 의약분업을 강행하고 이로 인한 보험재정 파탄을 초래한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고 외치자 곳곳에서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결의문 낭독 후 신상진 회장은 “완전실패 의약분업, 국정조사 실시하자”, “건강보험 재정파탄, 대선에서 심판하자”, “국민위한 의료정책, 대선후보 밀어주자” 등 구호를 선창, 16개 시도의사회 회장을 비롯한 회원일동은 구호를 복창하며 이날 궐기대회의 대미를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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