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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내과 연수강좌에 한의사가 왜? '시끌'

병원 내과 연수강좌에 한의사가 왜? '시끌'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4.09.0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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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개원의 연수강좌에 한의사 6명 수강
개원가 '비난' ...내과 과장 "재발 않도록 노력" 사과

▲서울아산병원 내과 과장이 의사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 사과문.

서울아산병원 내과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개원의 연수강좌' 프로그램에 한의사가 참여해 논란이 일었다. 

서울아산병원 내과는 지난 8월 31일 오전 9시~오후 4시까지 병원 동관 대강당에서 '제17회 내과 개원의 연수강좌'를 개최했다.

그런데 이 강좌에 한의사들이 등록, 수강했다는 주장이 인터넷 의사전용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파문이 일었다. 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강좌, 게다가 대한의사협회 연수평점 6점이 주어지는 연수강좌에 한의사가 참석한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반응들이었다.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한 A 의사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시행된 내과 개원의 연수강좌에 평소에 알고 지내던 한의사가 강의를 듣고 나서 많은 도움이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현대의학을 어설프게 배워서 환자를 현혹시키려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글이 올라오자 의사들이 앞다퉈 의사 커뮤니티를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B의사는 "대학병원은 의료계 현안 문제에 강건너 불구경이라는 사실의 한 예"라고 말했다. 또 C의사는 "어설프게 배워나간 한의사들이 얼마나 많은 선량한 국민을 현혹시킬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성토했다. 

주최측에 직접 항의한 의사도 있었다. E 의사는 "내과 의국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더니 3~4년전부터 한 두명씩 한의사들이 수강했으며, 내과 교수들도 이 문제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개원의 연수강좌에서는 내과 각 분야의 최신지견 뿐만 아니라 '최근 문제가 되는 감염질환들', '결핵', '천식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등의 내용이 다뤄졌다.

이밖에도 '항우울제 및 항불안제의 효과적 사용', '근 골격계 통증의 prolotherapy', '어지럼증의 신경과적 또는 이비인후과적 접근', '통증의학과 교수가 강의하는 신경차단술'에 대한 강의도 포함돼 한의사들이 배우는 학문과는 거리가 멀었다.

주최측인 내과에서는 연수강좌 안내문에서 "1차진료 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다뤄 진료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도록 구성했으며, '임상위주, 개원의 위주, 증례 위주'로 개원의들의 진료에 초점을 둔 강의가 되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강좌에 한의사가 등록을 한 사실이 알려지고 의사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서울아산병원 내과 과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참석대상을 개원의 및 봉직의, 공보의 및 군의관, 전공의로 제한했는데, 접수하는 과정에서 행정실수로 한의사들까지 접수하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유빈 서울아산병원 내과 과장은 2일 의사커뮤니티에 사과문을 올려 "의도와 다르게 개원의 선생님들께 누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연수강좌 취지는 개원의들에게 지속적으로 최신지견을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서, 개원의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개원의 연수강좌 중 가장 큰 규모로 성장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연수강좌를 시작할 때부터 의도적으로 한의사의 등록을 받아준 적은 없다. 등록 받는 과정에서 철저히 관리하지 못해 6명의 한의사가 등록된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더 철저히 관리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내과 개원의는 "최근 한의사들의 노골적인 의학 영역 침범 의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어, 이번 연수강좌 논란은 단순한 해프닝 이상으로 여겨진다"며 "병원과 학회 등에서 주최하는 학술행사에 참석 대상을 철저히 관리해 불미스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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