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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잦은 다발성경화증,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

재발 잦은 다발성경화증,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4.05.1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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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국 대한다발성경화증학회장, 조기 진단·치료 중요성 강조

다발성경화증은 몸 속 신경다발을 감싸고 있는 '수초'가 자가면역시스템에 의해 공격을 받는 질환을 말한다. 신경다발이 공격을 받으면 수초 및 축삭이 손상돼 뇌에서 운동명령을 지시해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 결국에는 거동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등 여러 신경학적 증상들이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다발성경화증 환자가 약 4000여명 정도 되는데, 이들 환자들은 치료를 하더라도 재발률이 60~70%나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학계에서는 다발성경화증이라는 질환에 대해 어떤 약을 적절하게 사용해 재발을 줄이고, 어떻게 하면 수월하게 환자를 치료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김광국 대한다발성경화증학회장(서울아산병원 신경과)를 만나 다발성경화증이란 무엇이고, 최신 치료 트렌드는 무엇인지, 그리고 재발이 된 환자가 더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들어봤다.<편집자주>

 
Q. 대한다발성경화증학회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2005년 탈수초질환연구회로 시작해 2009년 대한다발성경화증연구회로 개명, 2010년 대한다발성경화증학회로 공식 출범했다. 현재 신경과 분야 회원 200여명 활동하고 있다.

다발성경화증학회는 환자를 위해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하고, 적절한 약을 사용해 재발을 줄이고, 재발이 되더라도 빨리 치료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 새롭게 출시되는 치료제에 대한 끊임 없는 연구를 통해 회원들이 각 케이스의 환자들에게 가장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하는 것도 학회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이다.

Q. 학회의 비전과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대표적인 탈수초질환에는 다발성경화증과 시신경척수염 등이 있는데, 학회 회원들은 탈수초질환 전문가 중심으로 국제 학회 등과의 학술적 교류 사업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매년 1회 학술대회 개최와 2회 학회지 발간을 하고 있다.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대한다발성경화증학회는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으며 놀라운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학회는 다발성경화증에 대한 고민만 하는 것이 아니고, 시신경척수염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시신경척수염은 다발성경화증과 생기는 기전은 다르지만 굉장히 유사하다. 그래서 다발성경화증과 시신경척수염을 정확하게 구별하는 것이 필요하고, 거기에 맞는 치료제, 치료방법을 제시해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기본 목표로 정하고 있다.

Q.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야는?
해마다 동아시아-퍼시픽 아시안 학회(PACTRIMS)가 열린다. 이 학회는 다발성경화증 치료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밖에 유럽은 'ECTRIMS', 미국은 'ACTRIMS'라는 학회가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 학회는 매년 서로 연구한 결과물을 발표하고, 어떤 치료제가 도움이 되는지 의견을 공유한다. 우리나라 의사들도 골고루 학회에 참여해 많은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학회 활동을 하다보면 각 나라별로 질환 발생 등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유럽에서는 시신경척수염 환자가 상당히 적다. 그래서 대부분이 다발성경화증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국이나 아시아 지역은 30~40% 정도가 시신경척수염 화자들이다. 따라서 다발성경화증학회는 다발성경화증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하겠지만 결코 시신경척수염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소홀해 하지 않을 것이다.

Q. 최근 논의되고 있는 가증 큰 이슈는 무엇입니까?
환자들은 주로 주사를 맞는데 굉장히 힘들어 합니다. 이틀에 한번 맞는 사람, 매일 맞는 사람, 1주일에 한번 맞는 사람 등 다양하다.

그러다보니 질환에 있어서 새로 나온 치료제 가운데 경구약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일부 경구제들이 최근 승인을 받시판할 수 있게 됐다. 또 인터페론베타를 1차 약제로 쓰더라도 환자에게 재발이 되면 이후에 어떠한 약을 쓸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학회의 중요한 역할은 다발성경화증과 관련 초기에 어떻게 해서든지 치료가 잘 될 수 있도록 하는 프로토콜을 만들어서 저변화시키는 것이다. 또 시신경척수염은 동양인에 상당히 많은 병이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에 대한 프로토콜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는 병원 별로 치료 사례를 공유하고 학회에서 보고하는 형식이 될 것 같다. 그 다음에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면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Q. 다발성경화증은 어떤 질환인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다발성경화증은 말 그대로 다발로 생기는 뇌 염증이다. 대뇌와 뇌 줄기, 시신경, 척수 이렇게 4곳을 중추신경이라 한다. 중추신경 내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신경 회로를 만드는 것을 수초라고 하는데, 수초에 임파구 염증세포가 공격을 해서 뇌 손상을 시키고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시신경 쪽 염증세포가 뇌를 손상을 시키고, 그래서 시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뇌 줄기 쪽에 염증세포, 뇌 신경세포가 손상이 되면 물체가 2개로 보이거나 얼굴에 감각이 둔화되거나 말하는 것에 있어서 지장이 있거나 잘 걷지도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대체로 많이 생기는 쪽이 시신경 쪽이나 척수 쪽인데 40~50% 정도된다. 나머지는 대 뇌나 척두염 뇌, 뇌 줄기 이런쪽에 생긴다. 특히 대뇌쪽에 심하게 재발을 일으키거나 기억력 장애 등도 보일 수도 있고, 60~70%가 재발이 된다. 그래서 초기에 재발이 되지 않도록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Q. 다발성경화증 환자가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십시오.
다발성경화증은 우선 재발이 잦은 질환이다. 한 번 신경다발이 공격을 받을 때마다 상태가 악화돼 지팡이를 짚다가 휠체어를 타고, 결국 침대에만 누워있어야 하는 상태가 된다.

또 질환이 점점 악화됨에 따라 배뇨장애·성기능장애가 따라오고 운동신경과 감각신경, 시신경마비나 또는 언어장애 등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환자의 55%는 보행장애로 어려움을 겪는다.

다발성경화증은 육체적 증상 외에 사회적 지위와 대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질환 발생 후 이혼·결별 등의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며, 대발성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3분의 2가 질환을 이유로 실직했다.

다발성경화증 전 단계의 환자들은 건강한 사람과의 비교 인지 검사에서 기억력, 정보 전달의 속도, 주의력, 실행능력 등에서 현저히 낮은 수행 능력치를 보였다.

Q.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1차치료는 주로 인터페론 베타 주사제로 진행된다. 재발을 막기 위해 나온 첫번째 약이 인터페론 베타이다. 주 목적은 재발을 줄이고 재발이 되더라도 조금 약하게 병이 오도록 해주는 것이 인터페론 치료제인데 벌써 출시 된지 17~18년이 됐다.

다발성경화증은 주로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만성질환으로 장기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 약물 순응도가 매우 중요하다. 낮은 약물 순응도가 다발성경화증 재발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 비순응적 환자들이 순응도가 높은 환자에 비해 재발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밝혀진 바 있으며, 높은 순응도의 환자들이 더 나은 삶의 질을 유지하며 치료제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다발성경화증 치료에는 인터페론제제인 베타페론과 레비프, 두 종류의 옵션이 전부였다. 점차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는데, 그 중 최근 국내에 천링된 치료제는 1차 치료제인 아보넥스와 코팍손이 있다. 이밖에 주목할 것은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보행장애를 개선하는 약물인 팜피라가 있다.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는 한 달에 한 번 투여하는 정맥 주사제 티사브리와 경구제인 오바지오가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또 다른 경구제인 텍피데라와 항암제로 사용됐던 렘트라다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Q. 환자들이 겪는 고통은 무엇이 있습니까?
질환으로 인한 고통 외에 치료로 느끼는 어려움 역시 크다. 자주 맞아야 하는 치료제의 경우 하루에 한번 꼴로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이는 1년에 365번 주사는 맞는다는 의미이다. 1~2년 주사를 맞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하기 때문에 오래 맞은 환자들 중에는 결절이 생겨 주사를 계속 맞기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 다발성경화증은 희귀질환으로 정해져 있다. 그런데 시신경척수염은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처음에는 다발성경화증으로 진단을 받았다가, 나중에 시신경척수염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또 길레니아라는 치료제는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서 한시적으로 환자들에게 임상적으로 2년 기한으로 약을 지급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철수할 정도가 됐다.

Q.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갑자기 어지럽고 팔·다리 마비가 오고,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 다발성경화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마비와 통증 때문에 정형외과 신경외과, 아니면 마취통증과에서 진료를 받는다. 그래서 정확한 진단 없이 통증 치료제나 신경성형술 등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치료를 한다.

처음에는 통증치료가 잘 된 것 처럼 보이지만 다음에 재발이 되고 또 달라지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다발성경화증, 시신경척수염을 초기에 빨리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후유증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통증이 있고 배·소변 장애 등이 있을 경우는 신경성형술로 치료하는 것보다 상급병원 신경과를 빨리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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