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허갑범교수와 의학공학과 김덕원교수가 당뇨병의 합병증인 족부병변의 신경병증과 허혈증을 간편·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시스템의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발 합병증에 대한 걱정을 크게 덜게 됐다.
허 교수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광혈류측정법'으로, 현재 중환자나 수술환자의 손가락에 클립형태로 부착, 동맥혈의 산소 농도를 측정하는데 사용하는 기계를 변형시킨 것. 허 교수팀은 당뇨병 합병증환자의 경우 발가락의 혈류량은 신경병증인 경우 증가하고, 허혈증인 경우는 감소하지만 손가락의 혈류량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는 사실에 착안, 이를 이용해 환자 개개인의 손가락과 발가락의 혈류량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당뇨병환자의 발 합병증을 조기에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현재 발의 혈류량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초음파나 레이저 도플러는 장비가 비싸고 측정시간이 오래 걸리고 복잡해 숙련이 필요하다. 또 신경병증을 진단하기 위한 신경전도검사는 환자에게 전기자극에 의한 통증이 따르고 장비도 1대에 2천만원 이상으로 비싸 한 번 측정하는데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통증이 전혀 없고, 장비가 저렴하며 한번 측정하는데 3분 정도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고 측정결과도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다. 당뇨병환자 51명과 정상인 4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결과 신경전도검사와의 정확도 비교에서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리의 큰 동맥이 부분적으로 좁아져 있으면서도 발의 말초혈관이 정상인 경우에는 이 시스템으로 진단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발 신경 병변에 대한 진단뿐 아니라 진행된 허혈성 병변의 경우에는 사용하는 혈관이완 약의 약효를 검증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덕원교수는 지난6월28일 국내 발명특허출원(0036822)을 내놓은 상태며, 3백∼4백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의료기관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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