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협회, 서울·경기 8곳 불법행위 동영상 확보
방사선사 단독 검사·진단...관계당국 고발 조치
대형 건강검진 전문기관들의 불법 초음파 검진 행태가 드러났다.
대한의원협회(회장 윤용선)는 최근 수도권 지역 대형 검진전문기관 8 곳을 자체 조사한 결과 8곳 모두 의사의 감독 없이 방사선사가 단독으로 초음파검사를 실시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의원협회는 이들 검진기관의 불법행위가 담긴 동영상 증거자료를 첨부해 관계당국에 고발했다.
의원협회가 적발한 불법 검진기관은 지역별로 서울 7곳, 경기도 수원 1곳이며, 서울은 강남구 2곳, 종로구 2곳, 송파구·동대문구·광진구 각 한 곳씩이다.
대형 검진전문기관에서 의사 아닌 사람들이 진단용 초음파검사를 실시하는 위법행위가 만연하다는 의혹은 계속 제기돼왔으나 구체적으로 입증된 적은 없었다.
의원협회에 따르면 적발된 검진전문기관들은 하루에 수 십 명씩 진단용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데,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의사가 아닌 방사선사에게 진단용 초음파검사를 맡겨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적발된 8곳 중 4곳에서는 의사의 지시나 감독이 없이 방사선사가 단독으로 진단용초음파검사를 시행했을 뿐 아니라 검사를 받은 환자에게 판독결과를 알려주고, 의사 면담도 없이 귀가토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사선사가 무면허의료행위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의원협회는 "진단용초음파검사는 검사 도중에 실시간으로 이상 소견을 발견해야 하므로 해부학·병리학·생리학 등 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비전문가가 검사할 경우 병변을 놓치거나 오판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윤용선 대한의원협회 회장은 "지금까지 방치됐던 대형검진기관의 불법초음파검사 행태를 적발하기 위해 직접 조사·확인에 나섰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환자들의 피해를 양산하는 불법초음파검사가 반드시 척결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관계당국은 불법이 만연되고 있는 현실을 방치하지 말고 관리감독에 힘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진단과 판독이 병행돼 이뤄지는 초음파 검사 및 촬영은 방사선사가 단독으로 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