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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고위험군 조기 발견·조기 치료해야

'조현병' 고위험군 조기 발견·조기 치료해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10.26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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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조현병 석학들 "고위험군 조기발견·약물 및 인지행동 치료" 강조
조현병학회 24∼25일 창립 15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인식 개선 앞장

▲ 김찬형 대한조현병학회 이사장(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예방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조현병 역시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고위험군을 선별, 조기에 치료할 수 있는 방향으로 치료경향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4∼25일 서울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대한조현병학회(이사장 김찬형·연세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창립 15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세계적인 조현병 연구의 석학들은 고위험군에 대한 선별 방법과 예방법 등에 관해 강연, 눈길을 모았다.

'조현병에서의 새로운 조망'을 주제로 열린 이번 국제학술대회에는 <Schizophrenia Bulletin> 편집장을 맡고 있는 윌리엄 카펜터 교수(미국 메릴랜드대학)와 조현병 정서와 사회인지 분야의 대가인 윌리엄 호란 교수(UCLA)·이정희 박사(UCLA)·일본의 마사토 후카다 교수를 비롯해 약 300명의 국내외 연구자들이 참석했다.

조현병은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고위험군을 선별하기 어려웠다. 조현병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고 하더라도 이렇다할 예방법이 확립되지 않았다.

김찬형 대한조현병학회 이사장은 "수 년 전부터 조현병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고위험군에 대한 연구를 통해 어떤 사람이 조현병에 더 잘 걸릴 수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며 "아직 조현병에 걸릴 고위험군을 완벽하게 찾아내지는 못하고, 조현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100% 성과를 내지는 못하지만, 고위험군에 대한 약물 및 인지행동 치료를 비롯해 새로운 치료법들이 시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조현병에서 현재의 연구에 기반한 미래의 임상 적용과 '클로자핀'의 독특한 항정신병 효과에 대한 국내 경험 20년을 주제로 기조 강의와 조현병의 기초연구에서부터 기분장애의 신경인지와 정서를 포함한 사회인지를 비롯해 약물치료에서의 문제점·따돌림·고위험군이 정신병에 이르는 경로·이상적 신경 진동 및 파형·DSM-5로의 변화 등 다양한 주제의 심포지엄이 선보였다.

석학 강연에서는 정신의학에서 stem cell을 이용한 연구의 새로운 조망을 비롯해 <Schizophrenia Bulletin>의 편집방향을 비롯한 국제 학술지 투고 노하우에 관한 강연도 이어졌다.

'How To 워크숍'에서는 임상시험 자료·정신과 유전학 자료 및 신경영상자료해석·신경사회 인지재활치료 등 아직 연구가 생소하거나 이제 막 연구를 시작하려는 의학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이 소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편견과 따돌림에 관한 심포지엄도 주목을 받았다.

지금까지 '조현병'은 '정신분열병'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인격이 와해되고, 극도로 퇴행된 행동양상을 보이는 무서운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뉴스에서는 조현병 환자들에 의한 폭행이나 살인 등 강력범죄를 크게 부각시키는 사례가 많아 일반인들이 환자들을 무서워하고 함께 하기를 꺼리게 된다"고 밝힌 김찬형 이사장은 "하지만 실제로는 조현병 환자들에 의한 강력범죄가 일반인에 비해 많지 않다"면서 "환자들에 의한 범죄가 매체에 의해 크게 부각되기 때문이라는 외국연구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술대회에 참석한 의학자들은 조현병 환자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국민에게 올바로 알리고, 잘못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국민 캠페인과 더불어 보호자단체와 손잡고 사회적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데 인식을 함께했다.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은 최근 '한국의 정신분열병 개명'(제1저자 이유상 용인정신병원 과장·교신저자 권준수 서울의대 교수)이라는 논문을 통해 정신분열병(精神分裂症, Schizophrenie)을 '조현병(調絃病)'으로 바꾼 배경과 과정을 비롯해 새로운 병명의 의미를 재조명했다.

조현병은 정신분열병으로 불리면서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고, 인격이 와해되는 병으로 치부돼 왔다.

하지만 지난 2007년 환자 가족 모임의 요청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비롯한 대한조현병학회·국어학자·정치인 등이 협력한 끝에 2011년 당시 한나라당 보건복지위원이던 신상진 국회의원이 의원입법을 통해 조현병으로 병명을 바꾸면서 새로운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조현'은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라는 뜻으로 병으로 생긴 정신의 부조화를 치료를 통해 조화롭게 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한조현병학회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계기로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조현병의 의미를 제대로 알림으로써 잘못된 인식과 편견을 바꾸기 위한 사회적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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