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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장난감 빠는 아동 정신건강 해롭다

플라스틱 장난감 빠는 아동 정신건강 해롭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10.0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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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페놀에이 노출되면 감정·행동·학습능력 부정적 영향
서울대어린이병원·예방의학교실팀, 아동 심리학 및 정신의학지 발표

일부 플라스틱 제품에 함유돼 있는 비스페놀 에이(Bisphenol A)가 아동의 감정과 행동은 물론 학습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규명됐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와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공동연구팀은 '비스페놀 에이가 아동의 행동과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2008∼2009년 서울·성남·인천·울산·연천 등 5개 대표지역에서 선정된 1089명의 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지·주의집중·학습기능을 평가하고, 환경독성물질 노출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소변에서 비스페놀 에이(Bisphenol A)의 농도를 측정했다.

비스페놀 에이는 산업 화합물로 식품 용기·물병·아기 젖병 등 일상 생활에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 제품에 주로 함유돼 있다. 인체 노출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은 음식을 섭취하거나 장난감을 빠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소변에서 비스페놀 에이 농도가 10배 높은 아이들의 경우 불안·우울 수치는 107%, 사회성 문제 수치는 122%, 집중력 문제 수치는 9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읽기 능력은 41%, 쓰기 능력은 31%, 계산능력은 43%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동연구팀은 비스페놀 에이가 뇌의 도파민 균형과 전두엽 기능에 영향을 미쳐 아이들의 감정과 행동·학습능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 동안 임신 중이나 생후 초기에 비스페놀 에이에 노출될 경우 뇌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지만 출생 이후의 환경에서 비스페놀 에이에 노출되는 것이 아동청소년의 행동 문제나 ADHD·학습장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드물다.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아동청소년의 정상적인 뇌 발달을 위해 환경위해요인들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향후 환경유해물질들로부터 안전한 아동청소년의 환경을 조성하고, 제도적 규제 장치 를 마련하기 위한 근거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1저자인 홍순범 서울의대 교수(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는 "이번 연구결과는 행동·감정·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과 비스페놀 에이 노출 간의 관련성을 보여주었으나,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한 것은 아니므로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아이의 불안·우울·집중력 부족이나 산만함·학습 곤란 등의 원인은 다양하다"면서 "더 중요한 원인들이 많으므로 비스페놀 에이 노출만 지나치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차세대 핵심환경기술개발사업 수행과제의 하나로 진행됐다.

연구논문(제1저자 홍순범·홍윤철, 교신저자 조수철)은 정신의학 분야의 국제적 권위지인 '아동 심리학 및 정신의학지(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 IF=5.4)'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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