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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부림 환자로 목숨 건 진료실…대책은 없나?

칼부림 환자로 목숨 건 진료실…대책은 없나?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3.07.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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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환자에 의사 피습…의료인 폭행방지법 마련 시급
노환규 회장, 김 원장 방문해 위로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

▲ 노환규 의협회장이 22일 조선족이 두른 흉기에 중상을 입은 김 모 원장을 위로 방문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사가 진료실 안에서 환자가 휘두른 칼에 찔려 중상을 입는 사건이 빈번이 발생하면서, 진료실 내에 폭력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은 22일 조선족 환자가 휘두른 칼에 중상을 입고 입원 치료 중인 고양시 개원의 김 모 원장을 위로 방문했다.

노 회장은 "의사들의 일터이자 아픈 환자를 치료하는 공간인 진료실에서 이런 끔찍한 사건이 발생해 마음이 아프다"며 "의료인 폭행 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의협회장으로 취임한 기간 동안에만 의사가 환자의 칼에 찔린 사건만 3번 째"라며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아 매우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일산P병원장은 "진료공간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일반 폭력과 달리 대응해야 한다"면서 "의사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진료실이 위협받고 있어 법적인 조치가 확실하게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분만에 일어난 사건 "밖에 나가는 게 두렵다" 호소

경기도 일산 고양시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은 지난달 3일 중국동포 한 모씨가 지루성 피부염과 얼굴 전반에 깊은 흉터자국에 대해 미용목적의 레이저 시술을 상담하러 오면서 발단이 됐다.

당시 김 원장은 환자의 피부 상태를 고려해 시술을 만류했으나, 한씨가 "8월에 중국으로 돌아가는 데 깨끗한 피부로 가고 싶다"는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시술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한씨는 시술을 받은 다음날부터 병원을 찾아와 효과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김 원장은 환불을 해주겠다고 요청했으나, 한씨가 환불을 거부하고 계속 시술 받기를 원해 17일 프락셀 레이저 시술을 진행했다.

 

▲ ⓒ의협신문 김선경
이후 18일 병원을 찾아와 전날 받은 시술로 인해 얼굴이 붓고 붉은기가 계속된다며 시술비용 전액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어 중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필요한 담보까지 내놓으라며 원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한씨는 김원장에 앙심을 품고 면담 도중에 편의점으로 가서 칼을 구입, 진료실로 들어와 김 원장의 팔과 복부 등을 6차례 찔렀다. 불과 20분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김 원장과 함께 사건 현장에 있던 김 원장의 아내도 칼부림 환자에 저항하다 타박상을 입었다.

김 원장의 아내는 "어떻게든 원장님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서 거울을 내던지는 등 방어하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그때의 충격으로 인해 혼자 밖에 나갈 수도 없고, 병원 근처에도 나가기가 두렵다"며 공포감을 호소했다.

김 원장은 현재 일산 P병원에 입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육체적·정신적·경제적으로 너무 괴롭다"

김 원장은 "의사들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데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마음이 아프다"면서 "무엇보다 일부 언론에서는 '시술이 잘못돼 환자가 환불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해 저지른 단순 보복사건'으로 보도돼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언론에서는 김 원장에 대한 사실 확인조차 없으면서, 잘못된 보도로 오히려 더욱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병원운영에 실패하면서 빚을 지고 새로 개원한지 6개월만에 이런 일이 생겼다"면서 "육체적·정신적·경제적으로 너무 힘들고 괴롭다"고 울먹였다.

이날 김 원장을 위로 방문한 노환규 회장은 "그동안 의료인폭행방지법이 계속 무산되면서, 의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의협이 적극 나서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이어 노 회장은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김 원장을 위해 협회에서 모금운동도 계획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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