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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담뱃값 인상 필요하다"

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담뱃값 인상 필요하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03.1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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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학술대회 '비감염성만성질환' 집중조명…"가격정책 써야 흡연율 낮춰"
서일 회장 "사망원인 82% 차지하는 'NCD' 국가가 나서서 예방해야"

▲ 서일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장이 16일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한국인 사망원인 중 31%가 흡연 때문"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인 금연정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을 연구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해 온 학술단체인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가 "담뱃값 인상을 통해 OECD 최고 수준의 남성 흡연율과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지 않으면 국민의 건강수준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을 하고 나섰다.

서일 연세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는 16일 연세대 종합관에서 열린 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세계보건기구(WHO) 흡연규제와 심뇌혈관질환 예방에 관한 한국의 대응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WHO는 AIDS에 이어 두 번째로 심뇌혈관질환·암·당뇨·만성호흡기질환을 포함하는 질병군인 비전염성만성질환(NCD)을 세계적인 보건의료 아젠다로 채택하고, 2025년까지 NCD로 인한 조기사망을 25% 줄인다는 목표에 합의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전체 사망자의 82%가 NCD로 인한 사망일 정도로 손실이 막대함에도 아직까지 국가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5년부터 세계적인 의학학술지 <The Lancet>이 주관하는 범국가적인 'The Lancet NCD Action Group'에 참여, 최근 국가의 NCD 예방과 관리에 관한 공동논문을 집필한 서 교수는 "<The Lancet>에 국가적인 대응 방안의 모범적인 사례로 한국을 예로 들었다"며 "금연NGO들의 노력으로 1995년 국민건강증진법을 제정하고, 국민건강증진기금을 부과하면서 1991년 75%에 달하던 한국 남성의 흡연율이 2008년 41%까지 감소한 사실을 기술했다"고 설명했다.

"NCD의 핵심 위험인자는 고혈압과 흡연"이라고 밝힌 서 교수는 "정부는 1020만 명이나 되는 흡연이라는 질병에 걸린 국민을 위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흡연이 어떤 질병인가를 널리 알려 새롭게 질병에 걸리는 국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담뱃값에 포함돼 있는 부담금 수입 가운데 금연사업비는 2012년 1.1% 수준에 불과하다"며 "2007년 45%까지 줄어들던 성인 남성 흡연율이 2008년부터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은 2%에 달하던 정부의 금연사업 예산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WHO 담배규제협약(FCTC) 서울총회를 계기로 의장국(의장 문창진·한국건강증진재단 이사장)이 된 한국의 성인 남성 흡연율은 48%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힌 서 교수는 "우리나라 사망원인의 31%를 차지하는 흡연을 줄이고, 국제사회에서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흡연 예방과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음식점등 금연구역 확대의 의미'에 대해 발표한 권형원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사무관은 "일부 단체의 주장처럼 담뱃값 인상은 서민을 힘들게 하고, 세수를 확보하려는 것이 아니라 흡연율을 떨어뜨려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OECD 성인 흡연율 평균에 이르는 청소년 흡연율은 미래 인적자원 건강관리에 적신호"라면서  "효과적인 흡연 억제를 위해 담뱃값 경고그림 표기와 금연구역 확대 등 비가격정책 외에 적정 수준의 담배가격 인상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성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흡연규제의 법적 검토'를 통해 "헌법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며 "흡연자들의 권리를 직접 규제하는 법률과 지자체 조례는 헌법적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다양성을 무시하는 획일적 규제와 정책에서 벗어나 조화와 균형을 고민해야 한다"며 "소규모 업소에 대해서는 입구에 흡연 여부를 표기토록 함으로써 국민이 선택할 수 있도록 절충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 이병철 대한심뇌혈관예방학회 차기회장.
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는 이날 ▲당뇨 ▲고혈압 ▲뇌졸중 등 NCD 질환을 중심으로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최선인가를 모색했다.

총회에서는 2014년 3월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회장으로 이병철 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부회장(한림의대 교수·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을 선출했다. 이 차기회장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회의 특성을 잘 살려 학문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학문적 정체성을 살리는데 앞장서겠다"며 "보건정책의 전문학회로서 정책자문을 할 수 있는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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