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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환자, 혈우병치료센터 이용이 바람직"

"혈우병 환자, 혈우병치료센터 이용이 바람직"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2.08.0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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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철우 을지의대 교수(을지대병원 소아과)

 
혈우병 환자들이 보다 나은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한국혈우재단에서 운영하는 의원을 이용하기보다 병원 혈우병치료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혈우병 환자들은 치료제를 처방 받기 위해 혈우재단이 운영하는 의원(외래)을 이용하는데,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는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어 보다 큰 병원을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병원들은 혈우병 환자들이 방문을 해도 이렇다할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약을 구입해야 하는 비용과 혈우병 환자 입원치료에 대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나친 진료비 삭감 때문에 혈우병치료센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유철우 을지의대 교수(을지대병원 소아과)는 혈우병 환자들을 위해 좀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혈우재단에서 운영하는 의원보다는 지역 거점병원의 혈우병치료센터를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단, 혈우병치료센터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의 확고한 의지가 전제돼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지난 7월 28일 '제4회 아시아 태평양 혈우병 캠프'에 참가한 유 교수를 만나 우리나라 혈우병 환자 치료 현황 및 혈우병치료센터의 역할은 무엇이고, 정부가 왜 혈우병치료센터에 대해 지원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얘기를 들어봤다.

Q. 우리나라 혈우병 치료에 대한 현황을 간략히 설명해 달라.
- 아시아 지역에서는 1만 5100명의 혈우병 환자가 등록돼 있고,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2103명의 혈우병 환자가 등록돼 있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숫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0개 지역의 혈우병치료센터가 있는데, 혈우병치료센터의 역할이 미미하다. 우리나라는 보험적용이 원할하고 수술도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혈우병치료센터에서 치료를 하는데 한계가 있다. 보험삭감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병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혈우병치료센터는 혈우병 환자를 진료하는 것을 꺼려하게 되고, 환자들은 자연스럽게 혈우재단쪽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혈우재단에서 운영하는 의원은 외래정도만 보기 때문에 입원, 수술 등과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가 부족하다.

Q. 혈우재단을 이용할 때 문제점은 없는가?
- 예전에는 혈우병을 치료할 수 있는 지정병원이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지정만하고 아무런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

당시 혈우재단(의원)이 없었기 때문에 환자들은 지정병원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후에 혈우재단이 생기고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다보니 환자들이 혈우재단쪽으로 많이 옮겨가게 됐다.

하지만 환자들이 혈우재단 의원을 이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재단의원이 없는 곳은 접근성에 문제가 있고 재단 의원은 응급실 진료, 입원 진료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혈우병 환자들이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Q. 혈우병치료센터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달라.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보는가?
혈우병 환자들은 병원을 찾은 다음 꾸준하게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각 센터가 제 역할을 못하니 환자들은 혈우재단을 찾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혈우병 환자들이 병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혈우병치료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약 구입에 대한 재정지원을 해주고, 적절한 치료에 대한 진료비 삭감을 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총 9가지의 혈우병 치료제가 존재하나 현재 모든 치료제가 구비된 병원은 1곳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

환자들이 보다 폭넓게 약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보건복지부가 병원 혈우병치료센터에 대한 지원을 하고 관리·감독을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

Q.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 환자단체의 요구가 없다보니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환자단체는 그동안 병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혈우병치료센터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던 문제에 대해 정부나 국회를 상대로 제도개선 요구를 한다면 많은 것이 변할 수 있을 것이다. 환자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지면 정부도 귀를 열어둘 것이다.

Q. 진료비 삭감이 큰 부담이라고 했는데...
- 혈우병 환자를 진료할 때 외래진료는 정해진 룰이 있어서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주로 심평원으로 부터 삭감을 받는 것은 입원진료이다.

혈우병 환자는 출혈이 가장 큰 문제다. 치료제를 복용해도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 입원진료를 하게 되는데, 심평원은 정해진 기준을 넘었다는 이유로 삭감을 한다.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 병원에서 혈우병 환자를 진료하는 것을 꺼려하게 됐다.

입원환자에 대한 약 처방 지침은 심평원 기준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입원환자에 대해 약이나 처치를 한 것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삭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혈우병 환자에 대한 진료가이드라인이 재정비 돼야 한다.

그동안 의사들이 진료가이드라인 개선 요구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한국혈전지혈학회에서 중심정맥치료(소아) 보험인정을 해달라는 개정 요구를 했는데 아무런 대답이 없다.

Q.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것은?
- 현재 혈우병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병원 혈우병치료센터에서 적어도 약이 없어 환자를 돌려보내는(치료를 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혈우병 치료제는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이를 병원에서 구비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따라서 병원이 약을 충분히 구비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을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Q. 이상적인 혈우병치료센터의 조건은?
- 혈우병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은 어느정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중요한 것은 병원 센터와 환자간 관계를 잘 유지시켜주는 것이다.

보다 이상적인 혈우병 치료를 위해 혈우병치료센터간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현재 신촌세브란스병원, 아주대병원, 을지대병원이 참여하고 있는데, 앞으로 몇개의 병원이 더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크를 만든 이유는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해서 혈우병 환자를 치료하자는 것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데, 처음부터 혈우병치료센터에 대한 지원을 하기가 부담된다면 이상적인 혈우병치료센터의 모델을 찾는 연구용역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연구용역 결과를 통해 혈우재단이 아닌, 병원 혈우병치료센터에서 혈우병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인지 따져보고, 그것이 정말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지원을 하라는 것이다.
해달라는 것이다.

Q. 혈우병 환자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 혈우병의 경우 유전병에 해당된다. 대부분의 유전병은 치료제는 물론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다.

그러나 혈우병은 치료제도 있고, 예방치료도 가능하다. 이는 혈우병 환자들이 치료를 제대로 받으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Q. 혈우병 치료의 미래는?
- 완치가 최종 목적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유전자 치료를 말한다.

혈액응고 제9인자(혈우병 B형)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1년 넘게 부작용 없었던 케이스가 있다. 이를 보면 혈액응고 제9인자는 유전자치료가 더 발전만 한다면 완치의 길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반면, 혈액응고 제8인자(혈우병 A형, 혈우병 환자의 85%)는 유전자치료가 발전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그래도 가까운 미래에는 혈액응고 제8인자 환자에게 좀더 편리하고 효과적인 치료제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요즘 주사를 자주 맞지 않아도 되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만 성공해도 환자들은 좀더 삶의 질이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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