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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항응고제 등장…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새로운 항응고제 등장…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2.03.2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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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에제코위츠 미 란케나우의학연 부소장-김성순 연세대 명예교수 대담

심방세동은 뇌졸중 발생과 사망의 가장 큰 위험인자로, 높은 사망률과 발병 후 좋지 않은 예후로 인해 조기진단과 효과적 치료가 뒷받침 돼야 한다. 최근엔 고령화와 심혈관질환 생존율 증가로 인해, 심방세동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의료현장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의 현행 표준요법인 와파린은 여러 한계점이 지적되고 있으며, 와파린 이후 50년 만에 프라닥사를 비롯한 혁신적인 신규 항응고제들이 등장하면서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와파린 대비 항응고제(프라닥사)의 의학적 혜택을 최초로 입증한 RE-LY 임상의 국내·외 책임 연구자 간 대담을 통해,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 예방과 신규 항응고제 선택에 있어서 임상적 혜택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최상의 전략을 들어본다.
이번 대담에는 마이클 에제코위츠 박사(미국 펜실베니아 란케나우 의학연구소 부소장 및 교수)와 김성순 박사(국군수도병원 순환기내과/연세대 명예교수)가 자리를 함께 했다.

 
Q. 기존 표준요법인 와파린과 비교해 새 항응고제 사용이 필요한 이유는?
마이클 에제코위츠 박사(미국 펜실베니아 란케나우 의학연구소 부소장 및 교수)
- 에제코위츠 : 와파린 같은 비타민K길항제는 한계가 많았다. 일단 용량조절이 까다롭고, 여러 약물 및 식품과의 상호작용이 자주 발생하고, 치료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인 모니터링(INR)이 필요하며, 두개내출혈 발생 우려가 높았다. 그래서 미국에선 50% 가량의 환자만이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 예방이 가능했다. 새로운 항응고제 개발 노력덕분에 자이멜라가트란(Ximelagatran)이 개발됐지만, 심한 간독성 때문에 제품화되진 못했다.

이후 와파린 대비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실질적인 최초의 치료제인 프라닥사(다비가트란)가 계열 내 최초로 출시됐다. RE-LY는 용량이 잘 조절된 와파린 대비 프라닥사의 비열등성을 입증하기 위해 설계됐으나 매우 좋은 결과를 나타내며 주목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프라닥사 150mg 1일 2회 투여군에선 잘 조절된 와파린 대비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 발생 위험이 35%정도 적었고, 혈관질환 관련 사망률도 유의하게 감소됐다. 이 결과들은 통계적 유의성이 상당히 높았다. 또 프라닥사 150mg과 110mg 1일 2회 투여군 모두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과 두개내출혈을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110mg 1일 2회 투여군에선 주요 출혈 건 비율이 유의하게 감소됐다.

프라닥사 150mg이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 가운데 잘 조절된 와파린 대비 허혈성 뇌졸중 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한 유일한 약제라는 점도 의미가 크다. RE-LY는 한국을 포함해 총 44개 나라에서 1만 8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가장 큰 심방세동 연구 중 하나이다.

Q. RE-LY sub analysis 결과에 대해 설명해달라.
- 에제코위츠 : 하위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프라닥사가 여러 종류의 심방세동 환자들에게 차드(CHADS) 스코어의 모든 단계에서 뇌졸중 위험을 유의하게 줄이는 효과를 일관되게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RE-LY의 신뢰성이 확고하다는 의미다.

Q. RE-LY연구의 주요 결과와 한국 결과를 비교할 때,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었나?

김성순 박사(국군수도병원 순환기내과/연세의대 명예교수)
- 김성순 : RE-LY에 참여한 한국인 환자 수는 340명인데, RE-LY 전체 연구결과 간에 큰 차이는 없었다. 그렇지만 340명 대상 연구결과와 1만 8000명 가량의 전체 연구결과를 그대로 비교한다는 것은 연구자의 관점에선 정확한 결과 도출이 어렵다. 그래서 일본과 중국까지 포함해 아시아지역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결과는 마찬가지로 RE-LY 전체 연구결과와 같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아시아인의 뇌졸중도 서양과 비슷한 추세로 증가 중인데, 이런 시점에서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에 좋은 효과를 입증한 프라닥사가 출시될 것이란 점은 반가운 일이다.

Q. 항응고제를 어떤 환자에게 어떻게 사용할지가 핵심이 되고 있다. 프라닥사가 리바록사반 등과 비교해 어떤 장점과 한계점이 있나?
- 김성순 : 항응고제는 정상적인 응고시스템을 흔들어 응고 작용을 낮추는 매커니즘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면 출혈이 생기고, 너무 적게 쓰면 효과가 없다. 그래서 치료의 적정범위가 매우 중요하다. 와파린과 프라닥사는 응고지수가 내려가면 트롬빈이 생겨 정상이 되는 기전인데, 다른 매커니즘을 가진 약제는 적용결과도 다르다. 결국 신약 간 비교는 계속 연구될 과제다.

- 에제코위츠 : 직접 비교되는 임상연구가 없어도 프라닥사는 새로운 항응고제 가운데 최초로 출시됐기 때문에 임상 데이터와 실제 처방 결과가 풍부하다. 아울러 RE-LY 를 통해 와파린 대비 우월성을 입증한 최초의 약제이자 허혈성뇌졸중 발생률을 감소시키는 유일한 약제라는 점은 큰 이점이다. 반면에 다른 약제들은 데이터나 임상 경험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더 지켜봐야 상대적인 장단점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Q. 프라닥사는 두 가지 용량을 처방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110mg을 투여할 경우 효능을 극대화시키지 못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처방 전략은?
- 에제코위츠 : 연구자들이 프라닥사 150mg을 주요 용량으로 선택하게 된 이유는 150mg이 가장 좋은 결과를 냈기 때문이다. 프라닥사 150mg을 사용했을 때 연구자들이 경험했던 가장 낮은 뇌졸중 발생률을 얻었다. 그리고 RE-LY가 항응고제 연구 중 두 개의 다른 용량이 사용된 유일한 연구라는 점은 다양한 선택권을 준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장점이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위해 환자 별로 어떤 처방을 할지는 고민이 필요하다. 프라닥사가 더 많이 처방되고, 더 다양한 연구들이 논의되면 용량별 처방전략에 대해 더 확실한 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Q. 항응고제에 있어 출혈은 약제가 효능을 발휘하고 있는 한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의료진이 출혈에 대비해야 할 텐데, 문제가 있다면 용량을 줄이는 것이 좋은가?
- 에제코위츠 : 출혈이 발생했다면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급선무다. 환자들이 출혈을 경험한다면 위염, 암 등 다른 근본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다. 만약 암 때문이라면 항응고제 용량을 바꾸기보다 암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항응고제를 투여 할지, 투여한다면 어떤 제제를 투여할지를 결정하면 된다.

그리고 프라닥사 관련한 출혈 보고가 산발적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데이터 분석이 어려운 것은 전체 대상을 비교할 만한 분모가 딱히 없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프라닥사는 70만 명에게 처방됐고, RE-LY연구 참여자는 1만 8113명으로, 처방환자 수가 연구참여환자 수보다 훨씬 많다.

그런데 보고를 비교해 보면 연구참여환자에서 나타난 것보다 처방환자에게서 나타난 출혈 건수가 더 적다. 즉, 실제 처방 상황에 대한 고려도 없이 그 사실 하나만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서는 한 사람의 의사로써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약제가 제공하는 치료상의 혜택이나 객관적인 분석을 위한 정확한 환자군을 확보하고 효능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프라닥사가 환자들에게 아주 큰 이점을 제공한다는 점은 RE-LY 임상 결과와 필드에서도 계속해서 입증되고 있다.

Q. 와파린을 잘 복용하던 환자라면 어느 시점에 프라닥사를 써야 하는가?
- 에제코위츠 : 프라닥사는 항응고제 치료를 받지 않았던 환자에도 사용 가능하고, 뇌졸중이나 기타 위험이 있는 환자에도 당연히 사용 가능하다. 이는 sub analysis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다만, 와파린으로 수치가 잘 조절이 되고 있는 환자의 경우 어떤 처방전략을 적용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환자들과 의논을 거친 후 결정한다. 일단 환자가 신약을 시도해 보고 싶은가에 대한 의지가 먼저다. 의사는 프라닥사와 같은 새로운 항응고제가 기존 약제 대비 출혈 위험이 적고, 뇌졸중 예방 효과가 좋으며, 치료가 편하다는 측면을 잘 설명하고, 환자의 최종결정을 돕는 것이 적절하다.

Q. 곧 한국에서 항응고제 보험급여가 있을텐데, 프라닥사에 대한 전망은?
- 에제코위츠 :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프라닥사의 비용대비 효과성을 분석했고, 잘 조절이 되지 않은 와파린과 비교했을 때 프라닥사가 환자들의 뇌졸중 발생 위험과 입원율도 줄여주기 때문에 확실한 비용효과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년이나 된데다, 다른 약제와 비교해도 너무 싼 와파린보다는 고가일 수밖에 없으나 장기적인 측면에서의 따져보면 확실히 이점이 많다.

- 김성순 : 프라닥사 같은 새로운 항응고제가 제공하는 이점이 많기 때문에 의사로서 많은 환자에게 빨리 처방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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