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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대화 마다 않는 '학교 엄마'

소통과 대화 마다 않는 '학교 엄마'

  • 김영숙 기자 kimys@doctorsnews.co.kr
  • 승인 2012.01.1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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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아 연세의대 교수..졸업생이 뽑은 '올해의 교수상' 세번째 선정

 
연세의대 본과 4학년생들은 매년 졸업을 앞두고 '올해의 교수상(敎授像)'을 선정·발표한다.

"언제나 따뜻하고 자상하게 저희들을 보살펴주신 것에 감사드리고, 선생님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본받아 휼륭한 의사가 되겠습니다"는 교수상의 문구에서 보듯 그들이 롤 모델로 삼을 존경하는 스승·존경하는 의사상을 선정하는 의식이다.

기초와 임상에서 각각 1명씩을 선정·시상하는 전통이 30여년 이어져 그동안 수상자는 60 여명선. 600여명의 연세의대 교수 가운데 10% 남짓 만이 이 상을 받은 셈인데 강의상·업적상 등 교내에서 주는 많은 상이 있지만 제자들이 존경하는 사도상으로 꼽는 만큼 교수들이 선망하고, 수상 교수들로선 큰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한번 받기도 힘든 이 상을 무려 세번 수상하는 교수가 나왔다. 주인공은 해부학교실의 박경아 교수(한국여자의사회장). 이미 두번의 수강 경력이 있는 박 교수는 "깜짝 놀랐다. 제자들이 준 최고의 선물"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올해의 교수상'을 2번 받은 교수가 박 교수를 포함해 세 분 정도로 안다. 그런데 세 번째(1993년·2008년·2012년) 수상이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이미 두 번을 받은 상태라 이번은 예상을 못했다. 사실 지난해 여러 상의 후보자로 올라갔는데 수상하지 못해 상복이 없나 보다 했는데 제일 영예로운 상을 받았다. 한편으로 혼자 3번씩 받아 후배 교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요즘 인기 프로인 '나는 가수다' 처럼 명예졸업제가 도입됐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본받고 싶어하는 교수상으로 꼽았다. 비결이 있나?

지난 10여년간 내 아이들과 비슷한 연배의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내 자식 같다는 생각을 해왔다. 의대 학생들도 과도한 학업부담 때문에 힘들어 한다. 또 지방에서 올라와 기숙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부모와 떨어져 있어 자칫 방만해지기 쉽다.

학생들에게 스스로를 '학교 엄마'라고 칭하는데 지방 학생들에겐 떨어져 있는 엄마를 대신해 역할을 해왔다. 의과대학 상담위원회 위원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만나거나 문자를 통해 격려해 왔는데 이런 면이 학생들의 마음에 다가간 것 같다.

-2012년 의사로서 첫 걸음 내딛는 졸업생들에게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늘 하는 이야기지만 올 사은회 때도 같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첫째 마음이 따뜻한 의사가 되라는 것이다. '실력이 좋으나 까칠한 의사' 보다는 '실력이 보통이라도 따뜻한 의사', 둘 중 선택하려면 단연 후자를 추천하고 하고 싶다. 아픈 환자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사실 병은 저절로 치유되는 경우도 많다.

이때 의사의 역할은 환자가 병을 이겨나가는데 옆에서 보조하고 리드하는 역할이다. 환자의 손을 잡아주고 따뜻한 말을 건네는 의사, 환자를 존중하는 의사가 됐으면 좋겠다. 사실 누구나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자꾸 마음속에서 벗어난다. 늘 마음속에 새겨넣고 다짐해야 한다.

둘째는 끊임없이 의사로서 연마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학생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누누이 말하는데 이때 공부의 의미는 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공부 가 아니다.

의사로서 알아야 할 것을 놓쳐 오진한다면 환자에게는 치명적 트라우마로 남는다. 또 의사는 '졸업후 공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내기 의사들이 명심했으면 한다.

세번째는 남학생들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군대 가면 보통 군복부기간 동안을 '썩는다'고 표현하는데 이 기간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제자 중에 최전방에 배치된 학생이 있었는데 아버지께 매주 뉴스위크를 보내달라고 청해 매주 뉴스위크를 거르지 않고, 열독해 영어도사가 됐다.

제대후에는 캐나다의 유수 대학병원에 레지던트를 지원해 곧바로 자신의 뜻을 이룰수 있었다. 무엇이든 열중할 수 있는 것을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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