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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안된 의학정보 국민건강에 위해

검증안된 의학정보 국민건강에 위해

  • 조명덕 기자 mdcho@kma.org
  • 승인 2002.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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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인후과학회, MBC에 반론보도 요청

최근 방송사들이 오락프로그램을 통해 흥미위주의, 검증되지 않은 의학·건강 지식을 무분별하게 방송해 국민건강에 대한 위해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MBC에 반론보도를 요청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MBC TV는 지난달 30일(오후 6시10분∼7시40분) 연말특집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건강보감' 코너를 통해 지난해 시청자들의 호응이 가장 좋았던 내용이라며 `물로 하는 코 세척법이 감기예방의 비법'이라고 설명하고 매일 다섯번씩 시행할 것을 권유한 바 있다.

한의사 김소형씨(서울 강남·사랑의 한의원)를 중심으로 개그맨 이경규씨와 탤런트 조형기·김보성씨가 진행하는 이 코너에서 특히 조씨와 김씨는 시원한 물을 코로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 방법이 효과적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를 시청한 코질환 환자가 이 방법을 따라한 후 후유증에 대한 문의를 받은 이비인후과개원의협의회 회원이 이비인후과학회에 대책마련을 제기한 것을 비롯 이를 따라한 후 코질환이 생긴 환자의 문의가 속출하고 있어 이비인후과 개원가에서는 이로 인한 피해상황을 수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비인후과학회는 ▲물을 코로 들이마실 경우 코의 섬모운동에 지장을 주며 ▲체온보다 낮은 물이 코로 들어갈 경우 낮은 온도에 의해 코점막의 과민성이 증대돼 비염은 물론 심폐기능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고 ▲어린이가 이를 따라하다가 물이 기도로 들어가면 흡인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이관을 통해 중이로 역류해 중이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MBC가 이같은 위험성에 대해 일체의 경고나 주의없이 그대로 방영, 시청자들이 이를 감기예방의 비법으로 오인해 지속적으로 모방할 경우 코의 정상생리를 손상시키는 등 국민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와전된 의학 지식이 올바른 국민건강 지식 향상을 저해할 것이라고 통박했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코세척법을 같은 시간대에 같은 분량의 시간으로 이비인후과학회의 자문을 받아 방영해 줄 것을 요청한 학회는 반론보도 방영시 자막과 진행자의 설명을 통해 ▲물로 하는 코세척법의 위험성 ▲올바른 코세척법 ▲향후 비과학적이고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다루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 내용을 삽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에 앞서 김소형 한의사는 이비인후과개원의협의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오해의 소지 및 학술적으로 미흡한 점을 시인했으며, 코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전문지식이나 임상경험 없이 재미동포 산부인과의사의 개인경험을 담은 `청정건강법'이란 책을 참조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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