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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을 개량해 만든 항암제 사용 논란

한약을 개량해 만든 항암제 사용 논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1.04.2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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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임상중인 약 대량 판매 혐의 강동경희대병원 수사
강동경희대병원, "임상중인 약, 판매도 사용한 적도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청과 강동경희대병원이 한약을 개량해 만든 임상시험(현재 2상시험) 중인 천연물신약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식약청은 안전성·유효성이 확보되지 않은 약을 환자에게 판매한 것을 문제삼고 있으며, 강동경희대병원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태가 빚어진 것은 식약청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이 2010년 11월 23일 "임상시험약인 'AZINX75'를 허가를 받지 않고 병원 약국을 통해 대량 판매해 거액의 이익을 챙겼다"는 이유로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암센터를 급습하면서 시작됐다.

식약청 조사단은 한방암센터가 옻나무 추출물을 캡슐형태로 만든 미허가 의약품을 외부 식품업체를 통해 대량 생산해 암환자에게 고가에 판매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청은 '임상시험약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수사를 시작했고, 현재는 15년 이상 사용하던 한약(넥시아;이성환)까지 미허가 의약품으로 몰아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약청 조사단 관계자는 "현재 계속 수사를 하고 있고, 수사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얘기를 해줄 수 없다"며 수사결과를 기다려달라고만 했다.

그러나 식약청 수사가 최근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슈가 되자 그동안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던 강동경희대병원은 지난 4월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방암센터에서는 임상시험 신청중인 약을 판매한 적도, 사용한 적도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AZINX75'는 한약이 아니라 양방 임상신약 후보약이고, 임상시험 등록 환자에게 무료로 공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동경희대병원에 따르면 문제가 되고 있는 '넥시아'는 옻나무 추출물을 한방원리에 의해 만든 한약제이고,'AZINX75'는 천연재료(옻나무)를 사용하지만 한약을 개량해 임상시험(2상 시험 중)을 거치고 있는 천연물신약이다. 옻나무에서 원료를 얻고 있기 때문에 동일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한약과 양약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전혀 다른 약이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청은 처음에는 'AZINX75'가 불법적으로 유통됐다는 이유로 조사를 벌이다가 이제는 한약인 넥시아까지 수사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게 강동경희대병원측의 설명이다.

최원철 강동경희대 한방안센터장은 "넥시아는 여러 교수들이 15년 이상 한의학에서 사용을 해오고 있는 한약으로 한의약육성법 4조 취지에 따라 과학화·표준화를 위해 QC를 감리기관의 계약을 통해 감리 및 감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AZINX75'는 양약 임상시험약이기 때문에 한의사나 한방관련자는 양방 임상시험약에 대한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병원 약국을 통해 판매됐다는 영장 사실은 잘못된 것"이라며 식약청이 두가지 이유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일각에서는 한방병원에서 직접 조제되는 한약에 대한 관리·감독을 식약청이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2009년 양승조 국회의원은 "한방병원에서 원외조제시설을 갖추고 한의사가 약을 직접 조제하도록 한 것을 법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또 "원외탕전실에서 환·고·캡슐제 등을 조제할 수 있다는 복지부 유권해석은 의약품 제조행위에 관한 약사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번 식약청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한방병원에서 의약품 제조권한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향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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