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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청구 누명 쓰고 살 수는 없었다"

"부당청구 누명 쓰고 살 수는 없었다"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1.04.1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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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복지부·심평원 상대 소송에서 이긴 김 모 원장

부당청구를 했다는 이유로 의사면허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가 소송을 통해 누명을 벗은 김 모 원장(전 K의원). 판사의 "원고 승소" 판결에도 의외로 담담한 모습을 보인 김 원장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그 동안의 마음 고생을 쏟아냈다.

재판에서 이긴 소감은?
- 기쁘다. 나 혼자만의 승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모든 의사들의 승리다. 우리 의사들이 얼마나 결백하고 청렴한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부당청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받았다. 그동안 얼마나 억울했나?
- 심평원의 삭감기준이라는게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이다. 한 번 현지실사에 걸리면 빠져나가기 힘들다. 대부분 의사들은 억울해도 그냥 참고 살 수밖에 없다. 나는 그럴 수 없었다. 모든 사실과 정황을 낱낱이 밝혀서 결백을 입증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을 텐데.
- 잘못된 행정처분으로 인해 당사자는 정신적·육체적으로 고통받고, 한 가정의 경제가 망가졌으며, 제 3자인 병원 직원의 일할 권리까지 빼앗아 가버렸다. 이번 일본 지진 사태를 보면, 지진 자체 보다 더 무서운게 쓰나미 아닌가? 심평원의 현지실사가 꼭 그렇다. 실사의 후유증은 너무도 악랄했다.

의원은 왜 폐업한 것인가?
- '부당청구 의사'로 낙인 찍힌 채 산다는건, 의사로서 참기 어려운 모욕이다. 의사의 명예가 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완전 승소할 때까지는 절대 진료실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각오로 폐업을 한 것이다.

심평원장을 만날 계획이라고 들었다.
- 곧 만나겠다. 만나서 따질 것이다. 무분별한 현지실사가 멀쩡한 의사를 범죄자로 만들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실태에 대해 강력히 항의할 것이다. 심평원 직원들 조차 '현지 조사 나가보면 부당청구는 거의 없고 대부분 착오 청구'라고 말한다. 왜 이렇게 의사들을 범법자로 만들지 못해 안달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청구 프로그램에 오류가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의○○ 프로그램'이 의외로 허당이다. 오류가 많다. 환자 내원 기록이 완전히 삭제되는 경험도 여러번 겪었다. 이번 사건에서 처음엔 자기들 실수를 인정하지 않다가, 재판부 서면 답변에서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문제는 프로그램 오류에 대해 자기들도 그 이유를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계획은?
- 다시 개원해야 하지 않겠나? 무직으로 몇 년이나 보냈는데…. 다시 개원하려면 돈을 빌려야 하는데, 무직자한테 은행에서 신용대출 해줄런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 그동안 나를 성원해 주신 동료·선후배 의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제부터 복지부와 심평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준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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