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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피부염 진료가이드라인 만든다

아토피 피부염 진료가이드라인 만든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1.01.1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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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평양알레르기학회 28∼30일 전주리베라호텔서 진안포럼
민간·사이비요법 기승…식품을 의약품인양 홍보 국민 유혹

▲ 이상일 서태평양알레르기학회장
 아토피 피부염을 비롯한 환경성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진료 가이드라인 제정 작업이 추진된다.

서태평양알레르기학회가 공인하게 될 이번 아토피 피부염 진료 가이드라인은 천식·알레르기·아토피 질환을 완치한다며 환자들을 현혹하는 잘못된 민간요법은 물론 스테로이드 성분이 다량 함유된 화장품을 아토피 피부염에 특효인양 속여 어린이들과 부모들을 우롱한 일부 한의사들의 비윤리적인 행태를 근본적으로 바로잡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태평양알레르기학회는 27∼29일 전북 진안유스센터에서 진안포럼을 열고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을 위한 진료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태평양알레르기학회 진안포럼에는 아토피 피부염 연구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도날드 Y.M. 륭(미국)·히로히사 사이토(일본)·코니 H 카테라이스(호주) 교수 등이 초청돼 특별강연을 펼치며, 국내 의학자들과 그룹스터디를 통해 진료 가이드라인의 윤곽을 잡기로 했다.

이상일 서태평양알레르기학회장(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은 "현재 아토피 피부염 진료 가이드라인이 전무한 실정"이라며 "특히 국제 가이드라인조차 없어 혼선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세계에서 처음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진료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국내 학계 전문가들과 한국형 진료 가이드라인을 완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태평양알레르기학회가 아토피 피부염 진료 가이드라인 제정에 착수하게 되면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산하 '아토피 피부염연구회' 차원에서 추진해 온 아토피 피부염 치료 가이드라인 제정작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열린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유재중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05∼2009년 환경성질환자 현황'에 따르면 아토피·비염·천식 등 환경성질환자는 2005년 730만명에서 2009년 890만명으로 22.5% 증가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2005년 119만 명, 2006년 111만 명, 2007년 112만 명, 2008년 112만 명, 2009년 108만 명 등으로 파악됐다. 2009년을 기준으로 108만 명에 달하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 가운데 0∼9세 환자가 58만 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70세 이상 환자는 2만 3979명이었다. 알레르기 비염질환자는 2005년 380만명에서 2009년 544만 명으로 5년새 42.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천식질환자는 2009년 241만명으로 2005년 보다 5.4% 증가했다.

환경성질환자가 증가하자 환경부는 2007년 전국에 11개 환경보건센터를 지정한데 이어 2008년 아토피 치료를 국정과제 중 하나로 정하고, '환경보건법'을 제정하는 등 정부 차원의 관리에 착수했다. 환경부는 2009년 환경보건정책관실을 신설, 환경성질환을 전담하는 행정조직을 구축했다. 민·관·학 전문가들도 환경성질환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환경보건센터협의회(회장 이상일·성균관의대 교수)를 구성하고, 환경성질환포럼을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협의회에는 환경부가 지정한 전국 11개 환경보건센터를 비롯해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대한산업의학회·대한소아과학회·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등 의학분야 학회와 대한건축학회·한국실내환경학회·한국환경보건학회·환경독성보건학회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환경성질환자들이 급증하자 유사·사이비의료·한방은 물론 건강식품과 식품 업체까지 앞다퉈 아토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실제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아토피'를 검색하면 과학적으로 검증된 치료에 관한 정보는 거의 없고, 환자를 유혹하는 민간·사이비 요법과 잘못된 정보가 판을 치고 있다.

00한의원은 '알레르기질환의 근본적인 해결, 재발까지 차단하는 치료, 00이라면 가능합니다'라는 홍보 문구를 버젓이 홈페이지에 게재, 환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심지어 한 식품업체는 '식품과 의약품의 경계를 허문다'는 식으로 자사가 만든 식품을 의약품인 것처럼 홍보하는가 하면 "용하다는 의원을 찾아 오늘도 전국을 방랑하는 아토피 유목민을 정착(?)시키는 일에 이제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의료기관을 폄훼하는 문구까지 동원, 장사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이 업체는 아토피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교묘한 홍보전략을 앞세워 과학적인 검증을 받지 않은 식품을 80만원(3박스)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계는 환경성질환자들의 상당수가 여전히 민간요법이나 과학적으로 검증받지 않은 치료법에 매달려 병을 키우거나 경제적인 손실을 보고 있다며 사이비 상술을 근절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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