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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덕틸, 미국서 철수…식약청도 재검토 착수

리덕틸, 미국서 철수…식약청도 재검토 착수

  • 김은아 기자 eak@doctorsnews.co.kr
  • 승인 2010.10.10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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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심근경색·뇌졸중 위험 증가" 결론…애보트 자발적 회수 결정
식약청 13일 중앙약심 열어 시판중단 등 논의…'판매유지' 결정 번복 유력

▲ 리덕틸 제품사진.
비만치료제 '리덕틸(시부트라민)'이 심근경색·뇌졸중 등을 증가시킨다는 이유로 미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지난 7월 '국내 판매유지' 결정을 했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번 미국 조치와 관련해 시부트라민 제제의 안전성을 재검토한다고 9일 밝혔다.

FDA는 현지시각으로 8일 시부트라민 제제의 판매사인 애보트가 FDA의 자발적 제품 회수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존 젠킨스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 소장은 "시부트라민(미국 제품명 메리디아)을 복용하는 사람에서 나타나는 체중 감소 정도와, 약물로 인한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의 위험을 비교했을 때 약물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유용하다는 점을 입증할 수 없다"며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이 약을 처방하지 않도록 권고되며, 환자들은 이 약물의 복용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FDA "모든 환자에서 시부트라민 안전성 의문"

이번 FDA의 조치는 유럽에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1만명을 대상으로 6년동안 진행된 'SCOUT'연구 결과를 토대로 하고 있으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리덕틸을 복용한 환자에서 비치명적 심근경색·비치명적 뇌졸중·심정지 후 소생술·사망 등이 위약군에 비해 16% 증가했다. 반면 치료군과 위약군에서 체중 감소 정도의 차이(2.5%)는 크지 않았다.

그동안 애보트는 SCOUT 환자군의 위험도가 일반적으로 시부트라민을 복용하는 환자군과 차이가 있으므로 적절한 환자군에서 사용할 경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FDA는 "다른 안전성 데이터들을 함께 고려했을 때 SCOUT연구의 결과는 모든 환자군에서 시부트라민의 안전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는 SCOUT연구의 중간 보고 결과에 따라 지난 1월부터 사용 중단 조치를 유지해오고 있다.

식약청, 13일 중앙약심…'판매유지' 결정 번복?

한편 식약청은 9일 미국 내 시부트라민의 자발적 시장 철수에 따른 후속 조치로 시부트라민의 안전성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식약청은 오는 13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시판중단 등 국내 조치방안을 논의한다.

미국에서 '제품 철수'란 고강도의 조치가 있은 만큼 국내에서도 동등한 수준의 조치가 뒤따를 것이 유력하지만, 이미 7월 20일 '판매유지' 조치를 결정한 식약청이 불과 3개월만에 이를 번복할 경우 신뢰도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초 식약청은 "처음부터 미국과 관계없이 독자적인 결정을 내릴 계획이었다"며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이와관련 한국애보트는 "각국 보건당국과 논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게 본사의 입장"이라며 "국내 식약청에 미국 조치와 관련한 내용을 즉시 전달했고, 검토 결과가 수일 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재의 허가사항에 따르면 시부트라민 제제는 비만관리의 보조요법으로 1년 이상 장기 사용할 수 없으며, 약물 치료 시작 후 3개월 이내 체중 감량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약물 투여를 중지해야 한다. 또 중추성 체중감량제 또는 중추성 정신신경계 약물과 병용투여할 수 없다.

비만치료제 시장 치명타…학계 "신중한 접근 필요"

지난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1000억원에 이른다. 이중 리덕틸을 비롯한 시부트라민 제제는 약 500억원대로 가장 비중이 높다(유비스트 자료 기준).

현재 국내에서 허가된 시부트라민 제제는 38개사 56개 품목이며, 오리지널 의약품인 '리덕틸'(애보트)과 국산 개량신약 '슬리머'(한미약품)·'실크라민'(종근당)·'엔비유'(대웅제약)·'슈랑커(동아제약)'·'리덕타민'(유한양행) 등이 대표적이다.

만일 국내에서 시부트라민 제제가 철수한다면 향정신성 의약품을 제외한 비만치료제로는 '오르리스타트'(대표 제품명 제니칼)가 유일하다. 하지만 오르리스타트의 경우 지방변 등의 부작용으로 국내 환자에서는 처방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

기대를 모았던 비만치료제 '아콤플리아(리모나반트·사노피아벤티스)' 등은 2008년 국내 출시도 되기 전에 신경정신계 안전성 문제로 퇴출된 바 있다.

유순집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며 "식약청이 그동안 허가사항을 강화하고 7월 판매 유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안전성 자료를 충분히 검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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