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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바이러스제 많이 쓴다고 내성 안 늘어"

"항바이러스제 많이 쓴다고 내성 안 늘어"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10.02.2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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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케마츠 히데유키 후쿠오카 하라도리병원 임상시험과장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인플루엔자는 매우 친숙하지만, 항바이러스제는 그렇지 못하다.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의 대유행으로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세계 항바이러스제 처방량의 약 75%를 소화하고 있는 일본의 바이러스성 전염병 전문가를 만나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GSK가 주선했다.


-일본에서 항바이러스제를 많이 사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일본에서는 인플루엔자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다. 해마다 유행하고, 많은 희생자를 낳기 때문이다. 특히 항바이러스제는 인플루엔자에 굉장히 효과적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인플루엔자에 걸렸을 때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길 원한다.

예를 들어 평소에 건강하던 사람이라도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3~5일 정도는 요양해야 하는데,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할 경우 2일 정도면 증상이 회복되기 때문에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노인이나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에서는 폐렴과 같은 합병증을 줄이는 효과도 크다.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는 또하나의 큰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확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가정 내 감염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항바이러스제의 사용 여부에 따라 감염률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항바이러스제를 많이 쓰면 내성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있다.

그렇지 않다. 타미플루를 많이 쓴다고 해서 내성 바이러스가 유도되는 것은 아니다. 내성 바이러스는 내성 박테리아와 성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여러 바이러스 종류 중에서 타미플루가 잘 듣지 않는 바이러스가 최근 들어 크게 유행하고 있는데, 이들에서 나타나는 아미노산(H274Y) 변이는 타미플루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아직 모른다.

오히려 인플루엔자 감염 이후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항바이러스제를 신속하게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러스 증식은 이후 1~2일 이내 이미 절정에 이르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고 3~4일이 지난 뒤에 치료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반면 발열이 나타난지 48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할 경우 투여시점에 관계없이 발열 기간이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바이러스제는 어떻게 예방과 치료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나?

현재 주로 사용되고 있는 뉴라미니다아제 억제제(NI)의 특징 때문이다. 우리 몸에 들어온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기도 상피세포에 달라붙어 세포 내에서 증식하고, 증식된 바이러스가 다른 세포로 확산되면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NI제제는 이 과정에서 증식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바이러스를 죽이지는 못한다. 이미 세포 내에 침투한 바이러스는 인간의 면역체계에 의해 제거된다. 이러한 작용 기전 때문에 항바이러스제가 인플루엔자를 치료하면서 동시에 완벽하지는 않지만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신종플루 대유행에 대비해 항바이러스제를 어떻게 사용했나?

그동안 신종플루 이전에도 신속항원검사가 폭넓게 활용돼왔기 때문에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확진된 환자에 한해 처방이 이뤄졌다. 확진 환자에서는 신속항원검사도 보험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신속항원검사가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지만, 검체를 올바르게 채취할 경우 민감도가 90%까지 나온다. 실제로 똑같은 진단키트를 사용했는데도 과거에 비해 민감도가 향상됐는데, 이는 과거에 비해 의사들의 기술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약을 복용하던 중 인플루엔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경우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하나?

인플루엔자 감염이 아니라면 항바이러스제를 더이상 복용할 필요가 없다. 인플루엔자라고 해도 대부분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한 지 3일 정도가 지나면 증상이 완화되기 때문에 정해진 5일 용량을 더이상 복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상이 없더라도 끝까지 약을 복용하는 것에 대해 좀더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는 3일 동안에만 복용하는 데 대한 연구 결과가 없기 때문에 권장되지는 않는다.

-현재 두 종류의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리렌자)가 주로 사용되는데, 두 약의 차이는 무엇인가?

두 약은 제형이 다르다는 점을 제외하면 본질적으로는 같다. 리렌자의 경우 흡입형 제제이기 때문에 흡입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사람에서는 선호되지 않고, 반대로 타미플루는 구토 등과 같은 부작용이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이는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어 약제 선택에 주의가 필요하다. 2008년 WHO는 H274Y 변이가 있는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가 큰폭으로 증가했다고 보고한 바 있으며, 2009년 일본전염병감시센터는 일본에서 A(H1N1)형 바이러스 분리체의 99.5%가 H274Y 변이 바이러스라고 발표했다.

신종플루의 경우 타미플루와 리렌자 모두 효과적이지만, JPA(일본임상내과의사회)의 Flu Study에 따르면 타미플루는 H274Y 변이가 있는 내성 바이러스에는 다소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어떤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지, 그 바이러스에 잘 듣는 항바이러스제가 무엇인지를 고려해야 하고, 이에대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감시 연구가 수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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