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9 09:00 (월)
[약으로 본 2009 ③] 살아남은 약의 슬픔 '게보린'

[약으로 본 2009 ③] 살아남은 약의 슬픔 '게보린'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9.11.20 09:18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선경 기자 photo@kma.org

'효능'과 '안전성'은 약이 갖춰야 할 기본 요소다. 효능은 약의 탄생을 가능케하는 원동력이 되는 반면 안전성은 곧잘 약의 생명을 끝내버리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해마다 굵직한 안전성 이슈로 여러 약들이 빛을 잃었던 것에 비하면 2009년은 제약업계 입장에서 비교적 무던히 지나갔다고 볼 수 있다. '탈크 파동'이 전국을 한바탕 휩쓸기는 했지만, 약 자체에 대한 안전성 보다는 탈크에 대한 공포심이 문제의 본질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안전성 이슈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한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로 퇴출 위기에까지 몰렸던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 성분 함유 진통제가 대표적이다.

IPA 성분이 의식장애·혼수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미국 등 몇몇 나라에서는 시판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는 게 문제 제기의 이유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3월 증상개선 없이 5~6회 이상의 연속 투약과 15세 미만 소아 투약을 제한하는 선에서 안전성 검토를 매듭지었다.

살아남은 약의 그 후는 어땠을까. 대중들은 식약청의 자그마한 경고를 눈치챘을까?

IPA 성분 함유 진통제 중 가장 매출액이 큰 '게보린'의 경우 명확한 판매량 변화는 공개되고 있지 않다. 단지 몇몇 한정된 정보로 미루어볼 때 진통제 시장의 변화 움직임이 감지되는 수준이지만, IPA 성분을 함유하지 않은 진통제들이 반사이익을 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펜잘Q·암씨롱Q 등 기존 제품에서 발빠르게 IPA 성분을 뺀 리뉴얼 제품들도 눈에 띈다.

지난 3~4월 약사 143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사들은 IPA 논란 이후 74%가 단일 성분 진통제를 권한다고 응답했고, 논란에 관계없이 진통제를 선택하는 경우는 5%에 그쳤다. 하지만 환자가 원한다면 IPA 성분이 들어가있더라도 판매한다는 의견도 20%나 됐다.

여전히 선택은 상당부분 소비자의 몫으로 남아있지만, 참고할만한 정보는 충분치 않다. 일반의약품의 특성 상 임상시험 정보가 많지 않고, 하루가 지날때마다 수치가 바뀌었던 국내 부작용 사례 조사결과는 믿음이 가지 않는다. 앞으로 식약청이 의약품 부작용 보고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