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7 13:15 (토)
컴퓨터 게임으로 주의력결핍 치료한다

컴퓨터 게임으로 주의력결핍 치료한다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9.02.11 15:1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민섭 서울의대 교수, '브레인 오아시스' 임상연구 결과
약물·인지행동치료 받는 어린환자 치유·정상 어린이 집중력 향상

컴퓨터 게임을 통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가라앉힐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ADHD 어린이의 집중력을 높여주고 학교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이 컴퓨터 게임은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 등을 받는 어린이 환자의 치유를 돕는 것은 물론 환자가 아닌 보통 어린이의 집중력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대 신민섭 교수팀은 서울대 산업공학과 조성준 교수와 함께 집중력 향상 프로그램 '브레인 오아시스(Brain Oasis)'를 개발해 지난해 ADHD 진단을 받은 어린이 26명에게 브레인 오아시스 게임의 훈련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신 교수 팀은 10주 동안 서울대병원을 방문한 ADHD 어린이들에게 1주일에 한번 30분씩 연구원의 지시에 따라 브레인 오아시스 게임을 하도록 하고 충동성과 집중력 등을 체크했다.

이 결과 아이들의 주의력을 방해하는 시각 자극에 대한 아이들의 충동적 반응을 체크한 T값 점수는 훈련 전 평균 70.2 점에서 훈련 후 56.2점으로 감소됐다. 이 점수는 65점 이하라야 정상 판정을 받는다.

지속적 주의력과 주의전환 및 주의배분 능력을 평가하는 색 선로 검사에서도 어린이들의 점수는 훈련 전 42.7점이던 것이 훈련 후 50점으로 바뀌어, 정상 범위의 점수를 보였다. 습관화된 반응을 지시에 따라 의식적으로 억제해야 하는 STROOP 검사에서도 훈련 전 46점에서 55점으로 성적이 좋아졌다. 이 점수들은 T값으로서, 원 점수를 평균 50점, 표준편차 10점으로 변환한 표준 값이다.

이와 관련 신 교수는 "집중력 향상 게임만으로 ADHD를 치료할 수 없지만 약물치료와 함께 지속적으로 브레인 오아시스를 통한 주의력 훈련을 받는다면 효과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했다"며 "집중력 향상 게임은 집에서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가 보조 치료자 역할을 맡으면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계 3위의 게임대국 한국에서 대부분 어린이들이 게임을 즐기는 가운데, 게임을 통해 ADHD 증세를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이 나왔다는 것은 부모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유숙 교수(삼성서울병원 정신과)도 "ADHD에 대한 비약물 치료가 약물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증세가 오래 지속되면서 어린이의 대인 관계와 자존심 등에 문제가 생겼다면 사회심리 치료 등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DHD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수영 8관왕을 차지한 미국의 수영 천재 마이클 펠프스 때문에 세계인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7살 때 ADHD 진단을 받았고, 그의 부모는 해결책으로 수영을 시켰다고 해 화제가 됐다.

한편 지난해 학교보건진흥원이 서울의 초등학생 1만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1%가 ADHD 증세를 보였으며, 2차 검사 결과 4%가 최종적으로 ADHD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2차 검사 참여율이 낮아 실제 어린이 ADHD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국내 전문가들은 ADHD 증세 어린이가 초등학교 한 학급에 적어도 한 두 명 꼴이라고 밝혀 ADHD에 대한 심각성이 크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