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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좋은 의사를 말하다

닥터, 좋은 의사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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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0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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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툴 가완디 지음/곽미경 옮김    동녘사이언스 펴냄
1만 3000원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는 성공과 실패,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한 요건, 흥미진진한 의학적 미스터리, 실수 할 수 있는 일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가 담백하게 담겨 있다. 그러나 불합리하거나 옳지 않은 일에 관해서는 물러섬 없이 자신의 의견을 밝히면서도 자기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고 사람냄새 나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2002년 발간된 첫 책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불완전한 과학에 대한 한 외과의사의 노트>로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선정됐고 2002년 전미 도서상 최종후보에도 올랐던 아툴 가완디의 두번째 책 <닥터, 좋은 의사를 말하다>가 나왔다. 첫 책이 8년차 외과 레지던트가 환자를 진료하면서 느낀 현대의학의 오류가능성·불완전함·불확실성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이번에 나온 <닥터…>는 일반 외과의가 된 가완디가 병원에서 만난 환자의 가슴 따듯한 이야기를 통해 조금 더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한 현실적 고민에 관한 기록이다.

이 책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 사람들은 우리 가족·이웃, 더 나아가 이미 흙으로 돌아간 수많은 사람들일 수도 있다. 아툴 가완디는 레지던트 시절 낸 첫 책에서 들려준 현대의학의 불완전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숙한 시선으로 우리 주변의 사람을 말한다. 손 씻는 일을 하찮게 여기는 의사들에게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병원감염관리팀의 요코와 마리노, 병원 내 감염 문제를 시스템의 변화로 해결하려 노력하는 폴 오닐과 스터닌 부부, 소아마비 퇴치를 위해 인도 전역을 돌아다니는 인도인 의사 바트나가르, 전사자의 수를 줄이기 위해 이라크의 야전병원에서 노력하는 조지 피플스와 전방외과팀, 의료소송에 휘말린 리드 박사와 바버라 부인, 우연히 사형 집행에 참여하게 된 익명의 의료진들과 사형제도에 반대하지만 사형수들이 편안하게 가는 것을 돕기 위해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는 카를로 무소, 쿠싱 증후군이라는 불치병으로 하늘나라로 떠나간 12세 소녀 캘리, 자연 분만을 원했지만 결국 제왕절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엘리자베스 루크, 신생아들을 위해 새로운 점수 체계를 고안한 버지니아 아프가를 비롯한 산과학에 눈부신 발전을 가져온 의사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인도에서 만난 의사 모트와르 등 일일이 열거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대할 수 있다.

이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의사 가완디가 그 사람들을 알아가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는 모습 때문이다. 불치병 앞에서 어쩔수 없는 인간적인 한계를 느끼며 "의사라는 직업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능력 안의 일과 밖의 일을 깨닫는 것"이라는 저자는 오만한 현대의학에게 "새로운 실험실 과학이 인명을 구하는 열쇠는 아니다. 기존의 노하우를 실천해 치료 성과를 개선하는 초보적인 과학이야말로 인명을 구하는 열쇠"라는 화두를 던져준다.

아툴 가완디는 스탠퍼드와 옥스퍼드에서 윤리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하버드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의사이자 작가로 공중보건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하버드 보건대학원에서 공중보건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2006년에는 인류 공중보건 발전에 공헌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맥아더 펠로우십'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보스톤 브리검 여성병원의 외과의사로 근무하면서 하버드의대와 하버드보건대학 조교수로 있다(☎031-955-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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