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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논란속 바이토린 효과 재검토키로

FDA, 논란속 바이토린 효과 재검토키로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8.01.2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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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HANCE 결과 입수되는 대로…설명서 개정 조치 따를 듯
전문가들 논쟁 활발…결론 내긴 아직 이르단 의견 다소 우세

부정적 연구결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지질약 '바이토린'에 대해 미FDA가 안전성과 유효성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제품설명서 내용을 일부 개정하는 수준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지질저하의 중요성 간과하면 안돼"

FDA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토린(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 대상의 'ENHANCE' 연구결과를 회사측으로부터 제공받는 대로 이 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NHANCE 연구는 복합제인 바이토린과 심바스타틴 단독요법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다. 연구에서 바이토린은 심바스타틴에 비해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더 낮추고도 연구의 목표인 경동맥 비후도(IMT) 감소를 입증하지 못했다.

이 결과가 발표되자 "심바스타틴 단독에 비해 효과가 좋지 않다면 굳이 복합제인 바이토린을 사용할 필요가 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FDA는 바이토린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결정하고 이 사실을 공개했다. 검토에 착수하기도 전에 이런 계획을 밝힌 이유에 대해 FDA는 "대중들이 이번 연구를 저밀도 콜레스테롤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방향으로 해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검토는 약 6개월 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FDA가 최종 결과자료를 아직 입수하지도 않은 상태여서 재검토 결과는 올 해안에 발표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FDA는 재검토 후에도 그리 중대한 조치를 취할 공산이 적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FDA의 제킨스 박사는 "현재도 바이토린의 설명서에는 이 약이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킨다고만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저밀도 콜레스테롤은 심근경색이나 심혈관계 질병으로 인한 사망을 예측하는 잘 확립된 '인자(marker)'다. 이에 반해 ENHANCE 연구의 목표였던 IMT는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낮다고 FDA의 템플 박사는 말했다.

ENHANCE 연구에서 심바스타틴은 IMT를 개선하지 못했는데(IMT가 두꺼워졌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심바스타틴이 심근경색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란 점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ENHANCE 연구는 2006년 4월 종료됐지만 바이토린의 공동 판매사인 머크와 쉐링프라우가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야기했다.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오자 연구의 목표를 수정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상황이 안 좋아지자 회사측은 지난 12월 이 연구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하나의 참고자료에 불과…대상도 일반적인 환자 아니다"

바이토린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하는가하는 환자들의 문의가 일선 병의원으로 쇄도하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동시에 바이토린의 미국내 매출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다소 엇갈리고 있으나 "현재 진행중인 장기간 연구가 끝날 때까지 결론을 보류하자"란 의견이 대세로 보인다.

현재 가장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은 클리브랜드 클리닉의 스티븐 니센이다. 그는 ENHANCE 연구의 일부 결론이 발표되자 "사용을 중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요지는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로 요약된다. 즉 어떤 방식으로 지질을 감소시키느냐에 따라 임상적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단 의미다.

그는 "콜레스테롤 감소의 중요성은 대부분 스타틴 약물 대상 연구로 정립된 것"이라며 "이 결론을 (스타틴 약물이 아닌) 에제티미브에 적용하려는 것이 실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는 장기간 연구로 현재 진행중인 'IMPROVE-IT'이 끝날 때까지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도 바이토린이 58%에 달하는 저밀도 콜레스테롤 감소효과를 보인 것에 희망을 건다는 의미다.

ENHANCE 연구에 포함된 환자들이 매우 특별한 사람들이었으므로 일반적인 결론을 이끌어 내기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대상 환자들이 매우 치료하기 힘든 가족형 고지혈증 환자들로 유전자 치료까지 받고도 질병이 호전되지 않은 환자들이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듀크 임상연구소의 마이클 블라징은 가족형 고지혈증 환자들의 2년간 IMT 변화가 중립적이었다는 사실은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백상홍 가톨릭의대 교수도 "실망스러운 결과이긴 하지만 IMT 검사방법이 편견이 많이 들어갈 수 있고, 임상에서 일상적으로 만나는 환자들이 아닌 만큼 하나의 연구결과 그 이상으로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고지혈증 환자를 다루는 데 있어서 아무런 변화를 가져올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바이토린의 효능에 대한 결정적인 해답을 제공할 'IMPROVE-IT'은 2011년 종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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