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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하나로 논문 재탕 삼탕'

'연구 하나로 논문 재탕 삼탕'

  • 김혜은 기자 khe@kma.org
  • 승인 2007.11.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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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부 연구윤리심포지엄, 논문 이중게재 지적
의학계 외과·안과 간 유사논문 많아…윤리교육 필요

▲ 논문의 이중·중복게재 등 연구윤리에 대한 의학계의 자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나의 논문을 약간 변형해서 두 개 이상의 학술지에 이중게재하는 등 논문의 중복·이중게재에 관한 윤리문제가 의학계에서도 지적됐다.

의학계에서는 주로 외과·안과계 간  유관학술지를 중심으로 빈도가 높으며, 하나의 연구결과로 두 세개의 논문을 발표하는 '분할출간'이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과학기술부 주최로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계의 연구윤리 정립 노력 활성화를 위한 범 학회 심포지엄'에서 함창곡 한양의대 교수(영상의학과)는 의학분야에서의 연구 출판 윤리를 다루면서 이같이 발표했다.

국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체에서는 '이미 출판된 논문과 상당부분 겹치는 내용을 다시 출판하는 경우'를 이중게재로 정의하고 있다.

함 교수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빈번한 이중게재는 '분할출간'과 '덧붙이기 출간'이다.분할출간은 일련의 연구로 얻어진 전체 자료를 여러 개로 쪼개 여러 개의 논문을 만들어 중복출간하는 것이고, 덧붙이기 출간은 새로운 기술·기자재·약품 등이 도입됐을 때 서둘러 논문을 작성했다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증례수가 많아지면 첫 논문에 덧붙여 출간하는 경우다.

국내 의학계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이중게재에 대한 사례가 발표된 적이 없지만 외과계·안과계 등 유관학술지를 중심으로 이중게재 빈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게 함 교수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보고된 이중게재 사례는 성형외과계 학술지에서 1% 미만이고 안과계(1.39%)·마취과계(8.3%)·이비인후과(11.8~8.5%)·외과계(22.3%) 등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특히 분할출간이 52.4%로 가장 빈번했고, 두 개 이상의 학술지에 이중게재한 경우는 13.5%이고 이중게재가 의심스러운 경우도 34%에 달했다.

함 교수는 "교수업적을 주로 양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흔히 '동시투고'의 유혹을 받는데 학술지 심사기간에 따라 출판에 걸리는 시간이 달라 이중게재되는 경우가 많다"며 "저자가 새로운 논문이라고 자신하면 과거 논문의 내용을 반드시 편집인에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전 실험결과에서 사용했던 논문의 증례·사진·표 등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학술지에 있으므로 이를 함부로 사용하면 이중게재에 해당하므로 연구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며, 학교 및 학술지 편집인·심사위원들은 연구윤리에 대한 교육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옥주 서울의대 교수(의사학)는 "연구윤리정책은 학생에서부터 교수까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멘체스터대학의 '대학원생핸드북'이나 하버드대학의 교수진·연구자 대상 '그레이북'처럼 수시로 규칙을 공지·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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