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cm이상 선종 스크리닝 민감도 90%···일반 내시경과 비슷
미국서 대장암 스크리닝 검사 활용폭 넓어질 전망

방사선을 이용한 가상 대장내시경 검사(Vitual Colonoscopy 또는 CT Colonography)의 효용성을 입증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대장암 스크리닝 테스트로 널리 활용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미국국립보건연구원(NIH)이 지원한 CT Colonography에 대한 연구(ACRIN 6664)의 예비결과가 미국 시간으로 28일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대학병원과 일반클리닉을 포함해 미국 15개 센터에서 2531명의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가적인 대규모 연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상 대장내시경의 경우 직경 1cm 이상의 선종성 대장 병변에 대한 환자당 민감도가 일반 대장내시경과 동등한 수준인 90%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5mm 이상의 용종 547례(390명)가 발견됐으며, 6~9mm 용종은 392례(258명), 1cm 이상의 병변은 155례(132명)가 발견됐다． 용종의 평균 직경은 8.9mm 이고, 오른쪽 결장 29%, 횡행결장 17%, 왼쪽 결장 38%, 직장 16%에 각각 분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두고, 적어도 1cm 이상의 선종 하나 이상을 발견하는데 있어서 만족할만한 가상 대장내시경의 민감도를 측정해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가상 대장내시경은 연구기관마다 연구 결과가 다양했다는 점 때문에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돼왔다． 실제로 2003년 한 연구에서는 94~96%의 민감도가 측정된 반면 또다른 연구에서는 55~59%의 민감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도한 의료영상분야 인터넷 사이트 <AuntMinnie.com>에 따르면 주요 연구자인 메이요클리닉의 C. 다니엘 존슨 박사는 "가상 대장내시경은 중간 단계인 직경 5~10mm의 선종은 물론 1cm 이상의 선종을 발견하는데 일반 내시경과 비슷한 수행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장직장암 스크리닝 가이드라인에 대한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비침습적인 가상 대장내시경을 좀더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반 대장내시경이 결장·직장 용종을 발견과 동시에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이번 연구 참가자의 8.3%만이 같은날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6mm 이상의 용종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았다． 즉 비용·위험성·불편함 등을 고려하면 가상 대장내시경을 받은 환자의 대부분이 추가로 일반 대장내시경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존슨 박사는 덧붙였다．

미국에서 대장암은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암이고 18명 중 한명 꼴로 발병하고 있지만, 검사 대상자 7000만명 가운데 검사를 받아본 적이 있는 사람은 1/3~1/2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비록 가상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 일반 대장내시경 검사처럼 장 준비 과정을 거쳐야함에도, 새로운 검사가 보다 많은 50세 이상의 대상자들이 스크리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선 대상자 2600명 가운데 대장암 고위험군의 증상인 혈변·복통·용종 가족력 등이 있는 사람은 제외됐다． 또 가상 대상내시경 검사자는 500례 이상의 판독 경험을 가지고 있거나 하루 반나절 동안의 교육을 이수한 뒤, 1cm 이상 선종을 50례 중 90% 이상 발견해야 하는 시험을 통과해야만 했다．

검사 장비로는 주요 장비 업체의 16채널 이상 CT가 사용됐으며, 절반 이상에서 64채널 CT가 사용되고 2D 또는 3D 영상으로 구현됐다． 2D(87%)와 3D(88%)간 민감도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김은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