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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로봇'이 선보인 새로운 세계

닥터 '로봇'이 선보인 새로운 세계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7.09.2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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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10여대 한국 상륙 새로운 트렌드 형성
국산 수술로봇 개발연구…의료산업화 촉진 전망

닥터 로봇이 펼친 새로운 세계 

수술실에 로봇 시대가 도래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2005년 처음 수술 로봇인 '다빈치'를 도입한 이후 올 5월 영동세브란스병원, 7월 고려대 안암병원을 시작으로 9월 서울아산병원과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10월 분당 서울대병원, 올해 말 삼성서울병원 등이 줄줄이 도입했거나 도입할 계획이다.

세브란스병원이 도입을 결정한지 불과 2년 만에 로봇수술이 대중화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속도다. 도입 당시 과연 비싼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로봇수술 시장이 형성될 것인가로 논쟁을 벌였던 의료진들이 빠른 대중화 속도에 머쓱해질 정도다.

다빈치를 만든 미국의 인투이티브사도 한국의 폭발적인 로봇수술 붐에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 1997년 다빈치를 첫 시판한 이래 전 세계에 400대 이상을 팔았지만 아시아에서는 30여대를 겨우 넘겼을 뿐이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에 한국에 팔거나 팔 계획인 다빈치만 10여대에 이른다. 첨단과 새로운 것들에 대한 수용 속도가 빠른 한국인의 특성이 의료에도 나타난 결과다.

하지만 새로운 의료기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사회제도적인 여건은 미흡하다. 특히 전 국민 건강보험체계에서 고가의 신의료기술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직된 한국 보건의료체계도 넘어야 할 산이다. 너도나도 다빈치를 들여 놓으며 로봇수술 시장이 과열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100% 수입품이라 할 수 있는 다빈치를 대체할 만한 국산품 개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우정 연세의대 교수가 카이스트(KAIST) 연구진과 동물실험을 통해 한국형 다빈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술보조에서 수술하는 로봇까지

로봇이 의료분야에 도입된 것은 1992년 미국의 '로보닥'이 처음이었다. 로보닥은 컴퓨터에 입력된 환자의 뼈와 인공 관절의 해부학적 상태를 분석해 삽입할 인공관절을 수술현장에서 정확히 가공했다.

하지만 로보닥은 환자의 배속으로 들어가 조직을 절제하고 봉합하는 등의 직접적인 수술을 담당한 것은 아니었다. 엄밀히 말해 로보닥은 수술보조 로봇이지 '수술하는' 로봇은 아니었다. 보조로 머물던 로봇이 수술하는 로봇이 된 것은 순전히 복강경 수술의 발전 덕이다.

다빈치를 포함해 미국 '컴퓨터모션사'가 개발한 '이솝'·'제우스'·'헤르메스'등이 로봇수술기로 속속 개발됐다. 그 중 헤르메스와 다빈치는 로봇팔을 이용한 수술로봇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결국 로봇팔을 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3차원적인 시야를 제공하는 다빈치가 제우스를 밀어냈다. 제우스를 생산하는 '컴퓨터모션사'는 몇해 전 인투이티브사에 합병되면서 로봇수술 시장은 다빈치 독점체제가 됐다.

2005년 7월 1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는 한국 최초의 로봇수술이 시술됐다. 로봇수술센터장인 이우정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외과)는 전자게임기의 조이스틱같은 조정관을 잡고 수술대와는 3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담낭절제술을 시술했다.

다빈치는 조이스틱을 통해 의사의 동작을 로봇팔에 전해 그대로 재현하는 시스템이다. 보통 수술 부근 부위에 4개의 구멍을 내고 한개의 구멍에는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스코프를, 3개의 구멍으로는 로봇팔을 각각 넣는다.

수술의사는 마치 자동차 운전을 하듯 조정관에 앉아 두개의 조이스틱을 양팔로 잡고 네개의 페달을 밟아 가며 수술한다. 개복을 하지 않아도 돼 회복기간이 빠르고로봇팔의 기계적인 정확한 움직임으로 현재 미세한 테크닉이 요구되는 비뇨기계 수술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정병하 연세의대 교수(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는 지난 5월, 전립선 및 정낭 적출술을 시술하고 나서 "신경과 혈관총의 훼손없이 적출할 수 있었다며 정교한 수술로봇이 아니었으면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로봇수술의 정교함을 칭찬했다.

그렇다고 로봇수술이 비뇨기계 수술에만 적응증을 가진 것은 아니다. 도입 18개월 만에 200례 수술건수를 올린 세브란스병원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전립선암이 106례, 위암이 45례, 자궁암이 19례, 식도암 10례, 심장수술이 6례로 거의 모든 수술에 로봇이 활용되고 있다.

이우정 교수(세브란스병원 외과)는 수술비용 대비 효과를 따지지 않는다면 쌍꺼풀 수술과 같은 미용성형 수술도 가능하다고 말할 정도다.

▲의료진은 게임기의 조이스틱같은 조정관을 잡고 4개의 페달을 이용해 다빈치의 동작을 구현한다.

 대당 25억, 한해 100건 넘겨야 본전?

하지만 로봇수술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기기값이 대당 25억원에 이르는 고가인데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는 일반 수술 비용의 3~4배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처음 다빈치를 들여놓을 당시 세브란스병원 일부 경영진은 2~3년 안에 기기값을 뽑을 수 있을지 우려하기도 했다. 예상 외의 폭발적인 시장 반응으로 세브란스병원은 손익분기점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5~6개의 병원에서 10여대의 기기를 동시에 운영할 경우는 어떨까. 병원간의 경쟁으로 수술비가 낮아져 후발 주자들이 손익분기점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고 로봇수술 시장이란 새로운 블루칩이 형성되며 시장의 규모가 전반적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일단 2005년 도입한 다빈치의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며 성공적으로 운영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병원은 로봇수술은 곧 세브란스병원이라는 이미지를 고착화시키는 전략으로 새로 도입한 다빈치의 손익분기점도 2년 안에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올해 말부터 로봇수술을 본격 시작할 삼성서울병원은 상대적으로 늦은 출발에도 자신만만한 케이스이다. 삼성서울병원이 믿는 것은 브랜드파워. 삼성서울병원의 한 관계자는 "비록 출발이 늦었지만 삼성서울병원이란 브랜드파워가 있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을 곧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내년 1월 암센터 건립도 추진하는 만큼 다빈치의 적응증이 되는 전립선 암환자나 기타 암환자가 몰릴 것이란 전망도 이같은 긍정적인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서울 강남권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고급의료를 선호하는 환자층이 두터운 것도 경영적인 측면에서 장점이다.

이번 9월부터 수술에 들어간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은 로봇수술과 관련해 삼성서울병원 보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림대의료원측은 5개 브랜치 병원을 동원해 로봇수술을 희망하는 환자들을 적극 발굴한다는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의료원은 한해 100건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으며 브랜치 병원들의 도움을 얻는다면 목표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직접적인 수익이 기대에 못미칠 경우를 대비해 간접적인 수익효과도 고려하고 있다. 수술로봇 도입에 관여한 이영구 교수(비뇨기과)는 "만일 직접적인 수익을 내지 못한다 하더라도 의료원의 이미지 개선에 다빈치가 기여하며 창출되는 간접적인 수익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빈치를 도입해 최첨단 병원으로서의 이미지를 얻고 이런 이미지가 타 분야의 환자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다. 다빈치의 적응증을 비뇨기과는 물론 모든 과의 수술로 넓혀 시장창출을 자체적으로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다수의 의료기관이 다빈치를 도입하며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쟁을 고려한 자세다.

이들 병원이 다빈치 도입을 전격 결정했다면 아직도 도입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는 의료기관도 다수 있다. 서울지역의 한 대학병원은 최근 다빈치 도입을 적극 고려했던 자세를 바꿔 도입을 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아직 도입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선점효과도 없고 브랜드파워에 기대지도 못한 상태에서 병원 경영에 부담만 줄 것이란 우려가 내부에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입했거나 도입을 결정한 의료기관들은 경영 전망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들 기관들은 모두 한해에 100건의 수술을 손익분기점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 정도는 가능하다는 자체 판단이다.

이우정 교수는 "미국에만 다빈치가 500대가 운영되고 있다. 미국과 한국 시장의 규모를 비교해 보면 한국에서 10여대가 운영되는 것이 과잉경쟁을 유발한다고까지 보여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영구 교수 역시 "미국의 경우 전립선암 수술의 60%를 다빈치가 담당하고 있다며 한국도 한해 1000여건의 전립선암 수술을 시술하는 만큼 적정한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재 세브란스병원의 독점체계에서 형성된 700~1500만원의 수술비가 낮아질 경우, 몇몇 병원들은 수익 맞추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조정관을 잡은 의료진(사진 왼쪽)이 3미터 정도 떨어진 수술대 위의 환자를 원격수술하고 있다.

 나는 '기술'에 기는 '제도'

수술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거나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반해 관련 규정이나 법규가 미비한 것도 문제다.

현재 심사평가원은 로봇수술을 신의료기술 항목으로 묶어 전액 비급여로 처리했다. 3년마다 신의료기술 인가와 관련해 심사를 받게 된다.

일부에서는 로봇수술이 최신기술이며 다른 대체 수술이 있기 때문에 비급여가 적절하다고 하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문제는 급여여부 보다는 로봇수술과 관련한 규정이 전혀 없다는 데 있다.

당장 로봇수술 관련 의료진들이 로봇수술을 하다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일반 수술에 비해 불리한 판결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일반수술이 있음에도 로봇수술을 시술했을 경우, 로봇수술이 우월하거나 의료사고율이 낮다거나 하는 근거가 필요하나 아직 충분한 데이터는 확보하지 못했다.

천준 고려의대 교수(안암병원 비뇨기과)는 "의사의 손동작을 로봇팔이 원격으로 구현하다보니 새로운 의료형태를 법원이나 사회가 어떤 시각으로 볼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로봇수술과 관련해 적응증이나 사용규정을 레귤레이션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는 로봇수술을 특정 횟수 이상 경험한 의사만이 주도적인 수술을 할 수 있게 했으며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인들의 자격기준도 자체적으로 만들었다. 환자 적응증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갖춘 것은 물론이다. 첫째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고 이면에는 의료소송에 대한 대비라는 지적이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올해 로봇수술을 시술하다 일반 개복수술을 한 환자에게 로봇수술비를 청구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로봇수술 비용이 고스란히 날린 사례다. 원칙적으로 수술비용을 청구해야 했지만 관련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분쟁을 일으킬까봐 손해를 감수했다.

이우정 교수는 이제 5~6개의 병원이 다빈치를 도입하거나 도입키로 했으므로 관련 진료 자료들을 공유해 일정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준 교수는 "로봇수술을 담당하는 의료기관의 책임자들이 모여 관련 정보교류를 하고 각종 규정을 만들기 위한 학회와 같은 조직을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이런 조직을 만들거나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현재 다빈치를 도입한 병원들은 교류 필요성에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교류의 길은 멀기만 하다. 세브란스병원은 로봇수술 도입 기관이 늘어나는 것에 맞춰 올해 트레이닝센터를 만들고 2005년 도입한 다빈치를 임상에서 교육용으로 전환했다.

도입을 결정한 병원들이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연수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의도였다. 또한 자연스럽게 도입 병원들의 교류의 장을 만들겠다는 의도도 있었다. 그러나 타 병원들의 교육 의뢰가 없어, 최근 다빈치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아시아권 의료기관의 의료진들을 트레이닝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타병원들이 세브란스병원에서 트레이닝을 받기 보다는 수술사례도 많고 자료 축적된 해외 의료기관을 선호하기 때문이며 병원간의 자존심 문제로 세브란스병원에서의 연수를 꺼린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그러다보니 서로 교류할 장이 마련되지 못한다는데 있다. 로봇수술과 관련한 교류가 더뎌진다는 것은 모든 도입 병원들은 물론, 환자들에게도 손해라는 공감대가 하루빨리 형성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수술의 시술 허가와 관련해 식품의약청의 느린 대응도 아쉬움을 사고 있다. 지난해 1월 영동세브란스병원은 다빈치를 수술실에 들여 놓고도 식약청의 허가가 늦어져 5월이 돼서야 첫 환자를 수술할 수 있었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는 도입 이후 수술까지 3개월이 걸렸다. 현재 다빈치의 업그레이드 주기는 2~3년 정도로 꼽힌다. 짧게는 2년 안에 대당 25억원의 기기값에 걸맞는 수익을 뽑아야 한다. 기계의 감가상각이 빠르다는 의미다. 그런 면에서 도입 후 5개월을 묵혀뒀다는 것은 병원 입장에서는 속이 새까맣게 타는 상황이다.

안암병원의 경우는 로봇팔에 부착하는 각종 기구에 대한 허가가 나지 않아, 현재 허가가 난 기구에 한해서 수술하고 있다. 다빈치와 다빈치에서 쓰는 기구들은 모두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FDA의 허가가 난 것들이다. 물론 식약청이 자체적인 검사를 거쳐야 하지만 그 허가 기간과 과정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형 다빈치를 만들어라

엄청난 기기가격으로 수익에 대한 우려가 많았던 다빈치를 전격 도입한 것은 지훈상 연세대의료원장의 결심이 크게 작용했다. 지 의료원장은 새 세브란스병원을 열며 고급의료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 판단, VIP병동과 다빈치를 도입했다. 한해에 100례 정도를 하면 될 것으로 내다봤는데 두 배에 이르는 200례의 수술을 기록했다.

지 의료원장은 "다빈치를 통해 우리나라의 숨겨진 고급의료에 대한 수요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일부 부유층만 로봇수술을 받는 것은 아니다. 입원실은 6인실을 선택하면서 로봇수술을 원하는 환자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비용이 700~1500만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꽤 두터운 수요층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특성상 자신의 생명과 직결된 수술비용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로봇수술을 받는 계층이 광범위하다 보니 수술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술비용을 낮추는 것은 크게 두 가지 방안이 있다. 건강보험공단이 로봇수술을 급여화하는 것과 기기를 국산화하는 방법이다.

우선 급여화에 대해서는 건강보험관계자나 의료계 모두 반대하는 편이다. 건강보험 관계자의 경우 의료재정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며 의료계는 급여화되면서 낮은 수가와 삭감 등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의료기기를 국산화하는 방안만 남는다.

현재 다빈치를 만드는 인투이티브사는 수술로봇 시장에서는 독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독점체제에 대한 소비자의 목소리는 수술로봇 시장에서 찾아보기가 힘들다. 일단 인투이티브사는 몇 해 전부터 다빈치의 가격을 매해 2~3억원씩 올리고 있다. 업그레이드 비용이라고는 말하지만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구입하는 입장에서는 할말이 없다.

로봇팔에 장착하는 각종 수술 기구를 10회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프로그램화한 것도 지나친 처사라는 지적이다. 환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말하지만 로봇팔에 장착하는 기구를 몇 회 사용할 것인지는 해당 의료기관이나 의료진에 맡기는 것이 더욱 적절해 보인다.

로봇팔에 장착하는 기구가 대략 수백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기기를 교체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국내 의료기관들은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불만이면 사지 말라는 소리를 들을 판이기 때문이다. 국산화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현재 카이스트(KAIST)와 이우정 연세대 교수는 다빈치와 같은 의료용 수술로봇 개발을 위한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이 교수는 수술로봇을 생산하기 위한 회사 '래보'도 9월초 설립했다.

2년 정도 지나면 다빈치를 카피한 국산 수술로봇 시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봇 강국인 일본은 다빈치 수준의 수술로봇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초기단계다.

이 교수는 고부가가치 상품인 수술로봇을 개발하는 것은 의료산업화를 이끄는 또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말한다. 생산되는 국산 수술로봇은 이미 10여대의 다빈치를 수입한 국내보다 아시아권의 다른 나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국내 로봇수술 시장이 예상보다 커진다면 국내 시장에도 주력할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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