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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명월에서 클래식을 듣다"

"청풍명월에서 클래식을 듣다"

  • 이석영 기자 lsy@kma.org
  • 승인 2007.08.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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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

음악 듣는게 취미인 의사들 많다. 특히 클래식 음악 마니아가 적지 않다. 그럼 클래식 음악 전문서적을 여러권 쓴 의사가 있다면. 별로 놀랍지 않다고? 이건 어떤가. 예술의 전당 같은 유명한 문화공간에서 고전음악 강연을 하고, 일년에 6~7번씩 유럽에 나가 오페라 공연을 보고 온다면? 좋다. 아예 병원 때려치우고 클래식 음반 전문매장을 차렸다면? 음악이 더이상 취미가 아닌 삶의 전부인 의사, 박종호 원장이 여기 있다.

 

▶고전음악에 환장한 전공의

"음악회 스케줄 펴놓고 오프 날짜 골랐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고전음악에 심취했던 박 원장은 등만 기대면 잠을 자는 전공의 시절에도 귓가에서 음악을 떨어뜨리지 않았다. 음악회 가는 것 말고 '더 가치 있는 일'은 없었다는게 박 회원의 기억. 지금도 다르지 않다. 매년 6~7번이나 유럽의 유명 음악회를 찾아 직접 듣고 온다. 특히 매년 여름 베로나 아레나 야외극장에서 열리는 오페라축제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일정이다. 유럽 음악회 관람을 그는 '순례'라고 표현한다. 7월 취리히 축제를 시작으로 루체른 페스티벌→브레겐츠 페스티벌→뮌헨 오페라축제 →인스부르크 축제→베로           나축제…. 그가 추천하는 순례 스케줄이다.

▶빵집 아니라니까 ??!!

부산과 경기도에서 제법 규모 있는 병원을 두개나 운영하던 '잘나가던' 정신과 전문의가 2003년 어느날 병원을 그만두고 클래식 음반매장을 차렸다는 소식에 주변 사람들은 경악했다. 매장 이름이 '풍월당'(청풍명월에서 따왔다고 한다)이란 말을 듣고 빵집으로 착각한 사람들의 충격은 오죽했을까. 정작 본인은 덤덤하다. "원래 그렇잖아요. 만화 좋아하면 만화가게 차리고 싶고, 비디오 좋아하면 비디오 가게…."

국내 1호 클래식 음반 전문매장이란 수식어를 달고 있는 풍월당은 그냥 음반 매장이 아니다. 국내 클래식 고수들의 집결지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세계적인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 테너 살바토레 리치트라 등 내노라하는 아티스트들이 다녀갔다. 4000명에 달하는 고정회원은 이곳의 인지도를 웅변해준다.

▶홀로 떠나는 아르헨티나

풍월당 사장이라는 타이틀 말고도 강사, 해설가, 작가 등 여러개 직함을 가지고 있다. 현재 예술의 전당과 성남아트센터,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오페라에 특별한 애정을 품고 있는 박 원장은 이 바닥에서는 오래 전부터 잘 알려진 오페라 해설가다. 그가 쓴 수 만 페이지 분량의 해설서 <불멸의 오페라>(1·2권)는 국내 오페라 마니아들의 전공필수 서적. 박 원장이 쓴 클래식 음악 책은 이밖에도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1·2권), 유럽 6개국 18개 음악축제를 직접 감상하고 쓴 <유럽음악축제 순례기> 등이 있다. 현재 출판사와 계약된 책이 다섯 권이나 된다고 한다(그 중 한 권은 여행에 관한 책). "곧 아르헨티나로 떠나요, 혼자서. '탱고'에 관한 책을 쓰려고요."

최근에 서울 강남구에서 정신과병원을 새로 개원한 박 원장. 3년전 본지와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의사로 다시 돌아갈 것'이란 약속은 지킨 셈이지만, 그의 빼곡한 일정표를 보면 언제 또 문닫고 '사고'를 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박종호가 알려주는 클래식 음악 듣기!

"일단 한 곡 찍어요. 아무거나 만만한걸로. 피아노 소리가 좋다면 피아노 소나타나 피아노 협주곡, 바이올린이 좋다면 바이올린 소나타나 협주곡, 이런 식으로요. 그 다음에 한 곡만 진

지하게, 집중해서 5번만 들어보세요. 진료하면서 듣지 마세요. 저는 진료실에 오디오도 안갖다 놨어요. 여하튼 그렇게 듣다 보면 자기 마음에 드는 작곡가가 나와요. 쇼팽이면 쇼팽…. 그럼 쇼팽의 다른 음악을 찾겠죠? 그러다 보면 다른 작곡가, 다른 장르, 다른 스타일, 점점 레퍼토리가 늘어가게 되고 자기만의 스타일이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나만의 음악세계를 만들어가는게 정말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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