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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내홍 전화위복 계기 되길

의료계 내홍 전화위복 계기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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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5.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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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충헌(KBS기자)

의료계가 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5월 신임 장동익 회장이 취임한 이후 넘치는 에너지와 카리스마로 시급한 의료계의 제반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됐던 신임 집행부가 갖가지 암초에 걸려 앞날이 불투명한 상태이다.

먼저 장동익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전용차량이던 기존의 체어맨 리무진을 에쿠스 리무진으로 교체하면서부터 구설수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의료계의 수장이 최고급 전용차량을 타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차를 바꾼 것은 사려 깊지 못한 결정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어려운 의료계의 여건을 생각할 때 회원들의 정서와는 사뭇 다른 결정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어서 터진 것이 소아과 개명 문제다. 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소아과 명칭 변경을 담은 의료법개정안 심의가 돌연 보류되면서 이를 놓고 해당 법안을 발의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법안소위 위원장인 강기정 의원, 그리고 장동익 회장간에 진실게임이 벌어진 것이다. 소아과와 내과 회원들은 장 회장이 여러 번 말 바꾸기를 했다면서 장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이 문제는 비단 의료계 내부에서 뿐만 아니라 국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내에서도 장 회장에 대한 신뢰, 다시 말해 의협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떨어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공의 협의회 회장 후보와 요정에서의 술자리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애초에 장 회장은 이를 부인했다가 최근 사실이라고 말을 바꾸면서 결정타를 맞게 됐다. 최근엔 의료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한 전문지와 진실게임을 벌이면서 급기야 이 신문의 기자들 모두에게 의협 '출입금지' 조치까지 내렸다.

장 회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엔 소문인 것과 진실인 것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현 집행부가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떠넘기기나 변명으로 일관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사소한 문제인 것처럼 보이던 것들이 점점 쌓여가면서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출범한지 몇 개월 지나지도 않아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선 장 회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 물론 고질적인 의료계 내의 병폐인 편가르기가 이번 일로 또다시 불거지고 있는 듯한 인상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일련의 이번 사태는 직선제를 통해 당선된 회장 퇴진을 운운할 정도의 사안은 아니다. 지도력과 도덕성에 타격은 입었지만, 향후 얼마든지 개선의 가능성은 있는 것이다.

먼저 현 지도부는 정당한 비판은 수용하도록 해야 한다. 직선제를 통해 선출된 의료계의 수장인 만큼 외부에서의 올바른 지적은 자신감을 갖고 받아들여야 한다. 측근들에게만 둘려 싸여 폐쇄성에 갇히다보면 모든 것이 '집행부 때리기 또는 끌어내리기'로만 받아들여질 정도로 편집적이 될 수 있다. '편 가르기'와 '떠넘기기'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것은 물론 지도력까지 거의 상실한 현 정권의 모습과 닮아가기 십상인 것이다.

지금까지 불거진 제반 문제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관행이라고만 얘기하지 말고, 사과하면서 제도 개선을 통해 재발방지를 약속하면 된다. 사실을 밝히고 모든 것을 털고 나가면 의협 내부의 오랜 병폐들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의료계는 별다른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국민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의 중심인 의협이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의료계 내부의 내홍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젠 잘못된 것은 고치고, 실수나 사과는 받아들이면서 출범한지 얼마 안된 의협 집행부가 산적한 의료계 현안들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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