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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혈액형 간이식 국내 최초 성공

다른 혈액형 간이식 국내 최초 성공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7.05.0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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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B형 간경변 남자에게 AB형 이식
항체억제제+혈장교환술→이식→간동맥 도관으로 투약

국내 최초로 다른 혈액형을 가진 사람 사이의 간이식 수술이 성공했다.

아주대병원 간이식팀(왕희정·김봉완 교수)은 지난 3월 28일 B형 43세 남자 채모씨에게 AB형인 부인의 우측 간을 이식, 한달이 지날때까지 거부반응이나 합병증 없이 양호한 건강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채모씨는 지난해 B형 간염으로 인해 말기 간경변을 진단받고 장기 공여자를 찾던 중 간성혼수 및 난치성 복수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 간이식을 서두르다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을 시도하게 됐다.

이식팀은 채모씨에게 간이식 2주와 1주전에 각각 항체 형성억제제(리투시맙)를 투여하고, 항A형항체 수치를 낮추기 위해 이식 1주전부터 4회에 걸쳐 혈액을 체외 뽑아내 혈장을 제거하는 대신 AB형의 혈장을 투여하는 '혈장교환술'을 시행했다.

이후 생체 부분 간이식과 같은 방법으로 공여자로부터 우측 간을 떼어내 채 씨에게 이식했고, 항A형항체에 의한 혈전이나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추가적으로 간동맥 가지에 미세도관을 삽관해 특수 약제(프로스타글란딘·프레드니솔론)를 3주동안 지속적으로 투입했다.

 

혈액형 적합 간이식의 성공률은 90~95%에 이르지만,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의 경우 성공률이 50~60%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혈액형이 적합할 경우 다른 가족 간 '교환이식' 등이 일부에서 시도된 적은 있지만, 국내에서 다른 혈액형을 가진 사람 사이의 간이식 수술이 성공한 적은 없다.

왕희정 교수는 "미국·유럽·일본 등의 몇몇 실력있는 병원들이 비슷한 방법으로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을 시행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성공률이 지속적으로 향상돼 85%를 넘어서는 치료성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생체 간이식을 중심으로 하는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이 간이식이 불가피한 환자와 가족들에게 적극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병원에 따르면 2007년 3월말 현재 국내 간이식 대기자는 2583명이며, 지난해 간이식 사례는 752건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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