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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의약품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시론 의약품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7.02.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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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창립 배경과 향후 계획

▲ 박병주(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고 고통을 덜어주고자 인류역사와 함께 꾸준히 발전하여 온 약물은 오늘날 현대의료에서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약물은 치료효과를 나타냄과 동시에 원하지 않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시판전 개발과정에서 얻어진 연구결과로 획기적인 치료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여겨졌던 신약들 가운데 시판 후에 예기치 못하였던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되어 퇴출되는 사례가 드물지 않게 발생할 뿐 아니라, 시판 전에 약물의 안전성을 더욱 엄격히 평가하는 체계를 구축하여도 여전히 그 빈도가 줄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약물안전관리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은 1960년대 초 유럽 전역에서 탈리도마이드로 인한 대규모 약화사고를 경험한 후, 1968년 세계보건기구에서 국제약물부작용모니터링사업을 시작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1989년 북미와 유럽 국가들 중심으로 국제약물역학회가 창립되어 활발한 연구와 정보교류활동을 벌여 왔고, 2006년 9월에는 제1차 아시아지역 국제약물역학회 학술대회를 중국 상해에서 개최함으로써 아시아지역 국가들도 약물안전관리체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동참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국내에서도 의학계에서 10여년 전부터 약물역학연구회와 시판후조사연구회가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고, 약학계에도 병원약사회에 약물역학분과가 구성된 바 있으며, 임상약사회에서도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수행해 왔다. 또한 산업계에도 임상시험연구회 산하에 약물감시분과가 조직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조직들이 소규모이면서 체계적으로 연계되지 못하여 국가적인 차원의 약물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는데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하여 의약품재평가제도, 자발적 부작용신고제도 및 의약품재심사제도 등의 각종 제도를 마련하였고, 식품과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담보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주체 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만의 노력으로는 의약품을 안전하게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는 대단히 힘들다는 사실이 지난 20여년에 걸친 경험을 통하여 확인되고 있다.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의약품을 처방하는 의사와 그러한 의약품을 조제하여 투여하는 약사 및 약물로 치료받는 환자 등 의약품 사용의 주체들과 의약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제약회사와 의약품을 허가하고 사후 관리할 책임을 맡고있는 정부간의 원활한 협조체계가 구축되어야 비로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약물역학은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역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하여 약물의 개발단계부터 시판허가과정 및 시판후 사후관리 단계에 이르기까지 약물의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하여 위해관리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제공하는 학문이다. 약물역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약물의 안전한 사용을 통하여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려면 약물의 개발, 생산 및 사용과 관련되는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협력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의사를  포함한 의료인들과 약사 뿐 아니라, 제약회사 직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담당공무원, 및 약물 치료를 받는 모든 국민이 함께 노력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약물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포괄적이고 효과적인 체계를 구축하려면 약물의 안전성 관리를 몇 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영역은 약물 복용 후 발생한 부작용의 자발적 신고를 활성화하여 약물유해반응의 실마리정보를 조기에 파악하고 그 인과성을 평가하는 분야이다. 약물의 부작용 파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자발적 부작용신고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장애요인을 제거하는 방안에 관한 연구,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자체 전산시스템을 통하여 부작용을 파악하는 체계 구축, 지역약물감시센터를 운영하여 개원의와 개국 약국으로부터 부작용을 신고받는 체계 개발 등을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신약을 시판 승인한 후 일정한 기간동안 안전성을 확인하도록 하는 현행 재심사제도에 따른 시판후 조사의 내실을 기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분야, 세 번째는 약물처방 내용을 평가하여 적정 약물처방을 유도함으로써 약물로 인한 부작용 발생을 예방하는 분야, 네 번째는 약물의 경제성과 장기간에 걸친 임상효과를 종적관찰연구로 확인하는 성과연구분야, 다섯 번째는 대규모 전산자료를 이용하여 부작용의 실마리정보를 검색하는 데이터마이닝 기법을 포함한 연구방법론을 개발하는 분야, 여섯 번째로 이러한 영역에서 도출된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약물안전성 확립에 필요한 효과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분야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영역들을 포괄할 수 있도록 지난 2월 13일 출범한 학회의 명칭을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로 정했다.

약물의 안전한 사용을 통해 국민 보건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의료계의 깊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학회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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