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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자이프렉사 부작용 축소시켜"

"릴리, 자이프렉사 부작용 축소시켜"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6.12.1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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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증가·당뇨위험 축소 지시한 내부자료 공개돼
회사측 "불완전 정보…복용중단 등 악영향 우려"

정신분열증치료제 자이프렉사의 판매사인 릴리측이 이 약물의 위험성을 고의로 축소시켜 왔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자이프렉사가 다른 치료제보다 체중을 더 증가시키고 고혈당을 유발하지만 릴리측이 지금까지 이런 정보를 숨겨왔다고 뉴욕타임즈가 회사측 내부자료를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이 자료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정신병 환자측 변호사가 뉴욕타임즈에 제공하면서 공개된 것으로 1995년부터 2004년가지의 내부문서와 직원간 이메일을 포함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자이프렉사를 1년 이상 복용한 환자의 30%가 10kg 이상 늘어났다는 사실과 일부 환자는 45kg이나 증가했다는 정보를 영업사원들이 의사들에게 축소시켜 제공하도록 릴리측이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같은 이상반응이 자사의 대표품목 매출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 사실도 공개됐는데 1999년 당시 자이프렉사 프로그램의 수석연구원이었던 알란 브레이어 박사(현 릴리 의학부 수장)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체중증가와 혈당이상은 이 중요한 제품의 장기성공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알렸다.

이에 대해 릴리측은 15일 해명서를 통해 "자이프렉사가 당뇨를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며 "환자들에게 공포심을 유발해 약을 중지하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자료는 공개되지 말아야 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많은 전문가들이 자이프렉사가 다른 치료제보다 당뇨를 더 많이 유발한다고 지적해왔으나 릴리측은 이를 계속 부정해왔다.

한편 2000년과 2001년 관련 경고가 더욱 거세지자 릴리측은 의사들에게 설문조사를 시행했고, 70%의 정신과의사가 환자중 최소한 1명이 고혈당이나 당뇨로 발전했다고 답했다.

같은 계열의 약인 리스페달과 세로켈은 20%에 불과했다. 릴리는 이 자료도 공개하지 않았다.

또 2000년 자이프렉사와 당뇨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릴리측이 고용한 당뇨전문가들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릴리 임원간 이메일에 명시돼 있다.

2003년부터 자이프렉사가 체중증가를 유발한다는 사실이 공개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릴리는 방향을 수정하게 되는데 공개된 내부회의 자료에는 "자이프렉사 판매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있으며 의사들이 처방을 기피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때부터 릴리는 자이프렉사가 체중과 관계는 있지만 반드시 당뇨로 가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한편 릴리측은 해명서에서 많은 임상시험을 통해 자이프렉사와 당뇨간의 과학적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과, 허가사항에 이미 체중증가 및 당뇨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 공개된 소송자료는 방대한 내용 중 일부에 불과해 릴리의 행동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비밀문서를 공개하는 것은 불법행위이며, 이런 불완전한 정보는 환자들로 하여금 의사와의 상의없이 복용을 중단하게 할 수도 있어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국내 종합병원의 정신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자이프렉사에 그러한 이상반응이 심하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지만, 느낌만으로 얘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자이프렉사의 명확한 이상반응 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약제간 비교임상 시험이 필요하단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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