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안과학회 추계학회 3~5일 검진 가이드 제시
11월 11일 눈의 날 맞아 대국민 눈 건강 캠페인 전개
초등학생들의 근시 유병률이 지난 30여 년간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안과학회는 3∼5일 경기도 KINTEX에서 제96회 추계학술대회를 연 자리에서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상반기까지 학회에 보고된 임상연구논문을 분석한 결과, 1970년대에 8~15%인 근시 유병률이 2000년대 상반기에 46.2%로 조사돼, 지난 30여 년간 어린이의 근시 유병률이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안과학회는 1970년대는 8~15%, 1980년대 23%, 1990년대 38%, 2000년대 46.2%였으며, 매 연대별 1.5배 이상 어린이 근시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과학회는 어린이의 근시 유병률이 높아지는 원인 중 하나로 취학 연령 이전부터 학습량이 증가하고 컴퓨터 사용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과도한 눈 조절 근육이 사용되기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부모가 시력에 대한 관심과 이에 따른 진단·교정의 증가도 유병률 상승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안과학회는 가장 신중해야 할 항목으로 부모가 어떤 검진과 교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어린이의 시력 상태를 좌우할 수 있다며 가성근시 여부까지 명확히 파악해야만 바른 시력 교정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성근시는학습시간 증가·컴퓨터 게임·비디오 시청 등과 같은 근거리 시각 작업량이 늘면서 피로해진 눈의 조절 근육이 수축돼 오는 가짜 근시 증상. 가성근시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시력 교정을 하게 되면 과교정으로 인한 부작용과 근시의 급속한 진행을 부르게 된다.
안과학회는 2~14세의 어린이 230명에 대한 조절마비제 점안 후 굴절검사 측정치와 자동굴절검사 측정치를 비교해 오차율을 조사한 결과, 2~5세는 49.6%로 절반 가량이, 6~9세는 37.9%, 10~14세는 18.2%였다며 조절마비제 점안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시열 안과학회 이사장은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자동굴절검사로는 가성근시 등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가성근시 어린이에게 당시 근시 상태의 시력을 적용해 근시 교정 렌즈를 착용시키면, 그 상태로 시력이 굳게 돼 정상시력으로 회복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어린이들이 첫 시력검진을 할 때 반드시 눈의 조절 근육을 풀어준 상태에서 정확히 눈 검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혜란 성균관의대 소아안과 교수는 "어린이는 자신의 증상에 대해 표현이 서툰 만큼, 증상 호소가 없더라도 일찍부터 안과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어린이 눈 건강을 위한 필수 요건" 이라며 "만 5세 전후로 시신경 세포가 성인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므로, 늦어도 만 3세부터 안과검진을 시작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안과학회는 11월 11일 36회 눈의 날을 맞아 어린이 근시의 실태와 조기 시력 검사의 중요성 및 검진법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눈 사랑 주간을 전후로 전국적인 눈사랑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안과학회는 눈 사랑 주간행사와 함께 16∼19일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리는 서울시민 건강주간 행사에 참여, 눈건강의 중요성을 알릴 계획이다.
이날 추계학술대회에서는 각막기증 활성화를 위한 부스를 설치하고 안과의사들이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4일 열린 정기총회에서는 엄부섭(부산의대) 신임 회장을 선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