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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은 모유를 먹을 권리가 있다

아기들은 모유를 먹을 권리가 있다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6.08.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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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회원(서울 동작 하정훈소아과의원)

<정유미 회원>

이름

정유미(42)

소속

서울 동작 하정훈소아과의원

경력

1985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1995

가톨릭의대 졸업

 

2003

서울대병원 소아과 전공의 과정 수료

 

2003~

하정훈소아과 모유수유클리닉 운영

 

 

국제수유상담가시험원(IBLCE) 한국 책임자

 

 

소비자시민모임 모유권장위원회 총무

 

2005~

대한모유수유의사회장

 

"모유수유 상담 의사를 양성하는 의사 선생님"
이은애 회원(청주 이은애소아과의원)
모유수유가 좋다는 건 다 아시죠? 그런데 한국 엄마들은 모유수유를 많이 하지 않는 편이고, 또 주위에서 모유수유를 격려할 수 있는 자원도 부족한 편입니다.
하지만 소아과 의사나 산부인과 의사가 좀더 적극적으로 모유수유를 돕는다면 엄마들이 더 모유수유를 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정유미 선생님은 지금까지 간호사들에게 맡겨왔던 모유수유 전문가의 역할을 의사들이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계십니다.
이를테면 국제모유수유전문가 시험을 위해 매주 의사들을 모아 놓고 강의하거나, 필요한 영문 자료들을 한국어로 번역해주는 일 같은 겁니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성화함으로써 한국에 있는 모유수유전문가 네트워크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계시죠.
원래는 영문학을 전공했다가 의사로 진로를 바꾸셨다는 점도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늦은 나이에 아이 둘을 키워내면서 그 힘들다는 의대과정이며,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다고 하니, 같은 여자로서 그 의지와 불굴의 노력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답니다.
2005년 세계모유수유의학회(Academy of Breastfeeding Medicine)에서 미국·일본 대표들과 함께한 정유미 선생(사진 앞줄 맨 오른쪽).

혼자서 고군분투 하는 것 보다는 보다 많은 의사들이 모유수유의학을 안다면 그 파급효과가 몇 배로 늘 것이란 생각에, 우선 소아과와 산부인과 의사들을 모아서 매주 강의를 시작했다. 그의 말로는, 특히 소아과와 산부의사 의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단다. 소아과 의사는 엄마와 아이들을 동시에 만날 수 있으므로 모유수유 교육에 효과적이고, 산부인과 의사는 반복적인 산전진찰 과정에서 모유수유에 대한 의지를 북돋우고 동기부여를 할 수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치과 의사나 성형외과 의사도 수유(가능) 여성을 진료하고 수술하는 과정에서 모유수유를 충분히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6개월동안 함께 준비해서 46명의 의사들이 국제모유수유상담 자격증을 땄어요. 올해는 25명의 의사가 시험을 봤고요. 국내에서 모유수유의학을 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모든 자료나 학술대회가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영문학을 전공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됐지요."

정 선생은 원래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촉망받는 재원이었다. 그러나 스스로 학문에 대한 자신이 없어 늦은 나이에 의대에 재도전했고 지금은 의사들을 가르치는 위치에 섰으니, '인생지사 새옹지마'란 말이 딱 들어맞는다. 아울러 지난해 대한모유수유의사회를 조직해 전문상담 및 교육·회원간 친목도모 등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을 이끌어 가는가 하면, 국제수유상담가시험원 한국책임자를 맡았다.

그가 하는 일은 또 있다. 보건복지부 모자보건심의회 위원과 소비자시민모임 모유권장위원회 총무인데, 주로 모유수유 확대를 위한 정책에 대한 자문 역할이다. 지난 8월 첫째주에는 세계 모유수유 주간을 맞아 모유수유하는 직장여성을 위해 직장 내 수유시설이나 탁아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분유광고를 금지토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자는 캠페인에 참여했다.

"제가 하는 일은 세 가지에요. 개인적으로는 진료실에서 엄마들을 상대로 모유수유에 대해 열심히 상담·교육하고, 다른 의사들이 이러한 역할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적극 돕는 것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사회적으로 모유수유를 격려할 수 있는 자원을 만드는 데 전문가로서의 몫을 하는 것이죠."

 

한 남자가 허겁지겁 밥을 먹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남자가 깔고 앉은 것은 변기요, 밥을 먹고 있는 곳은 화장실이다. 그리고 사진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You wouldn't eat here. So why should a baby?" 정 선생의 진료실에 걸려 있는 인상적인 포스터다.

우리는 그동안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을 부르짖으면서 말못하는 아기들의 권리에 대해선 지나치게 무관심해왔던 것은 아닐까. 엄마 개인의 책임감과 의지만을 강요하면서 말이다. 앞으로 변해야 할 것이 많다. 그리고 정 선생의 활동은 곳곳에서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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