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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감정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타인의 감정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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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2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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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회원(서울 시립은평병원 정신과 병원의사)

<이유진 회원>

이름

이유진(33)

소속

서울 시립은평병원 정신과 병원의사

경력

1998

이화의대 졸업

 

2003

이화여자대학교 부속병원 정신과 전공의 수료

 

2003~2004

서울대병원 수면검사실 전임의

 

2004.3~

시립은평병원 정신과 근무

 

"환자 잘 보는 능력에 끼와 위트까지 겸비한 친구"
이지수 회원(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임상교수)
이유진 선생은 의과대학 동기로 제 친구이기도 하지만, 누구 못지않게 똑똑하고 환자들에게 참 잘하는 의사에요. 같은 학교를 나왔지만 저는 건강검진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반면 이 친구는 시립병원에서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성격이 밝고 활발한 편이라 학교 다닐 때부터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어요. 말솜씨는 또 어찌나 뛰어난지, 축제 사회면 사회, 장기 자랑이면 장기 자랑 못하는 게 없는 친구였죠. 빡빡한 학과 일정에 찌들어있던 의대생들 사이에선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였다고 할까요? 하하.
인간관계가 유달리 좋고 말재간이 좋아 정신과 진료를 잘 할 줄은 알았지만, 어찌나 환자들을 똑부러지게 보는지 ‘칭찬해주고 싶은 의사’ 하니까 이유진 선생이 딱 떠오르네요.

 “아, 이유진! 우리 얼마만이지? 그래, 요즘 어떻게 지내니?”

“지수야, 반갑다. 나야 늘 환자보느라 바쁘지 뭐. 환자를 보면서 나도 배우고 성장해가고 있는 중이야.”

리 의과대학 다닐 때 넌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었잖아.”

“그랬었나? 그땐 뭐가 뭔지도 모르고 막연히 하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지. 막상 해보니 정신과 의사란 직업이 사람 마음에 관심을 두는 것이더구나. 정신장애가 있는 환자를 치료하는 건 내과 의사가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치료하는 것과 비슷해. 생물학적인 원인을 찾아서 치료하는 것이지. 물론 다른 과목 의사들처럼 환자가 치료됐을 때 느끼는 치료와 보람도 크고…….

모든 사람에겐 갈등이나 문제가 있기 마련이잖아? 의사도 마찬가지이고. 내가 볼 땐 자기 자신의 갈등과 내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아. 자신에 대한 문제를 들여다보다가 자연스레 다른 사람들의 문제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고 말이지. 나도 아마 그래서 정신과 의사가 된 게 아닐까?”

, 요즘은 정신과도 세부 분야가 많잖아. 넌 어떤 분야를 하고 있니?”

“내가 하고 있는 전공은 수면의학 분야야. 이곳 시립은평병원으로 옮기게 된 것도 수면의학검사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지. 수면의학은 불면증이나 기면병, 수면무호흡증처럼 수면에 대해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공부하는 학문이야.

이곳으로 옮긴 뒤 배운 게 참 많아. 특히 나처럼 대학병원에서 줄곧 수련했던 의사는 이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지. 우리나라 정신과 질환자들의 현실이라고 할까. 처음에는 경제적 여유가 있으니까 대학병원에서 치료하다가 치료가 잘 안되고 기능이 떨어지면 점점 시립병원으로 옮기게 되지. 그래서 이곳엔 행려환자나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그런 사람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게 내 몫이야.”

상 경험이 늘어날수록 환자에 대한 생각이나 의사로서의 책임감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아. 넌 어떠니?”

“맞아. 사람들이 흔히 정신과 의사하면 직감이나 영감에 의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달라. 정신과 의사의 가장 큰 덕목은 성실함과 책임감이야. 성실함이란 환자의 상태를 면밀하게 살피며 한 인간으로서 환자의 감정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을 말해. 책임감은 어떻게 하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즐거움을 맛볼 수 있도록 해줄까 고민하고, 또 그렇게 되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이지.

난 요즘 이 두 가지를 항상 생각하면서 환자를 대하고 있어. 앞으로도 그래야겠지. 부끄러운 얘기지만 레지던트 1년차 때 나를 조롱하고 지적하는 환자에게 참다못해 화를 냈던 기억이 나. 치료자 입장에선 큰 실수였는데, 위기의 순간이 올 때마다 그 사건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일관적인 치료를 하겠다고 다짐하곤 해.”

뭐니뭐니 해도 ‘이유진’하면 너의 유창한 말솜씨와 유머감각이 떠오른다. 너 기억나니? 학교 축제 때 전교생을 대표해서 네가 사회를 봤었잖아. 초대가수 이소라 씨한테 칭찬도 받았잖아.”

“쑥쓰럽게 무슨. 지금은 이소라 씨가 유명하지만 그때만 해도 갓 앨범을 낸 신인가수였지. 그날 유난히 청중 분위기가 좋았어. 내 목소리가 좀 허스키하니까 친구들이 나보고 이소라 씨와 노래를 부르라고 했었잖니. 덕분에 이소라 씨랑 듀엣곡을 부르는 영광을 누렸고 박수도 참 많이 받았더랬지. 그럼 우리 말 나온 김에 노래방이라도 갈까?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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