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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은 덤이 아니라 기본입니다"

"친절은 덤이 아니라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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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0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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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형석 회원(용인·서울삼성내과의원장)

<함형석 회원>

이름

함형석(35)

소속

용인 서울삼성내과의원장

경력

1997

동국의대 졸업

 

2001

중앙대학교 의학 석사 취득

 

2002

삼성서울병원 내과 레지던트 수료

 

2002~2003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전임의

 

2006

서울삼성내과 개원

"내 환자 믿고 맡길 수 있는 후배 의사"
유경훈 회원(제주 함춘내과의원장)
함형석 선생은 제주도 내과 전문의 모임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예전에 2년동안 제주도에서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수도권에 개원했지만 제주도에서부터 워낙 친절하기로 유명했답니다. 환자들한테 다정다감하게 조목조목 설명을 잘 했거든요.
실력은 또 어떻구요. 저보다 나이도 어리고 후배지만 내 환자에게 다른 문제가 생겼을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훌륭한 의사입니다.
맺고 끊는 게 확실하고 무슨 일이든 맡으면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어 신뢰가 가기도 하고요. 환자들이 한 번 다녀오면 칭찬이 끊이질 않는답니다.
이제는 학회에서나 가끔 보는 옛날의 동료가 됐지만, 새로운 곳에서 하는 일도 잘 해나가리라 믿습니다.

<함형석 회원을 만났습니다>

"어서오세요, 할머님. 오늘은 어디가 불편하신가요?"

한 노인 환자가 진료실 문을 들어서기 무섭게 함형석 원장이 하던 일을 멈추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어디서 많이 보던 풍경이다 했다. 3년전쯤 은행 창구 직원이 들어오는 손님마다 일어서서 정중히 인사하며 맞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하루에 얼마나 많은 손님이 찾아올 진대 전혀 싫은 내색이나 억지 행동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볼일을 마치고 일어나는 손님에게 더 도와드릴 일이 없냐고 물으니 어찌 감동을 받지 않으랴.

함 원장의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가 하루 150명쯤 이면 두 명의 의사가 환자를 동일하게 나누어 본다고 가정할 때, 함 원장은 평균 하루에 80여명의 환자를 본다. 말하자면 하루에 평균 80번을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셈이다.

 "처음엔 어색했죠. 하지만 표정만 봐도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 수 있다는 말도 있잖아요? 마지못해 인사하는 것과 정말 따뜻하게 맞이하는 것과는 같은 행동을 해도 드러나게 마련이죠. 억지로 하는 인사는 안 하니만 못해요. 병원을 편안하게 찾을 수 있도록 환자를 가족처럼 대하려고 노력합니다."

병원에는 고령의, 적어도 함 원장보다는 나이가 많은, 환자가 주로 찾아오는데, 젊디 젊은 의사가 떡하니 앉은채로 올려다보면 환자들이 진료실 문을 들어오면서부터 권위의식이나 위압감을 느끼게 되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이른바 눈높이 진료의 시작이다. 딴 게 없다.뭐든지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라포(rapport)를 쌓으면 된다. 의원급 병원이지만 무려 네 명의 간호사를 두고 있는데, 네 명 모두 간호조무사가 아닌 정식 '간호사'인 것도 눈높이 진료의 일환이다. 게다가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서비스교육아카데미에 보내 교육을 받도록 한다.

"처음엔 주위에서 다들 미쳤다고 했죠. 그 인건비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느냐고요. 당장은 지출이 늘어나고 수입이 줄겠지만, 절대 병원에 이익이 되면 됐지 손해를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환자나 보호자들이 의사 만나는 시간보다 간호사 만나는 시간이 훨씬 많으니까 간호사의 역할이 병원에서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죠."

예컨대 환자나 보호자가 대기실에서 또는 진료를 마치고 뭔가 더 물어보고 싶거나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치자. 그러면 십중팔구는 접근성이 높은 간호사에게 물어볼 것이고, 그 간호사가 '잘 모르겠으니 의사에게 물어보라'고 할 땐 그만큼 병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단다. 또 네 명 모두 경력 간호사 출신으로 환자들에게 질높은 간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지난 1월 개원을 했으니 달수로 꼬박 6개월이 채 안됐지만, 함 원장의 병원은 벌써 인근에 '친절한 병원'이란 소문이 즐비하다. 덕분에 내원 환자수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제 막 출발선을 넘은 풋내기라며 손사래치는 함 원장을 조르고 졸라 이것저것 캐물었다. 그랬더니 얼핏봐선 대단하다 싶던 것들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원을 결심한 뒤 6개월에서 1년을 준비했다고 하는데, 홍보 외에는 컨설팅업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일구어낸 결과다.

"처음에는 인터넷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관공서나 부동산 사이트를 열심히 들어가보면 지역의 세대수나 병의원수, 연령층, 경제력 등의 알짜배기 정보를 모을 수 있습니다. 지역특성이나 환자들의 요구를 얼마나 파악했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리죠."  

좋은 개원입지를 찾기 위해 발품을 파는 것은 물론이요, 지역 내 병원 위치 및 원장의 약력이나 진료 스타일까지 두루 꿰고 있다는 함 원장은 "조금만 부지런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개원 전 일주일동안 인근 아파트 모임을 통한 '입소문 전략'과 지하철역·버스정거장 등에 집중적으로 홍보활동을 벌인 덕분에 개원 첫날 80명의 환자가 찾아왔다는 '비방'도 함께.

독일 유학을 위해 입학원서까지 제출하고 교수의 길을 꿈꿨지만, 갑작스럽게 통보받은 갑상선종양 진단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함 원장. 수술 끝에 제주도에서 머문 2년여 세월은 결코 그에게 약이 됐으면 됐지 독은 아니었으리라 믿고 싶다.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며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온 삶이 자랑스럽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제주를 잊지 못해 은퇴하면 제주도에 살고 싶다는 그의 꿈도 그렇지만, 나이가 들면 아프리카에 병원을 세우는 감격의 순간을 맞이하고 싶다는 꿈은 꼭 이뤄졌으면 하고 마음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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