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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 의사와 4천만 국민을 살리는 길은?

8만 의사와 4천만 국민을 살리는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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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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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수 회원(서울의대 심장내과 교수)

<김효수 회원>

이름

김효수(47)

소속

서울의대 심장내과 교수

경력

1984

서울의대 졸업

 

1985~1988

서울대병원 심장내과 레지던트 수료

 

1992~1994

일본 도쿄대학 의학부 분자심장학 연수

 

1994

서울대학교 의과학 박사 학위 취득

 

1996~

서울의대 심장내과 조교수, 부교수, 교수

 

2000~2002

미국 세인트 엘리자베스 메디컬 센터 심혈관 연구 분야 연수

 

2006~

서울대 심혈관줄기세포연구소장

 

"한국에서 연구를 제일 잘하는 임상의사"
고규영 회원(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교수)
김효수 교수님은 제가 볼 때 한국에서 가장 연구를 잘하는 임상의사랍니다. 심근경색을 수술하지 않고 줄기세포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내기도 하셨고, 줄기세포와 유전자 치료를 접목시킨 새로운 치료법을 발견하기도 하셨죠.
임상에서 환자 진료활동을 활발히 하면서도 오랫동안 기초 연구에 투신해오신, 그야말로 요즘처럼 중개연구가 주목을 받는 시대엔 교과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
김 교수님을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펠로우들이 좋아하지 않는 교수'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김 교수님은 자신의 밑에서 수련하는 펠로우들에게 연구활동을 열심히 하라고 강조하시기 때문입니다. 펠로우들 입장에선 환자 진료하기도 바쁜데, 연구까지 하라고 하니 죽을 맛이겠지요.
하지만 김 교수님은 서울대에 모이는 우수한 인력들이야말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열심히 해야 할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리고 그 신념을 몸소 실천하고 계시고요.

심근경색증, 아니면 협심증인가? 아무튼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심혈관조영술을 받기 위해 시술실 안에 누워있다. 서울대병원 1층 외래에는 심장내과 진료를 받기 위한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A제약사 영업사원인 듯 보이는 두 명이 외래 주위를 서성이며 회의 일정을 마지막으로 점검해본다. 앞 면에 흰 글씨로 ‘내과 의국’이라고 크게 씌여진 검정색 결재서류 파일을 뭉치째 들고있는 사람은 왠지 초조해 보인다. 그리고 한 명, 바로 기자가 좁은 외래의 틈바구니에서 김효수 교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 모든 일은 한 날 한 시에 벌어졌다.

오전 외래 진료가 끝나고 (끝나기로 했던) 오후 1시에 만나기로 한 김 교수와는 오후 4시 30분이 되어서야 비로소 얼굴을 맞대고 앉을 수 있었다. 기다리는 세 시간 남짓동안 요즘 한창 재밌게 보고 있는 소설책을 반쯤 읽었고, 오렌지 주스와 포도 주스를 각각 한 잔씩 마셨다. 이제 그만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순간 김 교수가 들어섰다.

“제주도에서 올라온 환자에요. 원래는 (심혈관조영술을) 30분안에 끝낼 작정이었는데, 조금이라도 더 꼼꼼하게 치료하려고 하다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네요.”

캬~. 아니,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쓰여진 ‘고귀한’ 시간을 겨우 소설책 반 권이나 주스 두 잔과 동일화하는 게 어디 가당키나 한가. 이제 겨우 숨을 돌렸다는 듯이 담배 하나를 꺼내 무는 김 교수에게 처음 한 말은 바로 이것이다.

“점심 식사는 하셨나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김 교수가 습관적으로 점심을 먹지 않은 건 8년전부터다. 진료하는 임상의사에, 연구하는 의과학자에, 서울대병원 내과 의무장·심혈관병동장·심혈관중환자실장·임상시험센터 연구실장에, 다국적 제약사의 학술 자문의사까지 일인다역을 수행해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밥 먹을 시간이 없어졌다는데, 이제는 허기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적응이 됐단다. 모두 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느것 하나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고.

“의사로서 진료활동이 좋은 건 당연하죠. 연구도 마찬가지에요. 일찍부터 연구실을 운영해왔던 탓에 인력이나 시설 등 인프라를 탄탄히 갖추고 있습니다. 좋은 결과들이 빨리빨리 나오다 보니 보람도 더욱 커지고요.”

김 교수는 2004년 줄기세포를 이용한 심근경색치료법을 최초로 선보인데 이어, 2005년에는 줄기세포에 유전자를 주입한 치료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한 뒤 재협착이 일어나는 원인을 규명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김 교수는 원래 유전자 치료를 전공했다. 그런 그가 줄기세포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건 2002년 미국 연수를 갔던 때였다.

“미국에서 공부하던 연구실 옆에 아사하라 교수가 있었어요. 아사하라 교수는 심혈관 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발견한 분이죠. 공동으로 세미나와 연구를 하면서 줄기세포의 발전가능성에 눈을 떴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선 그동안 해왔던 혈관생물학 노하우를 바탕으로 줄기세포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15여년 동안 연구실을 운영해 오던 중 연구 성과가 2% 부족하다며 스스로 유학길을 택한 김 교수. 그는 제자들의 부족한 2%를 채우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자신의 연구 아이디어와 노하우들을 공유하면서 말이다. 덕분에 김 교수는 펠로우들이 마다하는 교수로 꼽힌다.

“젊은 의사들이 보다 연구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줬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서울대학교 정도면 국내에서 이보다 연구하기 좋은 곳이 없을 정도로 시설이나 지원, 연구원 등 인력 자원이 매우 풍부한 편입니다. 물론 연구는 임상과 달라서 성공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젊은 시절에 열심히만 한다면 충분한 보람과 보상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최근에 기초 연구를 임상에 접목시키기 위한 시도가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좋은 현상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는 남아 있다고.  

“좋은 연구를 위해선 좋은 과학자도 있어야 하지만, 좋은 연구 토양이 필수적입니다. 의료계가 잘돼야 의학 연구도 잘 되는 것이고, 결국 국민 건강도 좋아집니다. 현재 국내 보건의료정책은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며, 잘못된 수가를 인해 왜곡된 의료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바른 의료정책이 몇 만명의 의사를 살리고, 나아가 사천만 국민을 살린다는 걸 모두 명심해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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