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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이는 것에 투자하라

안보이는 것에 투자하라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6.06.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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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개성 엘리오앤 컴퍼니 대표이사

▶ 지식정보화 사회의 무기

개별 기관(器官)이나 장기(臟器)들이 제각기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인간에게 있어 눈은 보는 것 이상의 힘이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란 말도 있다. 우리는 직접 보고서야 느낀다. 그리고 나서야 믿는다. 역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믿기란 참으로 어렵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평가하기도 곤란하다. 이는 제품과 달리 서비스상품이 안고 있는 한계이자 매력이다.

한때 하드웨어는 비싸게 사더라도 구동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공짜로 받는 것을 당연시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정보화 비용에서 하드웨어의 비중은 떨어지고, 전문지식이 집적된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월등히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반영하여 현대사회를 지식정보화 사회라고 부른다. 즉 지식과 정보가 경쟁의 가장 중요한 무기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서비스는 대표적인 서비스상품으로서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개개인이 막대한 시간과 집중된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지식집약형 서비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서비스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는 분위기는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의료소비자뿐 아니라 나아가 의료지식과 기술의 대가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정부를 비판하는 의료계 내에서조차 나타나고 있다. 선후배 개원의의 가족이나 친지를 치료하고 돈을 받으면 '돈을 밝히는' 친구로 취급받기도 한다. 그리고 새로운 의료기술을 배우는 데는 동료나 선배에게 술 한 잔 사는 정도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알고 있는 것, 조금 가르쳐 준다고 돈이 들어가느냐"는 식의 공짜의식이 존재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현실이다.

 

▶ 좋은 자금력·시설은 핵심역량 못돼

인테리어나 의료장비와 같이 보이는 것에는 쉽게 투자한다. 하지만 이는 주위의 경쟁자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보이는 것에 기초하여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고, 이는 마침내 경영의 부담으로 다가온다. 규모는 커지지만 수익성은 그에 현저히 미치지 못한다.

기업에서도 자금력이 좋다거나, 시설이 좋다는 것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핵심역량이 되지 못한다. 탁월한 기업의 핵심역량도 대부분 고객마인드, 정보화 역량, 연구개발 역량, 협력하는 문화, 탁월한 리더십, 합리적인 평가와 보상체계 등 보이지 않는 것들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 결과로 좋은 제품과 서비스가 나오고 장기적으로 탁월한 성과가 지속된다.

경쟁에서 이기려는 병원은 지속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에 투자해야 한다. 연구개발투자를 하지 않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없듯이 당장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미래를 위해 투자하지 않는 병원도 마찬가지다. 병원 수입과 시간의 10%는 직원교육, 정보화, 경영체계 구축, 조직문화, 연구개발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원장도 자신의 보이지 않는 부분에 투자해야 한다. 건강 그리고 미래에 요구되는 의학지식과 기술을 위해 최소 10%의 시간과 수입을 투자해야 한다. 병원이나 원장의 미래를 위해서 수입의 몇 %를 투자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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