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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대병원 교육병원 맞나요?

서남대병원 교육병원 맞나요?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6.05.0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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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의대 부속병원, 마취수술건·입원환자 턱없이 부족
720병상에 한해 마취수술환자 131건 불과

▲ 서남의대 부속병원 2곳은 720병상에 1년 마취수술건수가 131건에 불과, 교육병원으로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계없음.

적절한 교육여건을 갖추지 못해 올초 의대인정 평가에서 '완전인정' 등급 획득에 실패한 서남의대가 부속병원의 부실한 임상교육 여건으로 또 한번 문제를 드러냈다.

의대생들에게 다양한 임상 사례를 제공해야 할 부속병원의 마취수술건수가 전무하거나 입원 환자수가 턱없이 부족해 정상적인 병원 운영은 물론, 다양한 임상사례를 제공해야 할 교육병원으로서 최소한의 기능에도 턱 없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kmatimes가 단독입수한 '2003~2005년 의대 부속병원 마취수술건수 및 입원환자 현황(심사결정된 건강보험자료 기준)'에 따르면 부속병원인 서남대병원의 경우 2003~2005년간, 또 다른 부속병원인 남광병원은 2003~2004년간 마취수술건수가 한건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학생들의 다양한 임상사례 경험은 물론 기본적인 임상교육도 이뤄지기 힘든 여건인 것을 의미한다.

2005년 들어서야 남광병원은 131건의 마취수술건수를 기록했지만 이비인후과 수술이 총 수술건수의 대부분(100건)을 차지하는 등 비정상적인 수술 패턴을 보였다.

이비인후과 수술을 제외하면 한해동안 성형외과 1건, 산부인과 5건, 외과 15건, 정형외과 8건, 내과 2건의 마취수술만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720여 병상(서남대병원: 122병상 남광병원:592병상 2005년 기준) 규모를 가진 의대 부속병원의 진료내용으로 믿기 어려운 수치다.

마취수술건수 뿐 아니라 입원환자 및 외래환자 수도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광병원은 2003년, 2004년, 2005년 실입원환자수가 760명, 860명, 661명에 그쳐, 기록상 한해동안 병상당 2명이 채 안됐다.

외래환자(실인원수 기준)도 한해 4500~600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남대는 부속병원으로 서남대병원(광주 동구 불로동)과 남광병원(광주광역시 서구 마륵동)을 운영하고 있지만 임상사례 부족 등으로 2005년까지 광주지역에서 개원하고 있는 개인병원들에 의대생들을 위탁교육하는 등 파행적인 의대생 실습교육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파행적인 부속병원 운영과 임상교육에도 불구하고 의대 부속병원의 정상적인 운영을 강제시킬 방안이 없어 의학교육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보건복지부는 의대가 설립될 당시 의대 부속병원의 규모와 운영 타당성을 검증하지만 설립 이후부터는 대학이 부속병원을 파행적으로 운영해도 이를 통제할 행정력이나 법적 근거가 없다.

현재 의대 부속병원 관련 규정은 대학이 의대를 설립하려할 경우 부속병원을 둬야 한다는 규정만 있지 부속병원의 적정규모와 운영 가이드라인 등은 법제화 돼있지 않다.

의대 부속병원의 허가 및 운영이 시도자치단체에 맡겨져 있는 것도 문제다.

의대생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수련시설인 만큼 교육부와 복지부가 허가 단계에서만 관여할 것이 아니라 의료환경과 교육여건의 적정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두 기관은 손을 놓고 있다.

그나마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의대 인정평가사업을 통해 2000년부터 자율적으로 의대 교육 여건을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의대 교육에 평가가 치우쳐 있어 부속병원까지 평가할 여력이 없고 평가를 하려해도 자료제출과 평가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어 뾰족한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의학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교육의지와 여건이 의심되는 몇몇 의대와 부속병원들이 있지만 의료계의 자율적인 노력으로 이를 개선하기란 한계가 있다"며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의학교육의 적정성 문제가 사회적인 관심속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속병원의 부실과 그로 인한 의학교육의 난맥상은 피교육생인 의대생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환자인 국민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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