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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스토' 기적의 약인가?

'크레스토' 기적의 약인가?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6.03.2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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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연구 관련 과장보도로 오해 살 수 있어" 지적 제기
'가능성 제시' 수준…실제 적용까진 넘어야 할 산 많아
아스트라제네카측, '최초입증' 등 주변요소에 집착

크레스토가 죽상동맥경화증의 진행을 거꾸로 돌렸다는 임상연구 결과를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약의 판매사인 아스트라제네카는 28일 '세번째' 보도자료를 통해 "크레스토가 스타틴 제제 가운데 최초로 죽종감소 효과를 입증했다"란 것을 누차 강조했다.

경쟁품인 화이자의 '리피토' 관련 'REVERSAL' 연구가 최초이냐 아니냐를 두고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에 대한 반응이다.

하지만 크레스토의 이번 연구의 의미는 '최초 논쟁'이 아니라 이 연구가 스타틴 요법의 어떤 가능성을 열어준 것인가 혹은 이를 어느 수준으로 해석해야 하는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젊음을 찾아주는 기적의 약(?)"

이번 연구결과가 미심장학회(ACC)와 회사측을 통해 대대적으로 발표되면서 많은 외신들은 '크레스토가 심장병을 고친다', '기적의 약이 동맥을 청소한다'는 식의 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으며 국내에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진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언론에선 이런 보도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뒤늦게 나오고 있다.

한 언론은 일선 의원으로 크레스토에 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며 "이번 연구는 작은 관찰 연구로 당장 활용 가능한 것이 아닌 미래의 임상적 의미를 암시하는 것 뿐"이라는 전문인의 의견을 소개했다.

또 과장된 보도가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며 "불과 2년전반 해도 안전성 문제로 의문이 제기됐던 약"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임상은 크레스토의 승인 최고 용량인 40mg을 사용, 일반적으로 해석될 수 없는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루빈 민하스라는 미국 개원의는 "매우 심각한 질환이 예상되는 극소수의 환자를 제외하고 40mg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우려되는 일"이라며 "이런 종류의 보도로 인해 환자들이 떼지어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일반적으로 권고되는 크레스토의 용량은 5∼10mg이다.

"방송, 주요 일간지에 언급만 되달라"

이런 현상은 제약사들이 대중매체를 이용, 자사의 전문의약품을 알리려는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는 데 기인하는 것으로, 비단 미국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의료소비자로서 환자들이 전문의약품 홍보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발기부전치료제나 아스피린과 같은 처방용 일반의약품에 머무르던 '소비자 대상 마케팅'이 이제는 전문의약품 분야까지 크게 확대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다국적제약사의 홍보를 담당하는 한 홍보전문가는 "제약사들이 방송·일간지에 바라는 것은 기사가 짧더라도 제품명이나 회사명이 언급되길 바라는 것"이라며 "정확한 정보 제공보다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의도가 강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홍보담당자는 "일반적인 질환을 다루는 약일수록 대중 인지도의 중요성은 크다"고 덧붙였다.

이는 제약사들이 강조하고 있는 '정확한 정보 제공'의 의미보단 제품 인지도를 높이려는 목적이 강하다는 뜻이며 환자의 의약품 선택권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의 한 내과개원의는 "국내 환자들은 아직 적극적이진 않지만 방송 등 '해외화제'에서 짧게 소개된 소식을 접한 후 처방 여부를 묻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해 이런 마케팅 활동이 어느정도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또다른 내과개원의는 "논란의 여지가 있거나 임상적 적용이 아직 이른 정보가 단편적으로 소개되는 것은 문제"라며 "이런 보도는 전문의의 의견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크레스토의 경우도 주요 일간지 기자들을 초청, ASTEROID 내용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이후 기사를 다룬 매체는 한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보도 역시 회사측이 제공한 정보만이 세문장으로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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